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도시 - 뉴욕의 예술가들에게서 찾은 혼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
올리비아 랭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외로운도시 #올리비아랭 #올리비아랭북클럽 #어크로스 #고독 #외로움 #예술가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외로움과 도시의 묘한 이질감이 주는 제목, 혼자가 된다는 것, "지금 외롭다면 이건 당신을 위한 책이다"라는 문장 때문이다.

시끌벅적하고 혼잡하고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일어나는 공간인 도시는 반대로 너무나도 외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방 작은 도시에서 살다가 서울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나에게 '서울'은 온통 회색이었다. 많은 즐거운 요소도 있지만 그것은 별로 기억에 남지 않았다. 오랜 시간 기억에 남은 것은 우울감과 무력감이었다.
그래서 이 책에 끌렸는지도 모른다.

작가는 실연의 상처를 안고 대도시 뉴욕에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여러 예술가들의 흔적은 살핀다. 자신의 마음과 함께. 자신의 심리 상태가, 관심이 이끄는 것이 어쩌면 비슷하게도 예술가들의 고독, 광기어린 단절, 내쳐짐, 거부였는지. 내가 보기에는 사실, 일상적이지 않고 너무나도 남다른 모습들이 버거웠는데(나의 절대적으로 주관적인 관점) 그 점이 작가가 예술가들의 따라가며 그들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었다는 것이 놀랍기도하고 어찌보면 너무나도 '찰떡'이 아닌가 싶다.

일단 나에게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작품들을 찾아보게 되고 작가들을 검색을 많이 했다. 품이 많이 드는 책읽기였다. 예술가들의 삶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보면 너무나도 재미있을 것 같다. 난 정말 아주 조금 정도의 관심이라 끊임없는 검색이 이 책의 진도를 나가게 해 주었다.

134
나는 익명이 되고 싶었다. 눈에 뛰지 않은 채 군중 속을 지나가고 싶었다. 엄밀하게 말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은폐된 상태로, 나의 고통스럽고 근심 가득하며 지나치게 선언적인 얼굴을 타인의 시야로부터 숨긴 채, 무관심해 보여야 하고 더 나쁘게는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부담에서 놓여난 상태로 말이다.

370
고독은 사적인 것이면서도 정치적인 것이다. 고독은 집단적이다. 그것은 하나의 도시다. 그 속에 거주하는 법을 말하자면, 규칙도 없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워할 것도 없다. 다만 개인적인 행복의 구추가 우리가 서로에 대해서 지는 의므를 짓밟지도 면제해주지도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뿐이다.
중요한 것은 다정함을 잃지 않는 것, 서로 연대하는 것, 깨어 있고 열려 있는 것이다. 우리 앞에 존재해던 것들에게서 배운 점이 있다면, 그것은 감정을 위한 시간이 영영 계속되지 않는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각자에서 처한 많은, 이겨내기 어려운 상황들이 나에게는 절대적으로 이겨낼 수 없는 것이라는 관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나를 많이도 가두고 있었다. 편견으로 견고하고 나를 가두어 놓고 다른 이들을 보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결국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지 않은가? 예술가들은 더 철저하게 타인들과는 다른 세계가 있는 것만 같다. 결코 부서지지 않는... 그래서 그렇게 남다른 감각으로 세상을 표현하는 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자기만의 집
전경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은 2007년 <엄마의 집>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소설의 개정판이다. 주된 이야기가 엄마의 이야기이지만 각자의 삶과 살아가는 이야기가 잘 어울어져 있으니 <자기만의 집>이라는 제목이 썩 잘 어울린다.

많은 문장에 줄을 그으면서 읽었다. 그들의 삶에, 그들이 겪어야 했던 시간들, 현대사의 굴곡진 시간들을 가늠하면서 읽어가는 내내 마음이 쓰렸다. 삶이 어디 녹록한 것인가? 절대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말이다.

386세대를 부모로 둔 아이. 그리고 어른들. 세상이 너무나도 변했는데 그 시절을 관통하는 사람들은 무척 힘들었으리라 짐작은 하지만(내가 그들은 아니니 정말로 짐작만) 가치와 신념이, 그리고 자신의 삶이, 사랑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다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마음 한켠이 아팠고 때로는 연민의 감정을 느꼈다.

이 책은 내 마음을 헤집어 놓는 책이다.

102
"우린, 구십 년대에 들어와 생존과 진실 중에서 하나를 택해야 했는데, 참 난감했어요. 우리가 원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엔 실패했는데, 꼼짝없이 그 사회에서 밥을 빌어먹어야 하는 현실 말이에요."

116
꽃은 한 송이 한 송이마다 자기의 세계를 열며 피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꽃 하나가 필 때만다 세계가 하나씩 생긴다고. 사람도 그렇게 자기를 꽃피워야 한다고.

121
"우린 무언가를 할 때마다 실패를 하고 상처도 입고 후회도 하지. 관계가 잘못되어 마음이 무너지기도 해. 사는 동안 몇 번이고 마음이 무너지지. 하지만 중요한 건 다시 하는 거야."

