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6
돌프 페르로엔 지음, 이옥용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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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천진난만한 소녀 마리아가 쓰는 일기,

순진한 소녀의 일기 속에서

소녀의 생일에 흑인 노예를 접시에 담아 선물하는 마리아의 아빠,

채찍을 갖고 또다른 인간을 마음대로 하는 사람들.

그 속에서 우리는 노예제도와 인종차별에 대한 온갖 야만적인 행태를 볼 수 있습니다.

마리아는 그게 나쁜 일인 줄도 모르고,

엄마와 아빠, 그리고 엄마 친구인 아줌마들이 하는 대로

노예 다루는 법을 똑같이 배우게 됩니다.

곤히 자는 자기를 깨웠다고, 채찍을 휘두르고 싶어지고,

말 잘 듣고, 마사지도 잘 하는 새로운 노예를 선물받게 되자,

자신의 노예를 팔아버리고,

또한 예쁜 노예를 사와 자신의 노리개로 삼는 마리아의 아빠나

질투심에 눈이 멀어 구두로 그 노예의 얼굴을 다치게 하는 엄마,

자신의 집 노예가 아이를 가지게 한 마리아가 좋아하는 루카스 오빠 등

주위 사람들은 서로에게는 착하고 순박하지만,

흑인 노예들에게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온갖 행동을 보이죠.

이런 모습은 도망간 노예가 채찍을 맞으며 비명을 질러대는 와중에,

마리아와 마리아의 엄마가 태연하게 밥을 먹는 장면에서 극에 달합니다.

 

 특히 이 작품의 특징은  이 이야기 안에서 노예제도의 문제점이나,

노예들을 측은히 여기는 인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독자에게 일종의 충격요법을 선사한다고 하는 이 작품은

우리가 바라는 해피엔딩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노예제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그런 악행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들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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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누구도 아닌 너에게 - 제142회 나오키상 수상작
시라이시 가즈후미 지음, 김해용 옮김 / 레드박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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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짝은 반드시 있다. 그러니까 적당히 타협하지 말고 끝까지 그 상대를 찾아라."

 

 

"다른 누구도 아닌 너에게"의 작가 시라이시 가즈후미가 나오키상 수상 인터뷰에서 한 말이예요.

가슴에 쿵 떨어지는 대사의 연애소설로 정평이 난 작가라고 해서 연애소설 좋아하는 아줌마이기에

많이 기대했었는데, 운명의 짝을 논하는 이 말 한마디에 이 작가의 소설을 읽기도 전에,

반해버리고 말았답니다.

 너무 사랑하는 우리 신랑이 있지만서도, 그래도 어딘가에 운명의 상대가 또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미심쩍은 의구심이 있었기에, 이 책의 소개글만 읽고도 연애 정보서가 아니라 소설일 뿐이지만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두가지 각 에피소드 속 주인공인

아키오와 미하루는 결국 운명의 짝을 찾지만 약간 늦은감이 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 "다른 누구도 아닌 너에게"에서

가장 좋은 상대를 발견했을 때는 이 사람이 틀림없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을 거라고 믿는 아키오.

첫번째 결혼을 실패하고, 추녀이지만 일은 열심히 하는 직장상사인 이혼녀 도카이 씨와 결혼하죠.

그녀에게서 항상 특이한 향이 나는 것 같고 그 향이 너무 포근하고 좋은 아키오는

그녀가 암으로 죽은 후에 그 향이 향수가 아니라 그녀 고유의 향이라는 것을 알게 되구요.

아키오가 발견한 가장 좋은 상대, 즉 운명의 짝은 도카이였던 증거가 바로 그 좋은 향기인 것이죠.

도카이 씨가 죽고 나서 그녀의 냄새가 사라질 것을 생각하니 그녀의 부재를 견딜 수 없어,

결국 아키오는 눈물을 흘리고, 운명의 짝을 만났지만 잃고서야 운명의 짝인지 알게 되는

서글픈 이야기입니다.

두번째 이야기 "둘도 없이 소중한 너에게"

두가지 에피소드의 제목이 모두 운명의 상대를 지칭하는 너무도 예쁜 말들인 것 같아요.

두번째 이야기에서 미하루는 약혼자가 있으면서도 나이가 많은 구로키 과장과 만납니다.

