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의욕을 찾습니다 - N년차 독립 디자이너의 고군분투 생존기
김파카 지음 / 샘터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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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살 이란 숫자를 바로 코앞에 둔 50대 중년여자인 내가 <집 나간 의욕을 찾습니다>란 제목에 눈길을 주었다. 첫째 이유는 작가 김 파카의 글과 그림을 함께 이용한 내용이 궁금했다. 요즘 내 생각의 화두는 어떻게 하면 글과 함께 그림을 표현하는가 하는 거였다. 때마침 샘터서평단에서 이 책을 보내주었으니 즐거운 맘으로 소위 MZ세대 젊은 작가의 마음을 읽었다.

 

책의 날개편 저자소개란에 쓴 글이다.

-김파카, 서울에서 태어났고,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시작해 5년간 일했으나 독립을 꿈꾸며 주체적으로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이후 6년간 작은 브랜드를 만들어 운영하며, 재주껏 먹고살기 위한 일들을 하나씩 수집하고 있다.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글 쓰는 사람, 얕은 재주를 가르치는 사람으로 먹고사는 중이다. 앞으로 또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림으로 먹고사는 일에 가장 긴 시간을 쏟고 싶다.-

 

먹고사는 일에 있어서 참으로 부러운 단어들이 보인다.

독립’, ‘주체’, ‘재주’, ‘글쓰기’, ‘그림

이 단어들로 살아가고픈 작가의 내심에 공감하고 싶은 나의 맘, 하지만 장벽이 가로 놓여있다. 연어는 매년 바다와 강물을 거슬리며 고향으로 돌아오는 아름다운 운명으로 우리 사람들을 감동시키는데, 사람인 나는 지나온 시간을 거슬릴 수 없는 장벽만 매년 두껍게 만든다.

하지만 물리적인 환경을 배제하고 보면 글로라도 작가의 자조적 푸념에 공감한다.

 

-퇴사하고 자주 걷다보니, 일하는 것도 걷기와 비슷한 구석이 많았다. 혼자 걸을지,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갈지, 평지로 갈지, 산으로 갈지, 지름길로 갈지, 뛰어갈지, 천천히 돌아갈지 모든 게 선택이다. 기왕이면 누구와, 어디를, 어떻게 걷고 싶은지 더 빨리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P.22)

 

산책길에서 매번 나 자신에게 던져지는 질문을 30대의 작가처럼 나도 그때 할 줄 알았더라면!

지금의 내 삶은 달라져 있을까 아닐까...달라졌다면 더 나아졌을까 아닐까...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매일 만나면서 매일 되새김질 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불안이다.

나이먹는 것을 더욱더 가중시키는 강력한 조미료를 손 꼽으라면 한다면 불안이다. 그런데 작가는 이 불안 덕분에 도망치는 에너지를 얻는 것 같아서 솔깃하며 문장에 시선을 담았다.

 

-멧돼지가 무사히 도망칠수 있었던 이유는 불안때문입니다. 불안은 없애야 하는 것, 떨쳐내야 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존에 꼭 필요한 감정이었다. 잡아먹히지 않겠다는 의지와 불안 덕분에 멧돼지는 민첩함을 얻었다. 나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인간관계라면 늘 참지 않고 빠져나왔다. -(P.66)

 

-어차피 내가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면... 더 재미있어 보이는 곳으로 부지런히 움지였다. -

(P.69)

 

- 구독자 3명뿐이지만 할 말이 있소! 세상 밖으로 글이나 그림을 열심히 쏟아내면서 멧돼지처럼 도망칠 근육을 단련하기도 했다. -

(P.70)

 

나는 가끔 내일이 오는게 무서워. 너도? 그럴 땐 혼자 웅크리지 말고 사람들을 만나 불안과 고민을 털어놓는다. 나를 믿고 지지해주는 관계 속에서 내 불안함도 조금씩 가벼워진다. -

(P.73)

 

불안에 대한 생각의 전환비법을 제시해준 작가의 가벼움이 좋았다.

 

하고 싶은 일로 먹고살기편에서 작가는 그림으로 먹고 사는 법을 말했지만 그림에 마이너스 제로도 채점하기 아갑다고 생각하는 나는 글쓰기의 SNS구독자의 마음에 편승하는 법을 읽었다.

 

-사람들은 꾸준한 걸 참 좋아한다. 심지어 남이 꾸준히 하는 걸 지켜보는 것도 좋아하는 것 같다. 내가 꾸준히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했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방식, 그래서 매일 계속할 수 있는 방식, 어쩌면 이게 자기만의 방식을 찾는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겠다.-

(P.91-94)

 

글을 쓰고 남에게 공개한지 3년째이다. 그 사이 독립출판으로 소소한 책도 두 권이나 냈다. 모두 글쓰기 플랫폼(블로그, 브런치, 잡지 등)에 꾸준히 올린 글 중 그나마 남들이 인정해준 글만 모아 출간의 형식을 빌렸다. 아직도 SNS에 둔감한 아날로그 세대라서 11초의 핫 이슈를 따라잡지 못하고, 열심히 타인의 일에 관심을 두지도 못하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글 쓰기에는 꾸준하다.

 

아마 김파커 작가가 나의 SNS중 하나라도 본다면

? 이 아줌마도 글쓰기는 꾸준하게 하시네... 나도 친구신청해야지라고 해줄성 싶다.

 

21<나 이제 좀 알 것 같아!>를 따라가보니 나만의 방식을 찾는 법에 용기를 얻었다.

 

-롤 모델을 찾고, 그 방향으로 가면 새로운 문이 열리고, 나만의 방식으로 훈련하고, 시도하고 실패하고를 반복하다보면 겨우 발견하게 된단다. 촌스럽고 이상한 것, 나만의 방법! 아무리 이상한 것이라도 쌓이면 제법 괜찮아 보인다.-(P.115)

 

10년뒤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10년 뒤에도 이 사람 아직도 하고 있어?라고 물어보는 이가 있으면 성공한 삶이겠다. 더불어 작가 김파커의 10년 뒤 삶의 모습에 미리 축하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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