127
"외로움을 두려워 마라. 마음은 누구나 스님처럼 홀로 흘러가는 거다."

135
행인들의 생이 단단하고 차가운 표면 위로 영원을 향해 미끄러지는 것만 같았다. 나의 생도, 엄마의 생도, 풍경들도...... 아무리 파고들고 싶어도 빙판 위의 스케이트처럼 속수무책으로 미끄러져서 사라져 가는 것이었다.

193
사랑이 끝나고 지상으로 돌아올 때는 우주선을 버리고 각자의 낙하산을 펴야 하지. 이 지상에 따로따로 떨어져 착륙해야 하는 것, 사람은 그런 거야.

224
"난 말이야. 삼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일기를 써."
"삼인칭 관찰자의 시점으로 나를 보면 내가 지금 어떤 꼴인지, 내가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는지, 훨씬 분명해져."

227
"타락이란, 살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며 사는 거야."

232
"이 세상의 그 어떤 것을 너무 사랑하게 되면 그것을 위해 하기 싫은 일은 꾸역꾸역 하며 살게 되겠지. 무섭다."
그러자 엄마가 말한 삶에의 복무가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꿈에서 깬 뒤로 진심으로 세속적으로 산다는 의미도.

241
"조심해라.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어느 것이 환상이고 어느 것이 실재겠냐? 조심하라는 건, 금지가 아니다. 그것을 의식하고 이 현실 속에서 상호교환을 잘하라는 의미야."

252
어른들이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까지도 저렇게 힘껏 받아들이는 사람들인가...... 가슴이 뻐개지도록 밀고 들어오는 진실들을 받아들이고 또, 승낙 없이 떠나려는 것들을 순순히 흘려보내려면 마음속에 얼마나 큰 강이 흘러야 하는 것일까. 진신을 알았을 때도 무너지지 않고 가혹한 진실마저 이겨내며 살아가야 하는 게 삶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살아내는 삶'을 배웠다. 그리고 느꼈다. 얼마나 많은 것들을 끌어안고 살아가야 하나...
조금은 힘겹기도..

응원한다. 엄마도, 아빠도, 그리고 호은이와 승아.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아 쓴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뾰족한 전나무의 땅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7
세라 온 주잇 지음, 임슬애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뾰족한전나무의땅 #세라_온_주잇 #휴머니스트 #휴머니스트세계문학 #서평단

<뾰족한 전나무의 땅>은 뽀족한 전나무가 가득한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그들의 삶의 모습을 아늑하고 평온하게 그렸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잔잔하고, 지루할만큼 평온한 일상을 그리고 있는데 그 속에 들어가면 또 치열한 삶을 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꽃과 나무를 많이 찾아봤다.
실제 모습을 알면 더 아름답게 상상이 가능하니까.
한적한 바닷가 마을 더닛 랜딩에서 여유롭게 글을 쓰며 여름을 보내고 싶은 '나'는 이 마을 사람들을 만나고 마을 곳곳을 다니며 이 땅에서 사는 사람들과 동화되어 살아간다. 이방이이었지만 어엿한 일원이 되어간다. 오히려 이 마을을 떠날 때는 가는 곳에 이방인이 될 것을 염려한다.

나의 고향도 바다가 있는 도시라 읽는 내내 고향을 떠올렸다. 코끝에서 바다 내음이 나는 것도 같았다.
작가의 끝내주는 묘사는 읽는 것만으로도 그 공간에 나를 데려다 주었다. 아.. 이래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이 읽는 것이리라. 그것도 멀리멀리 다른 나라 사람들까지 읽으면서 공감을 하고 낯선 땅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게 되리라.

처음 보는 작가의 책이었지만 큰 사건이 없는(내 기준에서..ㅋㅋ)잔잔한 책이 별로 지루하지 않았고 오히려 사람들 이야기가 따뜻해서 좋았다. 한적한 시골 마을을 여행한 것 같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조금은 여유롭고 아름답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작가의 문장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
한 마을과 그 주변을 진심으로 알아가는 것은 꼭 한 사람과 관계를 다지는 일처럼 느껴진다.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면 그 과정은 결정적인 만큼 신속하겠지만, 진정한 우정을 기르는 일은 평생의 작업인 법이다.

*
페니로열이 필 때고 귀한 로벨리아가 한창이며 목향도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는 시기였다. ... 이 동네 탠지는 학교 터에서 자라는 것만큼 싱그럽지 않아서 들렀다고 고백했다. 봄철 내내 바람을 맞고 무럭무럭 자란 것으로, 꼭 어린 시절에 고생을 많이 하다가 죽기 전에 인생을 즐기게 된 사람들 같다고.

*
"이곳은 가지각색의 전원 풍경이 내다보이는 행복한 자리인걸요."
그가 창밖의 햇살과 숲이 길게 이어진 해안을 바라보며 시구를 인용했다.

