A Time for 클래식
김흥식 지음 / 그림씨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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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에 대한 조예가 깊지는 않다. 음악도 그렇고. 내 안에서는 또 하나의 컨텐츠라고 생각하고 있다.

엄마가 성악을 하시던 사람이라 합창곡은 조금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아, 물론 너무 어릴 때라 기억이 잘 나진 않는다.

몇해 전에 지인 찬스로 <플라시도 도밍고> 내한 공연을 엄마와 보러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 표를 받으면서도 그게 누군데...? 했던 나와 달리 역시 성악 했던 우리 엄마 "딸! 세계 3대 테너잖아! 갈래!" 하셔가지고....나는 거의 아무것도 모르고 와 할아버지 노래를 굉장히 잘하시네. 생각했는데 우리 엄마 옆에서 눈물 흘리면서 감사하시더라. 너무 멋있다고. 음악인들에게 울리는 그런 감성이 있나보다 생각했다.

나에게 클래식이란 <노다메 칸타빌레> 정도고...얼마 전에 재미있게 본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정도였다. 악보는 볼 줄 몰라도 사람들이 가지고 있어야하는 기본적인 소양같은 음악가들이 있지 않나.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같은..'클래식 길라잡이'라는 말에 가끔 미술서 같은 것도 그런 식으로 읽기 때문에 <방구석 미술관> 같은, 그런 인문서적 정도로 생각하고 읽었는데

내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었다.





재미 있게 읽은 이유는 쓰신 작가님의 능력도 있는 것 같다. 클래식 라디오를 읽는 느낌이었다.

"일단 클래식 들으면 좋은데 꼭 그렇게 공부하듯이 듣지 않아도 돼요. 안 맞으면 안 들어도 돼요. 근데 이거 다 들을 필요 없어 근데 일단 이 부분은 좋으니까 한번 만 듣고 가요." 그런 느낌이었달까. 그래서 편안하게 읽었다.

그런 인문 서적들 있지 않은가. 일단 작가 본인이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은 다 끄집어 내서 구구절절 설명 읽다가 지치는 그런 서적들 뭔 소린지도 잘 모르겠고, 그냥 어렵다. 그런 책들 있는데 이 책은 절대 그렇지 않다. 중간중간 필요한 용어나 설명도 되게 친절하게 되어있고 일단 어렵지 않아서 좋았다.


라디오 같다고 느낀게, 챕터에 이렇게 QR코드가 되어있다. 책을 읽으면서 그 음악을 직접 들을 수 있게 모아 놓은 인터넷 페이지로 연결이 되어 작가가 소개한 곡들을 들어보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근데 나는 아주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여서 한 챕터를 다 읽고, 몰아서 들었다. 읽던 맥이 끊기면 그 집중력을 다시 되찾기 힘든 사람이라. 소챕터 마다 읽어보면 참 좋겠지만 그런 방법도 있다는 것이다.



INTP 인간이라 그런가. 무언가의 근원이라던가 어원이라던가.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일단 쇼팽 좋아! 일단 들어 봐! 하면 전혀 흥미를 못 느꼈을 텐데, 이렇게 책 구석구석 어쩌다 이 작곡가가 이런 곡을 쓰게 되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이런 음악이 나왔는지에 대한 내용이 특히나 좋았다. 음악가들 사이에 어떤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유명한 브람스가 음악하는 내내 베토벤을 의식해서 음악을 만들었다거나. 흔히 그런 라이벌은 모차르트와 살리에르 정도로만 알고 있는데 다른 음악가들의 관계도 알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내용 중에 좋았던 것은 클래식이라고 해서 서양음악만 다룬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의 전통 소리. 우리 나라 곡조. 한마디로 우리나라 클래식에 대한 내용도 당당히 한 챕터에 넣어주셔서 작가분이 정말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고 많이 사랑하시는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p.95. "클래식 음악을 왜 듣습니까?" 이런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정말 어려운 질문인 듯 싶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단순한 질문도 없지요. 클래식 음악을 듣는 까닭은 즐거움 때문입니다. 즐겁기 위해서 듣지요.

p. 225. 음악계에는 교향곡 9번의 유령이 어슬렁거리고 있었습니다. 베토벤에서 시작 된 것인데, 베토벤은 <9번 교향곡 '합창'> 을 쓴 후 10번 교향곡을 작곡하다가 사망했습니다. 슈베르트 또한 <9번 교향곡>을 완성한 후 10번 교향곡을 쓰다가 사망했지요. <...중략...> 그러니 말러도, 자신이 9번 교향곡을 쓰고 나면 세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중략...> 그러나 이 모든 노력도 허사가 되어 말러 역시 10번 교향곡을 작곡하던 중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p.273 우리나라 음악 가운데 즉흥 연주, 하면 떠오르는 곡이 <시나위>입니다. <시나위>는 무속음악에 뿌리를 둔 즉흥 기악합주곡 양식의 일정한 장단 틀 안에 즉흥적으로 자유롭게 연주합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무상으로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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