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서 살아간다는 것
사쿠라기 시노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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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부부가 되어 갑니다.

사유미와 노부요시는 사유미의 부모님의 반대에도 부부가 되었다.
노부요시에게는 홀로 남겨진 엄마가 있고
사유미에게는 냉정하고 차가운 엄마와 마냥 온화한 아빠가 있다.

노부요시는 변변한 직장이 없어 사유미가 이 가정의 주된 수입원이다.
넉넉치 않은 살림에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는 와중에 노부요시는 매주 월요일마다 노모와 병원을 다녀오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사유미는 사위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친정때문에 친정과 남편에게 모든 걸 편하게 터놓지 못 하는 생활을 한다.

너무 다른 엄마와 아빠는 잘 맞는지 의문이던 사유미에게 아빠는
"그 사람 곁에 있으면 마음이 편하단다. 다소 독하게 말할 때도 있지만 다른 속셈이라고는 전혀 없지 않느냐. 남의 의중을 떠보지 않으니 나처럼 소심한 사람과는 의외로 잘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지."(p 66)라고 한다.
연인이든 부부든 두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맞다는 생각도 들고
두 사람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남편을 먼저 저세상으로 떠나보내고 남겨지고 나중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지켜보던 며느리 사유미가
"어머니가 당신 나이도 잊어버리고 외출해도 집에 돌아오지 못하게 되더니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아버지와 둘이서 살았던 시절로 가 버리고 말았어요. 당신에게 가장 선명했던 시간으로, 마치 일을 마치고 집에 가는 것처럼 말이에요." (p 244) 라고 말하는 대목에선 또다른 부부의 인생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런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흘리지 않았던 눈물을 2년이 지난 후에 맘껏 흘리며 노부요시는 생각한다.
"지금 이 시기이기 때문에 이토록 눈물이 쉽게 나오는 것이다. 뭐든지 다 늦기 때문에 안심하고 기억해 낼 수 있는 것이 있다. 울어서 오늘을 씻어 낼 만큼 시간이 흘렀다." (p 248)

평범한 듯 소박하지만 편안하고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하루하루 보내는, 이제 막 부부의 길로 들어선 사유미와 노부요시.
그들을 둘러싼 여러 커플과 각자의 인생을 보고 있자니 다 내 얘기, 평범한 우리 인생같다.

둘이서 살아간다는 것,
둘이 서로를 알아가면서
오늘도 그렇게 부부가 되어가나보다.

잔잔하게 메시지 전달해주는 일본 소설 특유의 느낌이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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