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없이 메이저 없다 - 풀꽃 시인이 세상에 보내는 편지 아우름 50
나태주 지음 / 샘터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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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시인 나태주씨가 에세이를 썼다. 평생을 교육자로 시인으로 살았던 그답게 다음 세대를 이끌 수많은 젊은이들을 생각하며 편지를 썼다. 노년의 그가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세대를 아우르며 남녀노소의 마음을 풀꽃 시 하나로 밝혀준 그.

 

어느 날, 스물네 자로 된 짧은 시 하나가 나를 흔들었다. 분명 시구는 봄바람처럼 부드러운데, 미풍이 아닌, 여름날 태풍을 짐 진 소낙비보다 거세게 우리 맘을 흔들더니, 어느새 민들레 홀씨처럼 퍼져나갔다. 가는 곳마다, 떨어진 씨앗은 다시 노랗게 꽃을 피우고, 이내, 나이를 불문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읊었다.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 시로 인해 작가는 풀꽃시인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했다. <풀꽃> 시에 대한 평을 이 에세이에서 설명했다.

 

-언뜻 이 작품은 밋밋한 것 같지만 그 나름 짜임을 지니고 있습니다. 세 개의 문장으로 구성된 이 시 가운데, 앞의 두 개 문장은 풀꽃에 관한 것입니다. 풀꽃처럼 하찮은 사물도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하나의 각성이 들어 있습니다. 어쩌면 여기까지는 인간의 언어입니다. 그 뒤에 따르는 세 번째 문장 너도 그렇다가 핵심입니다. 신이 주신 문장입니다. 이 문장에서 풀꽃은 인간으로 바뀌고, ‘라는 말과 함께 풀꽃의 의미는 무한 복제되고 확대됩니다.- (<마이너 없이 메이저 없다>137)

 

풀꽃 하나를 라는 사람으로 확대시켜 만물을 창조한 신이 주는 사랑에 대한 공평함을 알려주었다. 이름 없는 꽃의 존재를 부각시켜 준 시는 이뿐만이 아니다.

 

꽃들아 안녕 나태주

 

꽃들에게 인사할 때

꽃들아 안녕!

 

전체 꽃들에게

한꺼번에 인사를

해서는 안된다

 

꽃송이 하나하나에게

눈을 맞추며

꽃들아 안녕! 안녕!

 

그렇게 인사함이

백번 옳다.

 

-하나 하나의 특성과 생명력을 인정한다는 것! 그것은 아름다운 일이고 절실한 일입니다. 시대의 명령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의 근본이 되어야 하고 살아가는 실상이 되어야 합니다. 전체 꽃들을 보고 한꺼번에 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너와 내가 좋은 관계를 맺을 때 세상은 조금씩 밝은 쪽으로 아름다운 쪽으로 변해 갈 것입니다. -

 

작은 것은 결코 작지 않다고, 사소한 것은 중요하다고, 보잘것 없는 것은 소중하다고 시인은 쓰고 또 써 왔습니다. 시인의 생애 역시 작은 사람, 사소한 사람, 보잘것 없는 사람이었다고 말합니다. 시인의 어머니 말씀의 본을 받아 평생을 노력하는 삶을 살았다고 고백합니다.

 

<어머니 말씀의 본을 받아> 중에서.

 

어려서 어머니 곧잘 말씀하셨다

얘야, 작은 일이 큰일이다

작은 일을 잘하지 못하면 큰일도 잘하지 못한단다

작은 일을 잘하도록 하려무나

 

어려서 어머니 또 말씀하셨다

얘야, 네 둘레에 있는 것들을 아끼고 사랑해라

작은 것들 버려진 것들 오래된 것들을

부디 함부로 여기지 말아라

 

(중략)

 

 

샘터출판사의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시리즈’ <아우름50>으로 나온 나태주 시인의 에세이 <마이너 없이 메이저 없다> 역시 풀꽃시인의 주옥같은 인생의 해답이 들어있다.

 

- 다음 세대가 묻다.

제 자신의 부족한 점만 보여 자신감이 자꾸 떨어져요.”

나태주가 답하다.

나를 키운 것은 마이너이고 결핍이고 부족함이다. 10년 뒤 자신을 그리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앞으로 나아갈 때 그것은 오히려 당신에게 특별한 인생을 선물할 것입니다.” -

 

에세이를 읽는 동안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왜 나태주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지를 알았다. 그저 나 같은 평범한 풀꽃들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아보고 오래 봐주고, 말을 걸어주기 때문이리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청소년과 청년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멀리 있는 거대한 꿈이 행복한 삶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새벽이라는 시간, 지금이라는 순간을 살아가는 사람의 끈기와 노력만이 행복의 문을 열어주는 빗장이 될 수 있음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나태주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꽃 한송이 피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음속에 시 하나 싹텄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이너 없이 메이저 없다>의 제 4시의 징검다리중에서

 

<마이너 없이 메이저 없다>에서는 1. 마음의 징검다리, 2. 바람의 징검다리, 3. 구름의 징검다리, 4. 시의 징검다리 로 구성 되었으며, 49편의 에세이가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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