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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4 - 박경리 대하소설, 4부 2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평점 :
세대갈등으로 이어지는 사회적 문제.
아버지 길장의 출소를 앞두고 둘째 윤국은 어머니 서희에게 신분 이야기를 하며 분노를 터뜨렸다.
천민 출신 독립운동가의 아들이면서 땅 많은 양반집 아들이라는 혼란 속에 정체성을 찾기 어려워하고 있다.
반쪼가리 양반, 반쪼가리 천민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신분과 관계없이 윤국은 아버지의 뒤를 따라 걷고 싶은 것 같다.
김범석이 농민의 일차 대결 상대가 지주라고 한 말, 지주가 땅을 내놓아야 한다는 말도 혼란을 더하고 있다.
두만이네 집도 시끄럽다.
전통적인 장손의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꿈꾸는 두만에게 이평은 땅과 제사를 기성댁에게 물려주겠다는 선언을 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일본의 편에 서는 일도 서슴지 않는 아들에게 자신의 노후와 제사를 맡길 수 없다는 부모와 지금까지 잘 살아온 것에 대한 자신의 공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두만 사이의 갈등이다.
결국 가운데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기성댁만 두만이에게 폭력을 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다.
참한 며느리가 무슨 죄라고 도대체... ㅠ.ㅜ
조용하, 조찬하, 오가타, 유인실이 일본과 조선을 비교하며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이 많았다.
현실에서 도피하듯 일본 여자와 결혼한 조찬하와 진심으로 조선 여자를 사랑하는 오가타의 선택이 비교되기도 한다.
물론 둘다 진정한 사랑을 찾고 싶어하는 마음은 같으나 어떤 선택이 더 좋은 선택인지는 비교할 수가 없다.
국적이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해서 상대방의의 나라까지 사랑하게 되는 것인지도 분명하지가 않다.
그래서 인실은 오히려 일본의 혐오스러운 모습들을 이야기하며 오가타의 사랑을 흔들어 놓으려는 것 같다.
물론 자신의 흔들리는 마음도 바로 잡기 위해서.
9장에서 은실이 일본과 조선의 예술, 노래, 국민성, 신앙에 대해 치열하게 논쟁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14권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전쟁을 할지, 말지에 큰 영향을 받을 조선의 혼란스러운 시대상황에 대한 걱정이 대화에 담겨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