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욕 - 바른 욕망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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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이 료 《정욕》

이 책은,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때 나도 모르게 갖게 되는 생각이, 책을 받고 책표지의 한자를 보고나서야 당황스러웠던 것처럼, 책을 읽고나서는 또한번의 비슷한 마음을 느끼게 했다. 내가 바라보는 모든 것이 제대로 된 관점이 맞는 것인가. 혹여 나의 시선들로 상처받았던 사람들은 없었을 것인가.

내가 상상하거나 한정지을 수 없는 세계가 분명 있을 것이고, 그리고 그 세계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인데 그곳은 없어야 되는 것처럼, 없는 것처럼, 그렇게 살아오지는 않았을까.

잘 살아가는게 무엇인지, 다른 이들과 공존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잣대의 기준이 무엇이며, 진정 그게 바른 답인지. 혹여 그 잣대들 너머에 방치된 이들은 없는지, 그 잣대의 기준이 사회의 보편적 시각이라는 프레임을 가지고 누군가에게 휘둘러져 상처를 내지는 않았는지, 많은 생각들속에 머물게 한 책이었다.

기존의 가치속에 머무는 것이, 변해가는 세계속에 맞추는것보다 단지 편하기 때문에, 때로는 다른이들의 시선속에서 튀는 것이 싫어서, 각가 다른 이유들로 우리는 평범함이라는 것을 가장하고는 있지 않은지.
한번은 진정한 자신도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영화가 개봉되기 전에 다시 한번 읽어야겠다.

p. 8~9
다양성, 이 단어 속에는 축복과 비슷한 이미지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과 다른 존재를 인정하자.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르더라도 당당하게 가슴을 펴자. 나답다는 데 당당해지자. 타고난 속성을 다른 이가 판단하는 건 틀렸다. 가슴이 상쾌해질 정도로 축복이 반짝이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결국, 소수자 가운데서도 주류에게만 해당하는 말이자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 안의 '자신과 다른 것'에만 해당하는 말입니다.
상상을 초월한 나머지 이해하기 힘든, 직시할 수 없을 만큼 혐오스러워 거리를 두고 싶어지는 것에는 단단히 뚜껑을 덮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들이죠.

p. 328~329
살아가는 데 필요한 욕구는 세상의 긍정을 받는다. 온 세상이 성욕을 품은 대상과의 연애를 장려하고 성욕을 품은 대상과의 결혼, 그리고 생식은 우주의 축복은 받는다. 그런 풍경 속에서 살았다면 나는 어떤 인격으로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성욕은 누구에게나 기본적으로 양심의 가책을 주는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자신이 품은 욕망은 '거기에 당연히 있는 것'으로 생각되길 바란다.
뭘 가지고 태어났더라도 이 별에 살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싶다. 모든 걸 가지지 못하고 살더라도 이 별이라면 살 수 있다고 기대하고 싶다. 이 세상이 그런 곳이 되면, 예를 들어 인생 도중에 어떤 변화가 찾아오더라도, 살아간다는 자체에 절망할 일은 없을 것이다.

어엿한, 평범한, 일반적, 상식적, 자신이 그쪽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째서 반대편에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사는 길을 좁히려고 할까. 다수의 인간 쪽에 있다는 자체가 그 사람에게 최대의, 그리고 유일한 정체성이기 때문일까. 하지만 누구나 어제 본 건너편에서 눈뜰 가능성이 있다. 어엿한 쪽에 있던 어제의 자신이 금지한 항목에 오늘의 내가 고통받을 가능성이 있다. 나와 다른 사람이 살기 쉬운 세상이란 곧, 내일의 내가 살기 쉬운 세상이기도 한데.

p. 379
어엿한 사람으로 있으려면 다수파로 존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너는 어엿한 인간이 아니라며 관찰되고 배제되니까. 어제까지 나와 같았던 누군가에게.
도미노가 쓰러진다.
사실은 다들 알고 있었던 게 아닐까.
내가 옳고 정답이라고 믿는 유일한 근거가 '다수파에 속해 있다'라는 사실뿐이라는 모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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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무엇에 집중하는가 - 존 맥스웰의 리더십 특강
존 C. 맥스웰 지음, 이종호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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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스웰《리더는 무엇에 집중하는가》