그 구로키 과장이 이혼하기 전까지는 불륜이었죠. (이부분이 조금 마음에 안 들기는 했지만)

약혼자와 결혼준비를 하면서도 계속 구로키 과장을 만나는 미하루,

미하루가 만난지 4년째 되던 생일날 갑자기 찾아간 구로키 과장의 맨션에서

자신의 생일케익을 발견하면서 그동안 매년 자신의 생일을 혼자서 준비했을 구로키 과장에 대해

생각하게 된 미하루, 결국 결혼식 전날 찾아가지만 이미 구로키는 떠난 후입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깨닫지만, 역시 사라지고 난 후라니...

왜 이렇게들 운명의 상대를 깨닫는 것은 어려울까요?

하지만 운명의 짝은 분명히 있다는 작가의 한 마디, 깨닫고서야 믿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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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에 어린이의 자리를 묻다 아동청소년문학도서관 7
황영숙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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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에 어린이의 자리를 묻다"
 

 뒤늦게 나이 서른의 나이에 아동, 청소년 문학에 관심을 가진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여러 작품들을 읽으면서 나 또한 비전문가로서 느껴지는 여러가지가 있었다.

그러한 문학작품들이 이야기의 짜임이나 구성, 소재 등 다양한 면에서 시대의 흐름과 맞는지,

또, 나같은 독자의 기호를 충족시키는지, 어떤 면에서이 작품의 매력이 부족한지 등등

느끼는 점이 많았다. 지은이의 말처럼 어린이, 청소년들은 정작 여러가지 시각에 대한 담론에 끼지 못하기 때문에

아동, 청소년 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관점으로 쓴 글들을,

읽을 뿐이다. 하지만 나같은 어른도 그 이야기들에 대해 원하는 바가 있고, 느껴지는 바가 있고,

또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으면 좋겠고, 어떤 방향으로 쓰여진 글이 나왔으면 좋겠고,

이런 기호가 있는데, 아이들이라고 생각이 없을까?

단, 이런 아동, 청소년 문학을 비평하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그 역할을 평론가로서 황영숙씨가 아동, 청소년 문학에 애정을 갖고 첫 비평집을 낸만큼 기대가 많았다.

 

청소년 소설에 나타난 정체성 탐색의 양상

소녀, 신드롬이 되다

판타지동화 창작방법론 고찰

현실주의 동화의 한계와 과제

현대 창작동화에 나타난 희극성과 비극성

단편동화, 현실주의를 넘어서

현덕의 유년동화에 나타난 현실 인식과 놀이 정신

디지털 시대에 책읽기를 말하다 (안소영의 '책만 보는 바보', 귀뒬의 '도서관에서 생긴 일')

사람과 자연, 화해와 공존의 길(신형건의 '콜라 마시는 북극곰)

돌아온 유년기, 그 골목길의 풍경(이준관의 '쑥쑥')

아이들에게 돌려줘야 할 어린 시절(황베이쟈의 '진링의 일류중학교 입학소동')

 

위의 차례로 각종 웹진이나 문예지 등에 쓰여진 작가의 칼럼을 한 데 모아놓은 비평집은

각 주제별로 비전문가로서 그 작품을 읽고 약간 만족스럽지 못한 면을 전문가인 작가가 뚜렷이 정의 내려주고,

잘 된 작품과 비교해주니 독자로서 읽기가 명확해진다. 하지만 나의 독서력이 부족해서일까...

비평해 놓은 책을 거의 읽은 후에 읽으면 더 좋을 듯 싶다. 각 주제별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해서

각각의 해당 아동,청소년 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뚜렷해지지만,

이 글들을 한 권으로 책으로 엮어놓으니 약간 산만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한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넘어가기를 반복하니 책을 읽을 때 약간 껄끄러워 술술 읽히지 않는 느낌이다.

각 주제들의 통일성만 찾는다면, 비평의 내용과 컨셉은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디지털 시대의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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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람을 잘 그려요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그리기 2
레이 깁슨 지음, 신형건 옮김, 아만다 발로우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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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동물을 잘 그려요"에 이은 두번째 시리즈

"난 사람을 잘 그려요"

워낙 그림에 소질 없는 엄마인지라, 우리 아들이 화이트보드에 뭐만 그려달라면 긴장한답니다.

그래서 더더욱이 절실했던 책들인데요,

"난 동물을 잘 그려요"를 보면서 아이와 함께 책 보고 그리면서,

'내가 그림에 소질이 있었나?' 하고 다시 생각해 본 계기가 될 만큼 아주 큰 효과를 봤기에,

은근히 동물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기대했더랬습니다.

 

 사람을 그리는 순서를 스케치부터 색칠까지 단계별로 빠짐없이 제시하여

그림을 못 그리거나 어떻게 그릴지 염두를 못 내는 아이들에게 참고가 되는 책이랍니다.

