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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8 - 박경리 대하소설, 2부 4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8권에서는 공노인이 생각해도 책 속의 기가찬 인물들이라고 여길만큼 기가찬 각자의 인생들이 계속된다.
그런데 드라마로 치면 하이라이트일 것 같은 부분들이 묘사되지 않고 대화로 넘어가는 ㅎㅎ
쿨하신 작가님.
길상과 두수의 만남, 조준구에게 복수하는 장면, 석이의 활약 등 내가 기대했던 장면들이 몇 년이 흐른 뒤 회고의 장면으로 패스된다. ㄷㄷ
시간이 흐를 수록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사람들의 열망과 고민이 표출되고 있다.
길상도 독립운동을 할 마음을 먹은 것 같은데..
길상이 서희에게 김환의 정체를 말해주기 위해 같이 나가서 강가 횟집에 가자고 한다.
서희는 술집에 어떻게 가냐고 하지만 길상은 남편하고 가는데 누가 뭐라하냐며, 오늘 밤엔 최참판댁 손녀가 아니라 자신의 아내라며 손까지 잡는다.
이제서야 길상이 서희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구나 싶었다.
그동안 신분의 차이에서 오는 거리감을 극복하고 진심을 표현했지만 곧 그는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떠나야했다.
이러한 결심은 오히려 서희에게 가졌던 자격지심을 내려놓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다.
서희도 이제 길상을 원망하며 울었던 시간들을 떨쳐내었을까.
부부지만 먹는 모습조차 제대로 쳐다본 적이 없는 내외하는 부부사이였다.
이제 길상없이 조국으로 떠나는 서희의 앞날이 걱정된다.
또다시 홀로서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