이 책이 무엇에 관한 책인지는 서문의 제목으로 알 수 있다. "좋은 리더를 키우면 모두가 상생한다"라는.
즉, 리더를 알아보는 방법부터, 어떻게 그 인재들을 모으고, 리더로 키워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자세한 방법들이 서술되어 있다.
물론 이런 관점에서만 보면 그러한 위치에 있거나, 그럴 필요가 있는 사람만이 이 책을 읽어야 할듯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좀 다르다. 부분선별해 보면, 어떤 항목들은 자녀들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과도 통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리더뿐만 아니라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들은 있기 마련이니까.

"누군가 반에서 매번 1등만 한다면, 그 사람은 잘못된 반에 배정된 것이다"(p.70)라는 글귀는 아이들의 문제집을 선택할 때 아주 중요한 표현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문제를 풀었을 때 다맞는 문제집은 잘못 고른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는 틀리는 문제집이어야 자신의 수준에 맞는 것이다. 그래야 발전도 있다.

"동기가 오래 못 간다고 한다. 몸을 매일 씻으라고 하듯 동기도 매일 부여해야 한다."(p.113) 가령 이런 것은 내게 인내심을 요하는 일이기도 하다. 매번 누군가에게 동기를 부여해 준다는 거 자체가 관심이기도 하겠지만, 꾸준한 잔소리와 더불어 노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건 스스로에게도 필요한 자질일지도 모른다.

이런 식으로 주어진 문장들에 스스로 끊임없이  피드백이 가능하다. 스스로를 리더로 만드는 방법일지도!!!


p. 91
대다수의 사람은 불안감을 갖고 있다. 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줘라.
대다수의 사람은 자신이 남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말라.
대다수의 사람은 밝은 미랠르 원한다. 그들에게 희망을 줘라.
대다수의 사람은 이해받고 싶어 한다. 그들의 말을 경청하라.
대다수의 사람은 나아갈 방향을 원한다. 그들과 함께 걸어라.
대다수의 사람은 이기적이다. 그들의 욕구를 우선시하라.
대다수의 사람은 낙심한다. 그들을 격려하라.
대다수의 사람은 소속감을 원한다. 그들의 의견을 물어라.
대다수의 사람은 성공하고 싶어 한다. 거들이 승리할 수 있게 도와라.
대다수의 사람은 인정받도 싶어 한다. 그들의 공을 치하하라.


p. 99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데이비드 번즈는 이렇게 주장한다. "설득력 있게 말하려다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자기 생각과 감정 표현을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은 자신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하고 이해해주는 사람을 원한다. 말이 통한다고 생각하면 상대의 관점을 이해하려는 마음도 커진다."


p. 300
가령 두 식물이 나란히 자란다고 치자. 이 식물들은 햇빛과 토양을 더 많이 차지하려 경쟁할 것이다. 한 식물이 조금 더 빨리 자라면 햇빛과 빗방울에 더 많이 노출된다. 이렇게 에너지를 좀 더 많이 얻으면 더 빨리 자라날 것이고 이 패턴이 반복돼 옆의 식물보다 더더욱 많은 에너지를 얻게 된다. 이런 식으로 우위를 유지하면 옆의 나무보다 더 많은 씨앗을 퍼뜨리고 더 많이 번식하게 된다. 작은 우위라도 유지해 세대를 거듭하면 더 크게 번성해 결국 숲을 장악한다.
과학자들은 이를 '누적 효과'라고 부른다. 작은 우위가 시간이 흐르면서 누적돼 더 큰 경쟁 우위로 바뀌는 것이다. 한 식물이 작은 우위를 확보해 경쟁자를 밀어내고 결국 숲을 차지하는 것처럼 말이다.


