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0년 6월
평점 :
일시품절


2014년 7일간 그리스 여행을 했다. 가져갔던 책이 성경과 그리스 로마 신화였다. 히브라이즘과 헬레니즘은 유럽문명의 두 가지 기둥이다. 하지만 그것을 염두하고 가지고 간 것은 아니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하여는 혼란스럽고 부담이 되었다. 책도 잘 읽혀지지를 않았다. 그런데 이윤기의 신화를 해석하는 12가지 열쇠가 어찌나 재미있었던지, 이동하는 버스안에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었고, 신화의 세계가 열리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가 이토록 재미있을 수 있구나 감탄했다.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이 신화의 세계가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는 놀라운 상상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서양문명과 역사 그리고 예술을 보는 눈이 열리는 것이었다. 여행에는 아는 만큼 듣고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여행중 보통 피곤해서 이동중에 잠을 자게 되는데,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신들의 계보를 이해하는 것이 열쇠이다. 우라노스(하늘의 신)과 가이아(대지의 신)사이에 12신이 태어났다. 그 가운데 넷째가 크로노스(시간의 신)이다. 제우스를 비롯한 올림푸스 산의 12신은 모두 이 크로노스의 후예들이다. 제우스, 헤라, 하데스, 포세이돈, 헤스티아, 데메테르, 아폴론, 아르테미스, 헤파이스토스, 아테나, 헤르메스, 아레스가 올림푸스 산의 12신이다. 신들의 전쟁이 있었다. 타이탄과 제우스 신들과의 '세대교체' 전쟁이다. 제우스가 혼돈을 질서잡고, 삼권을 분립한다. 제우스가 크로노스의 막내 6번째이지만, 제일 맏형이 된 기괴한 사연을 이해해야 한다. 삼권분립이란? 제우스가 하늘과 땅을, 포세이돈이 바다를, 하데스가 지하세계를 담당하는 것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대표적인 이야기들을 들자면, 1. 테세우스가 미노스왕의 공주 아드리아드네의 도움(실타래)으로 크레타의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한 이야기, 2. 에로스와 프쉬케의 사랑이야기, 3. 아폴론과 다프네의 짝사랑 이야기, 3. 태양의 신 헬리오스와 그 아들 피에톤의 비극적인 부자간의 사랑이야기, 4.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탄생과 헤파이스토스와 결혼 이야기와 '음탕한 사랑이야기' 등. 무궁무진한 상상력 속에서 감탄이 절로 나오는 것을 경험했다.

 

제우스 신전이 있는 올림피아의 고대올림픽 경기장과 파르나쏘스 산의 델피 신전의 아폴론 신전을 방문했는데, 특이한 것은 올림피아에스는 우승자에게 올리브관을, 델피 신전의 체육관에서는 월계관을 씌워주는 차이가 있었다. 왜냐하면, 델피에는 아폴론 신전이 있고, 아폴론이 짝사랑했으나 월계관으로 변신한 다프네 이야기가 얽혀 있었기 때문이다.

 

무한한 상상력 앞에서 도덕과 윤리를 초월하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관계들의 현실이 펼쳐지게 된다. 피에톤이 아버지 헬리오스의 태양마차를 타면서 고대에서 하늘의 별자리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가 뜨고 지는 것을 어떻게 이해했는지에 대한 놀라운 상상력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죽음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볼 수 있었다. 하데스에 다녀온 프쉬게, 헬라클레스 등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이윤기씨는 자전거타기를 배우는 심정으로 본인의 안내를 따라가라고 해서, 두렵지만 신화라는 자전거 타기에 올랐다. 신화를 배우는 것은 너무도 놀랍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신화라는 미궁에 갇혀서 헤멜까봐 두려워했는데, 이윤기씨의 안내가 아드리아드네의 실타래가 되어서 신화의 세계도 열리고, 유럽의 조각과 미술도 이해하는 안목이 생기고, 인간의 삶의 현실과 심리 등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겼다. 뒤늦은 나이지만 너무도 행복했다. 이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좀 더 자세히 읽고, 플루타르크의 영웅전 등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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