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라 - 2024 제7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작
김아인 지음 / 허블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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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영어가 짧은 나는 이 낯선 단어부터 찾고 읽기를 시작했다. 😂

제목에서 어떤 힌트도 얻지 못했다. 도대체 이 세계관을 내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잠시 걱정도 했다.

이 소설의 배경은 죽음 이후의 세상을 더 살아갈 방법이 생긴 세상이다. 물론 모두가 가능한 것도 아니고 누구나 원하는 것도 아니다. 제2의 가상 인생이라니... 나는 죽음 이후에 가상의 인생을 살고 싶을까?
기술이 발달한 세상에서도 전염병의 위험은 계속된다. 코로나가 종식되면서 많은 과학자들과 의사들은 앞으로 이런 바이러스는 인간의 삶을 계속 위협할 것이라고 했는데 SF의 단골 소재인 건 분명하다. 확실한 미래의 불안을 다룰 수 있어서가 아닐까?

이 젊은 작가의 상상력에는 허무맹랑함 보다는 정말 그럴 것 같다는 두려움이, 상상적 세계에 대한 흥미보다 잘 짜여진 세상이라 더 스릴감이 넘친다. 읽는 내내 난 이런 세상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나? 고민하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소설에는 디스토피아를 살아내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절박한 세상이 만들어낸 '엔트로피세대'가 나온다. 삶 자체에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 세대로 낙관적이기도 비관적이기도한 삶을 살아간다.
나라도 그렇지 않을까.....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정신'만 남아서 가상 세상에 남겨진다면 그것은 '나'일까?

p.19
난 AE에 들어가지 않을 거야. 약속할게. 대신 너도 계속 열심히 살겠다고 약속해. 네 자리를 지키면서. 아무것도 내던지지 않고.

p.47
내 눈에 리엔 선배는 발 디딘 땅에서 조금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인간 같았다.

p.159
과거는 의외로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닌지도 몰라. 망령처럼 평생 쫓아다닐 것 같아도 잠깐 뒤만 돌아보지 않으면 금방 잊을 수 있는 걸 수도 있어.

그러니까 이 외투는 그의 용기였다. 나 혼자만의 나약함으로 도망치는 건 괜찮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누군가의 용기를 함께 입은 채 그럴 수는 없었다.

p.205
그런데 말이야. 한 번 죽어보니까, 인생도 없고 미래도 없는 상태로 찬찬히 돌아보니까 조금은 알겠더라고. 나는 앞날만 생각했기 때문에 불안했던 거야. 앞으로 올 날들이 지금보다 나을 거라 생각해서.
그렇게 생각하며 현재를 마주 보지 않아서. 내가 어디를 걷고 있는지 몰라서. 그래서 불안했던 거야.

수명이 다할 때쯤에는 AE가 주는 가짜 영생을 다시 바라게 될 거야. 현재 삶을 덜 진지하게 바라볼 테고. 그런 게 희망이라면 없는 게 나아.

- 미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현실과 전혀 동떨어지지 않은 이야기라 좋았다. 삶에 대한 진지한 자세가 보인다. 사람들이 어떻게 살면 좋을까 생각해 보게 한다. 나에게 큰 질문을 던진 이 소설은 참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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