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에 빠진 아이 상상도서관 (다림)
조르디 시에라 이 화브라 지음, 리키 블랑코 그림, 김정하 옮김 / 다림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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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바닥 어디에도 구멍은 없었다.

모든 것에 절망하고 자신의 존재조차도 부정하며 길을 걷던 마르크는 곧바로

땅속으로 스며들듯 빠져 버렸다.

양팔과 가슴 윗부분만을 제외하고 자신의 존재를 부정한 만큼..몸의 일부분이

땅속으로 빠져 버렸다.

늘상 다니던 길에 없던 구멍이 갑자기 왜 생겨났으며 다들 멀쩡한데 마르크만이

그 함정에 빠져버린 것일까?

 

구멍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마르크의 현실을 외면하고 귀찮아 하며 지나쳐 버린다.

만나는 사람마다 도움을 청하지만 그들은 버릇 없는 아이라고 생각하거나 그저 장난이나

놀이, 또는 시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절망에 가득찬 마르크에게 구멍에 빠졌냐며 다가오는 단 한사람이 있었다.

아무것도 가진것도 없고 가진것이 없어 잃을 것도 없는 거지였다.

그도 구멍에 빠진적이 있다며 "생각을 해, 얘야. 생각을."이란 말을 남겼다.

 

"구멍은 네가 지고 온 거야. 네 영혼에 붙여서. 네 마음 깊은 곳에 귀찮은 존재가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가득 했을 거야. 게다가 죄책감까지 느끼고 있었을 테고. 그러다

이 길을 지나가게 되었고, 한적한 이 길에서 어딘가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겠지.

생각을 해, 얘야. 생각을."

 

이해할 수 없는 거지의 말을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면서 마르크는 비로소 깨달을 수가 있었다.

사람들이 마르크의 진실을 외면했던 것처럼 마르크 역시 자신의 진실을 외면했던 것을~~

마르크에게 필요했던 것은 사람들의 도움이 아니라 스스로가 자신을 이기고 구멍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몸을 꽉 조였던 땅이 넓어 지면서 구멍에서 빠져나올 수가 있었다.

 

세상을 향해..자신의 문제를 향해..별거중인 부모를 향해..뛰어가는 마르크의 뒷모습은 이미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어 보였다.

이제 더이상 구멍을 붙이고 다닐 필요도 없고 함정에 다시 빠질 염려도 없다.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부딪혀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된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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