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이 되면서 이야기가 끝났다.모두 해방의 소식에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지만 난 끝난 게 아쉬워서 울컥했다.이렇게 중요한 해방의 이야기를 딱 한 장으로 쓰고 끝내버리는 스타일이 박경리답다는 생각을 했다.10개월을 함께 했는데 그냥 이렇게 끝이라고?사실 20권을 읽으면서는 남은 페이지가 줄어들수록..아직 궁금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은데 왜 이렇게 몇 장 남지 않은 건지 불안했다. 더 읽어야 하는데 여기서 이별이라니ㅠㅜ그런데 생각해 보면 해방은 그렇게 갑작스럽게 왔다.명희가 해도사에게 전한 거금 오천원을 어떻게 쓸지 준비한 것들을 펼쳐내기도 전에,서희가 환국을 따라 서울에 가야겠다고 마음먹고는 행하기도 전에..'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강물은 아랑곳없이 흐르고 있었다. 멈추지 않고 흐르고 있었다.'라는 부분이 깊게 와닿았다.10개월간 함께 한 토지의 인물들은 마치 살아있는 듯 생생하게 다가왔다.그래서인지 책은 끝났지만 그들의 삶은 내 안에서 계속된다는 느낌이 든다.20권의 마지막에서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이범호와 몽치의 대립, 염탐꾼 개동이를 몽둥이로 때려죽인 평사리 사람들의 모습이 교차된다.해방의 기쁨도 잠시 사상의 차이로 더욱 치열해질 그들의 삶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