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도슨트가 알려주는 전시 스크립트 쓰기 - 진심이 닿는 전시 해설의 노하우
김인아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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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아《미술관 도슨트가 알려주는 전시 스크립트 쓰기》


✅️ 출판사에서 "이 책이 필요한 독자" 로 표현하는 사람들은 아래와 같다.

*미술관 도슨트 활동을 희망하는 예비 도슨트
*명료하고 체계적인 스크립트를 작성하고자 하는 도슨트
*미술관에서 이루어지는 전시 해설이 궁금한 미술 애호가
*스크립트 분석을 통해 예술 작품과 전시에 대한 이해를 더 넓히고 싶은 분
*미술관은 아니지만 여행지의 가이드나 사물·행사 등을 잘 설명하고 싶은 콘텐츠 크리에이터
*그 외 콘텐츠를 전달하는 작업의 일선에 있는 분

여기에, 하나 더.
나처럼 도슨트에 대해 어설픈 개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추가.


✏️ 왜 도슨트라는 단어를 떠올리면서, 스크립트가 있다는 생각을 못했을까. 단지 작품에 대해 알고 있는 사항들을 전달하는 것이라 여겼다. 아마 도슨트를 자원봉사하는 분들로만 생각해서 그런 이미지가 더 컸을지도 모른다.

(p. 22 우리나라는 1968년 시행된 국립중앙박물관의 도슨트 제도가 최초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호암갤러리와 국립현대미술관 등 미술관에서 도슨트 제도가 시작되었고, 기관마다 전시해설사, 투어 가이드, 전문자원봉사자, 도슨트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미술관 직원인 큐레이터와 자원봉사자인 도슨트를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도슨트는 미술관의 직원이 아니다. 대부분의 국공립 미술관에서 도슨트의 지위는 문화자원봉사자, 전문자원봉사자 등의 자원봉사자라는 역할로 인식된다. 소정의 활동비를 받긴 하지만 자원봉사자로서 도슨트라는 위치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기꺼이 나누는 역할이지 물질적인 재화를 바라는 자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 특정한 교육을 받고, 관람객들에게 설명을 하기 위해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일정이 끝나고 나서는 그날의 일지도 써야 되는 것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것들이다.

✏️ 이 책은, 도슨트 활동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최적화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스크립트를 쓰기 위해서 자료를 어떻게 수집하고 정리해야 하는지, 자료수집하는 과정에서 현장투어가 스크립트의 구조나 분량조절을 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무엇을 자료로 하여 써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서술해 나가는지, 왜 큐레이터의 전시제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 작품해설에서 어떤점이 고려되어 햐는지, 어떤 작품을 선택해서 어떤 동선을 따라갈 것인지 등등 너무나 현실적인 설명들이 가득했다. 이만큼 친절한 해설서가 있을까 싶었다. 실제 전시된 전시회들의 예시를 곁들여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도 좋았다.

✏️ 관람객을 상대로 한 것이니, 스크립트를 쓰는 것뿐만 아니라, 작성한 스크립트를 어떻게 말로 소화해 낼 것인지도 설명하고 있다. 현장의 경험이 그대로 살아 있는 다양한 사례들이 있어서 읽는 재미도 있었다. 도슨트로 설명하려고 준비중인데 다가온 관람객이 아무도 없었던 경우나 두명이 설명을 듣다가 각각 다른 방향의 그림으로 갔다는 설명에서는 글을 보고 있는 나조차 당황스러웠다. 아...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 그림을 볼 때는 나만의 방식으로 느껴봐야 한다는 주의라, 아니 어쩌면 다른 사람의 설명을 들으면서 그림을 보면, 내가 느낄 수 있는 부분에 방해를 받는다고 생각해서 한번도 도슨트의 설명을 가까이에서 들어본 적이 없다. 이 책을 보고 나니, 다음에는 도슨트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된다면, 한번 주의깊게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나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p. 287
간결하게 핵심을 전달하는 것. 그것은 도슨트 해설의 가장 기본기조일 것이다. 백과사전처럼 많이 아는 것, 아는 것을 모두 말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작품이 쉽든 어렵든, 그것에 대해 도슨트가 모든 것을 이해시킬 수도 없거니와 그럴 필요도 없다. 동양화의 여백처럼 해설 사이사이에 말줄임표나 띄어쓰기 같은 빈 공간을 마련해두고, 관람객이 스스로 숨 쉬고 느낄 수 있는 여지를 주어야 한다. 그래서 도슨트로서 실제 현장에 서기 위해 스크립트를 쓰고 말하는 것은 도슨트가 알고 있는 많은 정보 중에서 취사선택하는 능력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 외의 도슨트 해설은 '적절한 작품 감상으로의 유도'라는 목적을 달성하도록 말의 힘이 제대로 발휘되는 동시에 그 말에 옭아매는 덫을 놓지 않는 해설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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