(비즈니스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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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비치
레이철 요더 지음, 고유경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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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요더 《나이트 비치》
마리엘 헬러 감독, 에이미 아담스 주연으로 올 가을에 개봉 예정인 영화의 원작 소설이다.(훌루Hulu 오리지널)
평생 창작을 업으로 삼았던 저자 레이철 요더가 아이를 낳은 후 이삼 년간 전혀 글을 쓰지 못했던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집필하기 시작한 이 소설은 수많은 여성 창작자의 공감대를 불어일으키며 화제를 낳은 작품이기도 하다.

페미니즘, 또는 그런 소재를 다룬 작품은 어쩌면 읽기전에 보기전에 이미 편견을 가지고 대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어쩔 수 없는 감정과 생각을 가지게 된다. 왜 페미니즘이라는 것이 생길 수 밖에 없었는지 말이다.
이 책은, 자신만의 꿈이 있었던, 그러나 결혼과 육아라는 것을 통해서 자신을 잃어버렸던, 또는 잃어버린 "엄마,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매일같이 독박육아에 시달리고, 경제을 담당한다고 생각하는 남편은 손하나까딱하지 않고, 아이의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은 엄마에게 있는거 같고, 해야될 일은 너무나 많지만 그건 또 당연하면서도 티하나 나지 않고, 오히려 조금만 소홀해져도 책임은 홀로 다 맡아야 하는, 그런 엄마라는 위치말이다.

그런 속에서의 나름의 분노가 나이트비치라는, 한밤중에 개로 변하는(계속은 아니지만), 황당하지만 이해가 될듯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런 변화와 겸험에 대한 놀라움이 여자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그러면서 여자의 생각과 행동은 변화를 갖게 되는데......

책을 읽으면서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가다>와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 계속 생각났다.

불륜이라는 오해를 받을지라도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던 여자의 마음도,
오래전 아이에게 분유20ml를 먹이겠다고 한시간마다 깼던 그 시절의 "나"와도 만나던 시간.

왜 나만의 시간, 나만의 공간이 필요한지 이해해 줄, 함께해 줄 누군가가 있다면, 애초부터 그런 공간과 시간은 거론조차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위로받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글로나마 자신을 표현할 수 있었던 작가가 부러웠던 시간이었다.

p. 255~256
얼마나 많은 세대의 여자들이 자기네의 위대함을 뒤로한 채 시간을 허비하며 결국 그게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방치한 걸까? 남자들이 자기네 시간을 다룰 줄도 모르는 동안,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시간을 다 소모해 버렸을까? 게다가 그런 행위들을 거룩하거나 이타적이라고 표현하는 건 얼마나 비열한 속임수인가. 모든 꿈을 포기한 여성들을 찬양하는 건 또 얼마나 사악한 짓인가.

p. 206~297
젠, 학교에서 어떤 공부 했어요?

그런 질문 참 오랜만이군요.

엄마라는 잔인한 시간은 재미있고 활력이 넘치고 강한 힘이 있고 뻔뻔함도 있지만, 그 핵심에는 매우 사적이고 슬픈 것이 있다. 엄마가 마음속 어딘가 차갑고 어두운 곳에 깊숙이 집어넣은 꿈들, 그 안으로 들어가 그 꿈들을 확인하고, 불을 켜고, 시트를 확 벗겨내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더는 깊은 잠에 빠져 꿈을 꿀 일이 없으니까. 입으로 동물을 죽이고 싶어 미친 듯이 배회하는 년이 자기 안에 있으니까.

p.322
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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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세계사 - 생명의 탄생부터 세계대전까지, 인류가 걸어온 모든 역사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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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버트 조지 웰스《인류의 세계사 (A short history of the world)》

✏️ 허버트 조지 웰스는 <투명인간>, <우주전쟁>, <타임머신> 등 수많은 작품을 남긴 작가이자, 역사학자이며,  SF 창시자이다.