이 책이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단순히 주제에 대한 해당 삽화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감있게(?) 축구선수면, 축구선수의 배경까지 제시하여

아이가 꼭 똑같이 따라하지 않아도 '아, 이런 방법으로 그리면 좋겠구나.'하고

생각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치승이 엄마가 스키타러 가고 싶은 마음에 치승이에게 스키타는 사람을 그려주었어요.

엄청 솜씨가 없어서 책보다 약간 못하지만 그래도 비슷하죠?

치승이는 엄마의 스케치에 색칠하는 역할을 맡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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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바꿔 먹기 -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다문화 그림책 I LOVE 그림책
라니아 알 압둘라 왕비 글, 트리샤 투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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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새로운 것이나 외국 것 또는 이상한 것과 마주쳤을 때, 곧잘 성급한 판단을 내리곤 한다.

하지만 우리가 서로를 알려고 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 하고,

다른 관점의 생각을 귀 기울여 듣고자 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우리는 누군가와 우리 자신에 대해서 소중한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는 라니아 왕비의 말처럼

아이들은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편견의 허물을 벗어던지는 법,

자신의 속한 사회의 문화를 바로 알고 자신감을 갖는 법,

‘나’와 ‘너’를 각각 동떨어진 개념이 아니라

서로 조화롭게 어울려 살아가야 할 ‘우리’로 바라보는 법을 깨닫게 된다.
[출처] 샌드위치 바꿔 먹기 (푸른책들 보물창고)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학교 현장에서도 다문화 교육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일고 있다.

하지만, 피부색이 전혀 다르지 않은, 어머니가 중국인인 학생이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은 경우를 보면서,

"샌드위치 바꿔먹기"와 같은 다문화에 대한 자연스러운 이해를 간접 체득할 수 있는 책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껴왔었다. 이 책은 굳이 피부색을 들먹이지 않고서라도, 샌드위치로 문화가 다른 아이들의

갈등과 그 갈등을 아이들만의 방식으로 해소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의 공동저자 요르단 왕비 라니아 알 압둘라는 유니세프 어린이를 위한 명예 글로벌 홍보대사와

UN의 소녀 교육 이니셔티브 명예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어린이 교육에 대해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친구와 서로 다른 맛과 모양을 지닌 샌드위치를 바꿔 먹으면서 문화의 차이를 받아들이게 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이야기를 탄생시킨 그녀는 "우리"로 바라보며 편견을 없애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알려준다.   

 

 그림그리기, 그네타기, 줄넘기 하기를 같이하는 셀마와 릴리는 요즘말로 절친(절친한 친구)이다.

이 두 소녀는 점심을 함께 먹는데, 셀마는 후무스 샌드위치를 먹고, 릴리는 땅콩버터 잼 샌드위치를 먹는다.

아무 문제 없을 것 같지만, 둘은 서로의 샌드위치를 보면서 괴상하고, 역겹게 생겼다고 생각한다.

마침내 릴리가 그 생각을 담아놓지 못하고 꺼내놓으면서 둘은 싸우게 되고,

다음 날 학교에 후무스 샌드위치와 땅콩버터 잼 샌드위치 이야기가 퍼져 나가면서

점심시간에 학생들은 땅콩버터 대 후무스 편으로 나뉘어 앉고 ,

결국엔 샌드위치와 온갖 음식들을 다 던지면서 싸우게 된다.

둘은 식당청소 후 교장실로 불려 가게 되고, 서로 창피한 마음에 부끄러워한다.

그 다음날, 릴리는 셀마에게 샌드위치를 한 입 먹어보라고 제안하고 서로 바꾸어 먹기로 한다.

서로의 샌드위치를 먹어 본 두 아이들은 서로 맛있다고 감탄한다.

그리고선 둘은 교장 선생님을 찾아가 다양한 문화의 음식을 나눠먹자는 특별한 전교행사를 제안한다.

 

 셀마와 릴리처럼 친한 친구들도 다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을 빚는데,

피부색이 다른, 낯선 친구들을 보면 상대적으로 다수인 우리들과 반대로 소수인 그들을 보며,

편견을 갖고 대하는 것 같다. 거기에 더더욱이 의사소통까지 원활하지 않다면

고학년에서는 왕따의 대상으로 여기는 세태를 보며,

이 책의 샌드위치처럼 피부색이나 문화가 다르다는 것은 누가 우월하고 열등한 문제가 아니라,

맛은 있었지만 모양이 다를 뿐인 것처럼, 단순히 잘못된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게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관건이라는 데에 아이를 교육함에 있어서 많은 관심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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