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영감의 스위치를 켜라
구자영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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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영《디지털 시대, 영감의 스위치를 켜라》


일론 머스크는 2017년 세계정부정상회의에서 이런 말을 했다. "로봇은 인간을 뛰어넘을 것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인간이 어떻게 의미를 발견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들의 일을 통해 인생의 믜미를 발견합니다. 인간의 노동이 필요없는 세상이 오는데 어떻게 인간은 삶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완전한 답은 아니더라도 생각의 여지를 열어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싶다.

최근에 아이랑 영어기사를 찾아 그것에 대한 자기 의견을 사설로 쓰는 수행준비를 한 적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찾았던 신문기사가 바로 ChatGPT의 문제점에 관한 것이었다. 책을 읽다보니 같은 기사가 나와서 어찌나 기쁘던지, 한편으로는 이 책을 먼저 읽었으면 좀 더 풍성한 이야기를 논할 수도 있었겠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디지털 시대에 사는 우리는 확실히 예전보다 편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은 맞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보면서 필요한 자료가 있을 때 , 궁금한 게 생길 때 가장 크게 느낀다. 예전같으면 하나의 책에서 궁금한 게 생기면 다른 수많은 책들을 뒤적이고 자료를 찾아야 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만 열어도 그 답을 바로 찾을 수 있다. 편한거는 장점이지만, 가끔은 필요한 것 이외에는 풍성해질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필요한 자료를 찾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자료들을 발견하고는 하는데, 스마트폰의 세계에는 "필요한 것만 바로"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편해진만큼 게을러지는것도 추가된다.

이렇게 의존도가 높아지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보고서나 논문을 쓰면서도 ChatGPT를 이용하여 작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작권의 문제는 따로 논한다 치더라도 생각이나 사고능력의 결핍을 초래하는 것은 어찌 막을 것인가.

그리고 "정보환각현상"을 초래한다는 것도 문제가 심각하다. 정보환각현상은 ChatGPT가 생성해 낸 오류있는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러한 정보를 이용하여 쓴 글이 미디어에 노출되어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그 문제를 바로 잡는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테슬라의 뉴럴링크가 FDA로부터 인간의 뇌에 칩을 이식하는 임상실험에 대한 허가를 받은 부분에 있었어도 분명 긍정적인 면도 있겠지만,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부정적인 면들도 있지 않겠는가.
책에서 언급되는 여러 사례들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이렇게 변화고 있는 시대에 살면서 우리가 살아남는 법.
창조적 영감에 있다.


📒 p. 18
두리들 대부분은 압도적인 구위로 타자를 제압하는 강속구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모두의 인생 속에는 자신만의 강력한 변화구가 감추어져 있다. 그리고 우리 인생 속 보물과 같은 그 변화구를 발견하게 하는 힘은 바로 영감이다.


📒 p. 34~35
영감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진정한 자신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진정한 나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또한 각자가 모두 자기 인생에 단 하나뿐인 원조, 오리지널 걸작이라는 자부심과 자존감의 발견이다. 그리고 영감은 그것을 가능케 하는 힘이다.


📒 p. 70~71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는 문장 속 단어들 사이의 패턴을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내어 문장의 맥락을 학습하는 모델이다. 이러한 언어 모델을 활용하게 되면 문장속에 나타나는 분위기, 맥락과 같은 고차원적인 요소들을 AI가 학습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AI는 데이터에 라벨을 붙여서 학습하였다. 반면 지금의 AI 는 사전에 학습한 데이터 안에서 스스로 언어를 생성하고 추론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 p. 73
물리적 노동에 이어 지적 노동의 영역 즉 생각마저 인공지능에게 아웃소싱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을 아웃소싱당한 인간은 건전한 대안 없이는 타락할 수밖에 없다. 특히 생각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고유의 영역이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명언은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 사라지고 있는 이 시대에 인간 존재의 중요한 의미를 준다. 점점 생각하지 않는 인간과 오히려 생각하는 AI의 출현이라고 할까?


📒 p. 138
인공지능과 인간의 문제도 결국에는 집단화, 최적화되고 패턴화된 지능 집단(AI 시스템)과 개인의 문제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생성해 낸 무수히 많은 데이터를 학습해서 만들어진다. 결국 인공지능은 인간의 집단 지성 총체인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인공지능이 만들어 낸 인간 집단 지성의 총체가 진실의 실체에 얼마나 가까운가는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이 내어 놓은 정확한 지식과 답변 결과물들이 집단 지성을 대변할 수 있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 하지만 때론 진실과 먼 혹은 어떤 한 인간 혹은 작은 조직의 직관과 초월적 진리에 대한 답과는 거리가 멀 수 있다는 점이다.


📒 p. 163~165
창의성과 유사한 창발성은 하위 차원의 존재들로 있을 때는 의미가 없다가 그러한 하위 차원들이 모여 상위 차원을 구성할 때 의미가 갑자기 발현되는 현상이다.

심리학자 루웬스는 이러한 창발성은"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존재 간의 협력"이라고 표현했다. 즉 창발성은 서로 다른 것들을 서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우연한 만남으로 새로운 의미를 가진 것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우연성은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발생되어 사물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이러한 연결성은 기술 간, 산업 간, 학문 간 융합이 가속화되는 디지털 시대에 더욱 필요한 역량으로 부상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창발성은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에게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능력이다. 인공지능은 규정에 기반한 알고리즘에 의해 설계되고 작동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과율의 세계에서는 번뜩이는 우연성에 의한 비선형적 사고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므로 인간이 가진 우연적인 창발성은 디지털 시대의 인간이 인공지능에 비해 차별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 p. 188
디지털 과잉이 불러오는 가장 큰 폐해 중 첫째는 자기주도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생성형 AI가 발전함에 따라 더욱 심해졌다. 인간이 이러한 디지털 기술에 생각을 아웃소싱하게 되면 인간의 고유성인 사유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수동화되기 쉽다. 디지털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 스스로의 독창적인 서사는 빈약해진다. 발터 벤야민은 "서사 예술이 희귀해졌다면 정보의 확산이 이러한 사태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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