이 책은 지구역사의 시작부터 제1차세계대전, 러시아혁명의 시기까지 다루고 있다. 시기적인 것으로 보자면 어느 책이나 비슷할 수도 있다. 어쩌면 작가의 생존시기(1866~1946)로 인해 현대사부분은 없는 것이 아쉬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세계사 입문도서로서는 너무 좋다는 것!!! 200여개의 시각자료와 지도를 포함하고 있으며, 설명이 필요한 개념이나 주요인물들은 따로 표시를 해서 알기 쉽게 설명을 해놨다. 어느 정도 역사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라든지, 역사는 알고 싶지만 어렵다고 생각해서 잘 접근하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강추할만한 책이다. (이 책의 제목이 뭐였으면 더 많이 읽힐 수 있을까, 혼자 고민해본건 안비밀이다. 이 책을 읽고 더 궁금한 부분은 그에 관련된 다른 책을 겸한다면 훨씬 짜임새있는 독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 p. 91~92
자신을 괴롭히는 사회적, 정치적 병폐들을 바꿀 수 있는 의지와 용기가 주어졌을 때, 바꾸려는 의지와 용기만 있다면 우리는 충분히 그것들을 통제할 수 있다. 숙고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한다면 우리는 지금과 다르게 더 현명한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의 힘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험적인 플라톤의 가르침은 아직도 인류 공통의 지혜로 스며들지 못하고 있다.

🏷 p. 144
공화정 후기 로마는 문맹이 앞선 도시들을 정복하며 많은 지식인을 포로로 끌고 왔다. 이름난 로마 가문의 자녀를 가르치는 가정교사가 대개 이런 노예였다. 부자는 그리스 노예를 사서로 두고 노예 비서를 두고 노예 학자들을 두곤 했다. 한편 '페쿨리움(peculium)', 즉 개인 재산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받는 노예들도 있었다.

🏷 p. 365
고의로 전쟁을 일으키며 사람의 생명을 놓고 도박을 하는 사람이 자신의 생명을 걸지 않는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끔찍한 전쟁이 끝났지만, 그 어떤 것도 종결되지 않았고 시작되지도 않았으며 해결된 것도 없었다. 모든 전쟁을 끝내고자 전쟁을 시작했지만 전쟁을 끝내기 위한 또 다른 전쟁이 생겨났을 뿐이다......민족과 제국을 향한 인간의 탐욕이 이런 비극을 낳았지만, 전쟁이 끝난 뒤에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 p. 366
1919년, 베르사유 궁전 '거울의 방'에서 열린 평화 회담(베르사유조약)은 당사국들의 입장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고 전쟁의 논리에 따라 결론을 내렸다. 전쟁에서 패전한 독일, 오스트리아, 오스만제국, 불가리아는 그저 회담에서 결정된 사항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1871년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에서 승리한 프로이센은 베르사유궁전 '거울의 방'에서 황제 대관식을 연 적이 있었다. 프랑스는 이 치욕을 되갚을 목적으로 독일과의 종전 협약의 서명 장소로 이 베르사유 거울의 방을 선택했다. 베르사유 평화회담은 1871년 '거울의 바'에서 있었던 일을 그대로 되갚는 복수극 같았다.

✏️ 베르사유 조약 따로, 프랑스-프로이센 전쟁 따로, 거울의 방에서의 대관식 따로, 보복과 처벌의 역사라는 것도 따로, 모든 역사의 퍼즐조각 하나하나를 주머니에 넣고 있다가,  제대로 된 퍼즐판에 끼워넣는 기분이었다. 이런거였구나. 특별한 의미없다 생각한 것들이 사실은 이런식으로 연결되어 있는 거였다. 뭔가 시원해지는 느낌.
이런 역사의 조각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조금은 세심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 p. 368
이 시대에 인간에게 몰려오는 위험과 혼란과 재난이 과거에 경험했던 그 어떤 것보다 거대해진 까닭은 인류가 과학의 발전을 통해 이제껏 가져보지 못한 거대한 힘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힘을 통제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게 되는 것 또한 꼼꼼하게 검증된 계획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다.

🏷 p. 370
우리 모두의 진정한 국적은 '인류'이다.

인류는 이제 겨우 청소년기에 도달헀을 뿐이다. 지금 겪고 있는 문제들은 인류가 늙고 쇠약해져서 겪는 문제가 아니라, 강해진 힘을 아직 길들이지 못한 데서 온 것이다.

