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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란 무엇인가 - 우리가 지금 공부해야 하는 이유 ㅣ 아우름 51
한근태 지음 / 샘터사 / 2021년 12월
평점 :
“얘들아 이번 겨울방학에 계획 한 일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건 뭐야?”
“당연히 공부죠~~~ 특히 영어공부 열심히 해야죠. 선생님 홧팅!”
고등1학년 학생들 수업 중에 나온 얘기다. 영어공부를 제일 많이 하겠다고 하면서 지들끼리 재밌게 웃고 난리였다. 열심히 가르쳐 달라고 얘교부리는 남학생들의 모습이,,, ㅎㅎㅎ
샘터 물방울 2021가을겨울서평단 마지막 책으로 한근태씨의 <공부란 무엇인가>를 읽었다.
부제로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시리즈’가 써 있는데, 나태주씨의 <마이너없이 메이저없다>에 대한 서평을 썼을 때부터 이 부제에 눈길을 주었다.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었다.
‘공부’라는 단어를 듣고 기분좋게 ‘당연히 공부가 최고죠’라고 말할 학생들은 많지 않다. 공부하면 무조건 ‘대학수능’‘국영수사과’‘내신공부’‘학교성적’과 같은 엄청난 스트레스성 용어들만 떠오르기 때문이다. 나만해도 수업을 할 때는 선생으로서 다가서도 맘으로는 엄마의 맘이 앞서다보니, 공부가 다가. 아니라는 말을 자주한다. 그래도 결론은 공부의 당위성을 강조한다.
<공부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작가가 내게 들려주는 말로 끝날 일이 아니라고 느꼈다. 책 중간중간 포스티 잇을 붙이며 이 구절은 꼭 학생들에게 들려줘야지 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늘어나는 포스티 잇을 보며 학생들에게 방학 중 필독서로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기에 이르렀다.
가까이 만나는 내가 하는 말이 작가의 말과 같을지라도 학생들에게는 달리 들리는 법인가보다. 책을 쓴 작가의 말에 신뢰도가 더 있겠다 싶어서 수업시간마다 한 구절씩 들려주었다.
학생에게 들려준 말1
-지식은 한자로 知識입니다. 지(知)를 파자하면 화살 시(矢)에 입구(口)입니다. 지란 아는 것을 화살처럼 입으로 쏟아내는 것입니다. 입으로 유창하게 뱉을 수 없는 것은 지(知)가 아닌 것이죠. 식(識)은 말씀 언(言)에 찰흙을 뜻하는 시(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말씀을 찰흙에 새긴다는 말입니다. 쓰기를 뜻합니다. 다시말해 제가 생각하는 지식은 말하기와 글쓰기입니다.-(P.23)
지식과 지혜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학생들 역시 이 둘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흔히 쓰는 지식이란 두 글자에 이런 뜻이 숨어 있다고 들려주니 모두 ‘오호’ 라고 감탄하며 동시에 한자를 공부해야겠다고 소란스러웠다.
또한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인가 하는 부분에서도 무조건 책만 보고 읽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영어수업에서도 ‘독해를 눈으로 하지 말고 말하기로’에 학생들은 가장 재밌게 참여한다. 모른다는 것을 창피하다고 행각하지 말고, 네 속에 있는 너의 해석법을 말로 표현하면 함께 대화를 주고 받는 것처럼 오래 기억에 남기 때문이라고 말해준다.
학생에게 들려준 말2
제가 생각하는 공부의 프로세스는 ‘학습관행’입니다. 첫째, 학(學)입니다. 학이란 배우는 과정입니다. 어떤 분야에 입문하면 일단 배워야 합니다. 공부를 말합니다. 둘째, 습(習)입니다. 습 은 익히는 과정입니다. 습 자는 새끼 새가 날려고 날개 짓 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배우는 것과 익히는 것은 완전 다릅니다. 익히는 것은 누가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셋째, 관(慣)입니다. 밸 관입니다. 습을 완전히 몸에 배게하는 과정입니다. 몸에 밴 지식이 정말 지식입니다. ‘베어들다’ 라는 말에서 ‘배우다’란 말이 나온 걸 봐도 몸에 배게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한 겁니다. 넷째, 행(行)입니다. 행은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말합니다. 행이 없는 지식은 무용지물입니다.-(P.73-74)
우리말의 대부분이 한자어이다. 요즘 학생들은 자신들이 말하는 말이 한자어임은 안다. 그런데 한글표기어로만 알고 있으니 그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당연히 독해 능력이 부족해진다. 위의 글을 들려주면서 자신의 이름을 한자어로 쓸 수 있는지, 이름의 뜻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서로를 쳐다보며 계면적인 웃음을 보였다. 누구를 탓할 것인가. 우리의 교육제도의 엄청난 오류이고 헛 공간이 드러난다. 학생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이러니 공부를 어떻게 하면 잘할지 학생들 스스로 힘들어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학생에게 들려준 말 3
-공부하고 하면 흔히 책상에서 하는 공부를 상상합니다.책상에 앉는다고 공부하는 건 아닙니다. 공부를 잘하기 이해서는 자기몸에 대해 공부해야합니다. 공부하기 위해서는 몸을 많이 움직이고 운동을 해야합니다. 공부보다 공부를 할 수 있는 최적의 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공한 CEO중에서 유난히 젊은 시절 운동을 열심히 한 사람이 많습니다. 몸이 건강하면 마음도 건강합니다. 운동은 최상의 명상도구입니다. 운동은 산소공급기 같은 역할을 합니다.- (P.150-155)
한 학생이 수업시간에 늦었길래 이유를 물으니, 새롭게 운동하나를 시작했다고 했다. 그 말에 나는 격하게 칭찬했다. ‘운동이 건강에 가장 중요할 뿐만이 아니라, 몸을 움직인다는 것은 그만큼 부지런한 일상의 시간표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저절로 규칙적인 방학생활이 만들어지고 더불어서 네 공부방법에 신선한 산소가 뿜뿜 생길 것이다. 정말 잘 선택했다. 작심 삼일일지라도 열심히 운동해라. 습관이 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밥 먹듯이, 이를 닦듯이 매일 하면 된다. 행동이 규칙적이면 공부 역시 저절로 규칙적으로 하게된다. 홧팅하자.’
<공부란 무엇인가>는 매우 쉬운 말로 쓴 글이다. 공부라는 말이 주는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책이다. 부모인 우리 기성세대가 공부에 대한 개념을 자녀에게 쉽게 전해주어야 한다. 공부를 해야 인생에 성공을 한다느니, 일류대학을 갈 수 있다느니 하는 말로 자극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자녀가 무엇에 흥미와 관심을 갖는지 살펴보며 공부에 대한 개념을 전달해야 한다. 한 줄을 읽더라도 자녀 스스로가 뽑아낸 그 한 줄이 무엇인지 대화하고 경청해야 한다.
행복한 인생을 이루기 위한 삶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 ‘공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공부, 알고 있는 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공부.
중년인 나에게도 큰 울림을 던져준 작가에게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