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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기 양 ㅣ 책고래마을 62
아우야요 지음 / 책고래 / 2025년 8월
평점 :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들이받고 보는 까칠한 양 이야기로
친구가 되는 일, 서로 돕고 나누며 살아가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그림책이랍니다

박치기 양의 고약한 성미 때문에 다른 동물들은 이리저리 피해 다니기 바빴어요.
혹시라도 마주쳤다가 시비라도 붙으면 곤란하니까요.

덕분에 박치기 양은 먹을 것을 쉽게 얻을 수 있었지만, 늘 혼자였지요.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눈앞에 신비한 나무가 나타나고 박치기 양은 ‘기다림’과 ‘함께하는 기쁨’을 배웁니다. 비로소 친구를 사귀게 되지요.

익살스러운 그림으로 표현된 박치기 양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냅니다.
양이 무서워 문을 걸어 잠그고 집 안에 꼭꼭 숨은 늑대, 박치기를 당할까 봐
눈이 휘둥그레진 사자 등 현실을 비튼 반전 요소도 눈길을 끌지요. 아우야요 작가가 곳곳에 숨겨둔 즐길거리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박치기 양’이 있어요. 마음먹은 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화를 내고 수시로 남들과 다투는 사람들이 있지요.
어쩌면 우리 안에는 박치기 양처럼 욕심 많고 심술궂은 모습이 잠들어 있는지도 몰라요.
《박치기 양》은 경쾌한 이야기 속에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담고 있는 그림책입니다. 친구가 되는 일, 서로 돕고 나누며 살아가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지요.

제멋대로 행동하던 박치기 양은 신기한 나무 열매를 통해 가만 ‘기다리면’ 더 많은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또 처음으로 친구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섰지요. 삼총사가 말했던 ‘마법 같은 일’은 어쩌면 박치기 양에게 일어난 변화 아닐까요?
강원도 대관령 산길을 걷던 아우야요 작가는 목장을 바라보다 유독 무리에서 떨어져 있던 양에게 눈길이 갔어요. 그리고 주변을 잘 돌아보지 못하던 자신을 돌아보며 ‘박치기 양’을 떠올렸지요.
우리에게도 이따금 ‘박치기 양’과 같은 모습이 불쑥 드러날 때가 있습니다. 욕심이 앞서고 마음이 급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할 때가 말이지요.
순간의 실수로 오랜 친구를 잃기도 하고요. 신비한 나무는 박치기 양에게 선물을 주었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말을 거는 듯합니다. 조금 기다려 보고,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