*
"주어진 삶을 최대한 즐기며 한껏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게 누구든 마음이 좋아지는 것 같아."
눈동자 속에 기대감과 즐거움이, 저 멀리 수평선을 향한 갈망이 느껴졌다. 대대로 바다 일은 해온 집안 식구들이 그런 눈빛을 타고나고는 했다. 일생을 바다에서 보낸 사람들, 항상 저 먼 곳의 돛이나 처음 떠오르는 뭍 풍경을 기대하며 산 그들의 딸과 아들 들이 물려받는 눈빛.

*
우리 모두의 생에는 외따로이 고립된 장소가 있다고, 끝없는 후회와 비밀스러운 행복에 바쳐진 장소가 있다고, 우리 모두가 한 시간이나 하루쯤은 동행 없는 은둔자이며 외톨이라고 나는 스스로에게 이야기했다. 그들이 역사의 어느 시대에 속했든 우리는 이 똑같은 감옥의 수감자들을 이해하고 만다고도.

*
노인의 얼굴에 떠오른 것은 인내이 표정, 마치 이 세상이 하나의 거대한 오류에 지나지 않아 자신과 같은 언어로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옆자리의 우정을 나눌 사람도 없기에 그저 진득하게 생을 참아내고 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
돌아갔을 때 나 자신이 이방인처럼 느껴질까 두려운 곳으로 떠냐야 했다. 이런 여름의 행복에도 한계는 있겠으나 단순한 생활이 주는 편안함은 충분히 매력적이라 소박한 삶에 결핍된 바를 채워주었고, 평화가 선사하는 선물은 분투하듯 살아가는 자들이 누리기 어려운 법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카페 테일 스페셜 커피 3종 세트 - 파카마라 100g, 콩가 100g, 오바타 100g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12월
평점 :
품절


세 가지 원두가 소량 포장으로 구성되어 제대로 향미를 느끼며 마실 수 있을 것같아 좋아요. 예쁘게 구성되어 있어서 선물로 구입하고, 나를 위한 선물로 또 구입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스파이라 - 2024 제7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작
김아인 지음 / 허블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영어가 짧은 나는 이 낯선 단어부터 찾고 읽기를 시작했다. 😂

제목에서 어떤 힌트도 얻지 못했다. 도대체 이 세계관을 내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잠시 걱정도 했다.

이 소설의 배경은 죽음 이후의 세상을 더 살아갈 방법이 생긴 세상이다. 물론 모두가 가능한 것도 아니고 누구나 원하는 것도 아니다. 제2의 가상 인생이라니... 나는 죽음 이후에 가상의 인생을 살고 싶을까?
기술이 발달한 세상에서도 전염병의 위험은 계속된다. 코로나가 종식되면서 많은 과학자들과 의사들은 앞으로 이런 바이러스는 인간의 삶을 계속 위협할 것이라고 했는데 SF의 단골 소재인 건 분명하다. 확실한 미래의 불안을 다룰 수 있어서가 아닐까?

이 젊은 작가의 상상력에는 허무맹랑함 보다는 정말 그럴 것 같다는 두려움이, 상상적 세계에 대한 흥미보다 잘 짜여진 세상이라 더 스릴감이 넘친다. 읽는 내내 난 이런 세상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나? 고민하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소설에는 디스토피아를 살아내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절박한 세상이 만들어낸 '엔트로피세대'가 나온다. 삶 자체에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 세대로 낙관적이기도 비관적이기도한 삶을 살아간다.
나라도 그렇지 않을까.....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정신'만 남아서 가상 세상에 남겨진다면 그것은 '나'일까?

p.19
난 AE에 들어가지 않을 거야. 약속할게. 대신 너도 계속 열심히 살겠다고 약속해. 네 자리를 지키면서. 아무것도 내던지지 않고.

p.47
내 눈에 리엔 선배는 발 디딘 땅에서 조금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인간 같았다.

p.159
과거는 의외로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닌지도 몰라. 망령처럼 평생 쫓아다닐 것 같아도 잠깐 뒤만 돌아보지 않으면 금방 잊을 수 있는 걸 수도 있어.

그러니까 이 외투는 그의 용기였다. 나 혼자만의 나약함으로 도망치는 건 괜찮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누군가의 용기를 함께 입은 채 그럴 수는 없었다.

p.205
그런데 말이야. 한 번 죽어보니까, 인생도 없고 미래도 없는 상태로 찬찬히 돌아보니까 조금은 알겠더라고. 나는 앞날만 생각했기 때문에 불안했던 거야. 앞으로 올 날들이 지금보다 나을 거라 생각해서.
그렇게 생각하며 현재를 마주 보지 않아서. 내가 어디를 걷고 있는지 몰라서. 그래서 불안했던 거야.

수명이 다할 때쯤에는 AE가 주는 가짜 영생을 다시 바라게 될 거야. 현재 삶을 덜 진지하게 바라볼 테고. 그런 게 희망이라면 없는 게 나아.

- 미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현실과 전혀 동떨어지지 않은 이야기라 좋았다. 삶에 대한 진지한 자세가 보인다. 사람들이 어떻게 살면 좋을까 생각해 보게 한다. 나에게 큰 질문을 던진 이 소설은 참 매력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