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는 헬리콥터 엄마, 여섯 아이들, 그리고 스카프
한가을 글, 이수연 그림 / 엔블록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헬리콥터 엄마의 성향을 충분히 갖춘.. 그리고 그것을 감춘.. 무늬만 골디락 엄마!~

책을 읽으면서 난 어떤 엄마일까 생각해 보았다.

헬리콥터 부모들의 정신세계를 들여다 보면 불안정하고 나약하고 의존적인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단다.

어찌보면 그들의 자식에게 쏟는 사랑(?)이 정신적인 공허함을 메우기 위한 하나의 방법인지도 모른다.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그들의 나약한 정신세계를 고스란히 전수하고 있는 셈인 것이다.

 

얼마전 중간고사를 스스로 공부해서 성공(?)적으로 마친 큰딸이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싶다고 했다.

내심 약속이 깨지기를 기대하면서 알아서 결정하라고 했다.

영화가 끝나는 시간과 영어학원시간을 맞춰 보더니 집을 나갔다.

내딸이 나만 집에 두고 친구들에게로 가버렸다.

혼자 준비해서 치룬 시험에 대해 궁금한게 많았는데~~

 

딸이 나가고 혼자 남았는데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달아 오르더니 뭔가 갑갑하다.

불안하고 머리도 좀 아픈것 같고 손에 일도 잡히지 않고 누워도 편하지가 않았다.

딸에게 전화하고 싶었지만 영화관에 있을 시간이라 그만 두었다.

나의 정신이 한참 방황하고 있을 때 영어학원에 도착했다는 딸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끊고 난 후 난 제정신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내년이면 중학교에 가는 딸아이를 내맘대로 할 수 있었던 때가 있었다.

그땐 엄마의 손길을 당연하게 여기며 시키는대로 뭐든 다 받아들였었다.

그런데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자신의 생각을 내세우며 자꾸 내게서 벗어나려했다.

난 싫었다. 아이를 더욱 내안에 두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놓아(?) 주었다.

아이를 놓아 주고 나니 내 자신도 보이고 아이도 보였다.

 

지금의 딸아이는 자신의 스케줄을 관리할 줄 알고 친구문제도 스스로 해결한다.

내가 하는 일은 아이가 이야기할 때 들어 주고 속상한 일이 있으면 그저 공감해 주는 것을 한다.

공감만 해 줄 뿐 따로 특별히 조언을 해주는 일도 별로 없다.

그런데도 아이는 다음날이면 문제가 있었던 일을 해결하고 돌아온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참으로 힘든 날이 많았다. 운적도 있을만큼~~

 

아이의 성공을 원한다면 한 발 뒤로 물러나서 지켜볼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한 것 같다.

실수가 있더라도 그것을 경험하고 헤쳐나갈 수 있는 시간적여유를 아이에게 주는것이 더 큰 관심일 것이다.

아이가 편안한 상태에서 생각하는 시간들을 버려지는 시간이라 생각하며 아까워했던 적이 있다.

사실 그런 시간이야말로 아이의 생각을 키울 수 있고 아이를 크게 만든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선 아이를 지켜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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