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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눈물
김정현 지음 / 문이당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구입하면서 난 내 아버지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 책이 내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작가가 50대의 나이이고, 또 그가 걸어온 궤적도 나의 아버지 같다기보다는 오히려 나의 선배벌 되기 때문이다.
난 이 소설에서 나를 위로하게 되었다. 40대 중반. 자녀를 부양하기에 무능력함을 느끼곤 하는 아버지. 그 아버지는 외롭다. 아내와 자녀들이 다 이해해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소설속의 아버지 흥기는 주식에 회삿공금을 썼다가 이제 친구가 그랬듯이 막다른 길-세상을 하직하는 길-에 손을 댄다.
세상을 하직할 정도로 세상은 힘든 것 같다. 그런데 세상을 하직하려고 하니, 막상 아내가 더욱 사랑스럽고, 더 잘 해주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어머니만큼 큰 존재인 흥기의 누님은 이를 눈치채고, 흥기를 더욱 간절하게 붙들고 말린다.
이 소설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큰 아들 상인이가 같은 과 친구 수경이와 여행을 떠나면서, 미래를 계획하는 모습이었다. 여행 마지막날 깡패들이 나타났을 때 수경을 보호하려다가 병원에 입원했던 상인의 모습은 늠름한 청년의 모습이었다. 아버지 흥기는 바로 이 대목에서 아들이 더욱 대견스럽다. '그럼 그렇지. 아들 안에 있는 내면의 힘을 인정해야지. 그리고 아들이 독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지.' 나는 공감하게 되었다.
흥기에게 일확천금을 잡을 기회가 왔다. 회사 기밀을 탐내는 경쟁회사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그 기밀을 파는 것이다. 그러나 영혼을 파는 일을 거부하고 비행장에서 경찰에게 자수한다. 비록 감옥에 같으나, 그의 가정은 다시금 남편과 아버지를 용납하고 가정이 회복되는 이야기이다.
치유적이다. 동질감을 느낀다. 버거운 삶에 위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