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건강진리 안현필 삼위일체 건강장수법
안현필 지음 / 소금나무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안현필 삼위일체 건강장수법 01 - 불멸의 건강진리 / 안현필 저 / 소금나무

 

안현필 선생을 처음 만난 것은 고등학교 시절 '영어실력기초'라는, 겉으로 보기에 투박한 영어참고서를 통해서였다. 당시만 해도 그 책이 서점에 거의 없었는데 우연히 구해 읽다보니, 너무 재미있었다. 한 페이지가 빽빽할 정도로 많은 단어와 잔소리들이 쉴 새 없이 나오는데, 마치 옆에서 하나하나 지적하듯 일러주고 때로는 야단치는 듯 느껴졌다.

 

그런 잔소리 중에는 영어공부에 대한 것도 있었고, 뜬금없이 일찍 일어나서 아침에 공부하라느니, 현미를 먹으라느니 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20년 전 이야기인데 그 당시만 해도 현미를 파는 쌀가게가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선생께서 현미가 좋다고 하니, 먹고 싶긴 했는데 방법이 없었다. 아니, 방법은 찾으면 있었겠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라 생각은 하지 않았고, 말 그대로 별 필요없는 잔소리 중 하나라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그 후로 십여년이 지난 어느 날, 한 서점에서 책을 둘러보다가 '안현필의 건강교실'이란 책이 눈에 띄었다. 내가 아는 안현필 선생이 맞나싶어서 책을 집어들었더니 그 분이 맞았다. 영어 참고서를 쓰고 강의를 하시던 분이 웬 건강서적을 다 쓰셨나 하며 선 채로 읽었는데, 여전히 특유의 잔소리화법을 통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 분의 말년은 자신의 건강법에 대한 책을 쓰고 전파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종로에 EMI라는 학원으로서는 최초의 빌딩을 세우고 영어에 대한 저서들도베스트셀러가 되어 엄청난 부를 얻었던 안현필 선생은, 그러나 나이 50에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 온갖 성인병에 걸려 걸어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었다. 그 원인은 매일 차를 타고 다니면서 맛있는 것만 골라먹었기 때문이라 한다. 평생 말라깽이로 살다가 모처럼 뚱보가 되어 소원성취하였지만 대신 자신의 몸을 온갖 병의 온상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이 책에는 안 나오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죽기 위해 산 속의 동굴에 홀로 들어가 조용히 죽으려 했다가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고자 결심하며 동굴을 뛰쳐나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건강부터 회복해야겠다고 생각한 안현필 선생은 모든 사업을 직원들에게 맡겨버리고, 홀로 시골로 내려가 건강서적을 읽고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60살 무렵에는 완전히 건강을 회복하였고 또 자신만의 건강법을 확립하게 되었다. 그러나 남의 손에 맡겨두었던 사업은 부도가 나서 빈털터리가 되었다. 그때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건강한 몸만 있으면 나이 60에도 얼마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실제로 안현필 선생은 1999년 87세의 나이로 타계하기 직전까지 젊은이들 못지 않게 정력적으로 집필과 강연활동을 하였다. 이것은 그와 가장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인데, 건강상의 문제때문이 아니라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인해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의 여러 건강서적들에는 150살까지 살겠다고 호언장담하던 이야기도 나오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의 건강법의 요체는 현미를 위주로 한 자연식과 아침을 굶는 단식을 통한 제독, 그리고 운동 이렇게 삼위일체의 건강법이다. 처음 읽을 당시만 해도 일반적인 상식과 다른 점들이 많아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이미 요즘엔 현미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상식이 되었다. 이것은 이미 안현필 선생께서 3~40년 전부터 줄기차게 주장해 왔던 것이다.

 

역사상 혹은 현재의 돈많은 위인들이 반드시 오래살지는 못했다는 예를 들면서, 돈이 들어야만 실천할 수 있는 건강법은 진정한 건강법이 아니라고 말한다. 되도록 가공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것을 먹으면서 모든 병은 인간의 자연치유력을 통해 낫도록 해야한다. 음식물로 쓸 수 없는 것은 약으로도 먹으면 안 되며, 그런 약은 모두 인간의 자연치유력을 떨어뜨린다. 대부분의 성인병은 음식물을 잘못 먹어서 생긴 식원병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성인병이 거의 없었던 20세기 초의 식생활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건강법에 대한 책이긴 하나, 건강을 잃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무언가로 인해 절망과 무기력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아주 귀중한 인생철학을 들려주고 있어서 큰 용기를 얻는다. 아무리 최악의 상황이라 하더라도, 건강만 있으면 나이 60에도, 70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안현필 선생은 몸소 보여주었다. 심지어 건강을 잃고 당장 죽을 것 같은 상황이라도 걸을 수만 있으면, 아니 기어다닐 수만 있어도 얼마든지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고 희망을 북돋워준다. 이제 아무런 핑계댈 거리도 없으니,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라. 그렇게 그는 남겨놓은 글을 통해 지금도 간절한 마음으로 잔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스승은 제자들의 뒤를 쫓아다니며 '너 왜 실천을 안 하느냐! 너 왜 실천을 안 하느냐!'고 똑같은 소리를 무수히 되풀이하면서 야단치고, 때로는 매로 때려가면서 실천시키려고 애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마무리하는 글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