#허버트조지웰스 #인류의세계사 #이화북스 #도서협찬 #세계사책추천 #세계사입문도서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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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에 발 담그면 나도 나무가 될까 - 식물세밀화가 정경하의 사계절 식물일기
정경하 지음 / 여름의서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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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하 《흙에 발 담그면 나도 나무가 될까》

사계절 곳곳을 스며드는 에세이다. 책의 목차가 봄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품고있는 겨울부터 시작한다. 꽤 괜찮은 느낌이다.

자연을 바라보고, 식물을 느끼고, 그 호흡이 그림으로 내려앉고 글에 남아있다. 그리고 곳곳에 자신을 향하는 글들이 너무 좋다. 한곳에 오래 머물고 있는 느티나무가 지루하지는 않을까 생각하는 작가의 시선부터가 나를 어린시절로 돌려놨다.

햇빛가득 쏟아지는 오늘, 그리고 흐려질 언젠가, 옆구리에 끼고 다니다가 아무곳이나 펴서 읽어도 너무나 좋은 책.

🏷 p. 16
느티나무에게 남은 긴 시간 중 나의 이야기도 더해지면 좋겠다. 느티나무에게 남은 긴 시간 중 늘 느티나무를 찾아와 생각에 잠기곤 하던 사람 하나쯤으로 나를 기억해도 좋을 듯하다. 나뭇잎에 살던 곤충들처럼, 아주 작은 청개구리처럼, 잠시 쉬어가던 수많은 새들처럼, 함께 살아간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 p. 18~19
겨울나무는 군더더기 없이 자신을 비운다. 앙상한 겨울나무처럼 앙상했던 나의 몇 번의 겨울도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불필요한 것들을 떨구는 시간이 되어주었다. 꽃도 피워보고 열매도 맺어보고 가지를 늘려가며 살다가도 꽃이 지고 열매도 떠나가고 가지가 꺾이기도 하며 또 다른 겨울을 맞는다. 📌 때론 외부가 아닌 스스로 가지치기를 해야 할 때도 있다. 겨울은 언제나 혹독하지만 지나온 겨울을 그저 힘들었다고만 말할 수 있을까. 그 시간을 통해 잠시 쉬어가기도 하고 다시 새 힘을 얻기도 하며 나로 살아가는 법을 배운 시간이었으니 말이다.

🏷 p. 97
꽃 한 송이 피고 지는 모습에서 내 삶을 비춰보게 된다. 일 년을 기다려 하루를 핀대도 그 한 송이를 아름답게 피워내는 꽃을 보며 나의 하루도 꽃처럼 정성을 다해 피워내야겠단 생각을 하게 된다. 꽃은 이렇게 말없이 나의 마음을 움직인다.

🏷 p. 112
이곳에서 태어나 기억도 나지 않는 세 살 때까지윽 어린 시절을 보내고 도시에서 오랜 시간을 살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건 원래 나의 계획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곳이 나는 아주 마음에 든다. 창포에 딸려 온 좁쌀풀도 내 마음 같을까?
📌 계획대로 살아지지 않아도 주어진 곳에서 또 다른 행복이 시작될 수 있음을, 좁쌀풀하고는 왠지 그런 대화를 오래 나눌 수 있을 거 같다.

🏷 p.134
📌 애써 이겨낸 잎도 스스로 놓아야 할 때가 있다. 계절을 거듭하며 나무들은 잎을 움켜쥐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놓아야 할 때 미련 없이 놓아야 새로운 다음을 맞을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짐작도 할 수 없는 혹독한 야생의 삶을 나무들은 고비마다 지혜로운 방법으로 묵묵히 견디고 살아낸다.

덧, 식물이 제법있는 카페에서 이 책을 읽는데, 사장님이 비비추모종을 들고와서 주셨다. 식물들의 사진을 찍고 식물이 보이는 책을 읽고 있으니, 비비추와도 인연이 생긴다.
잘 키워야지❤️

덧, 왜 그랬는지 평소와는 다르게 책 끝의 편집자의 말 부분을 먼저 읽었다. 책이 시작된 계기, 만들어진 과정. 어쩌면 평범해보일 수 있는 내용이, 마치 연필로 꾹꾹 담아 쓴 편지 같았다. 마음이 오롯이 느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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