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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평점 :
생동감 넘치는 배경 묘사와 섬세하고 절제된 심리가 돋보이는 소설 <맡겨진 소녀>
104페이지의 짧은 분량이지만 마지막 장면과 소설의 서정적인 분위기가 큰 여운을 남긴다.
한 소녀는 경제적으로 여의치 않은 데다 어머니가 출산을 앞두고 있어 먼 친척, 킨셀라 부부에게 맡겨진다.
킨셀라 부부의 다정한 보살핌을 받으며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가족의 사랑을 느낀다.
찬란하고 황금빛 가득한 여름, 낯선 환경 속에서 따스함을 느끼며 성장하던 소녀의 찰나의 순간은 끝이 난다.
원래의 가정으로 돌아갈 날이 다가온 것이다.
"아무 일도 없었어요." 다른 사람도 아닌 엄마가 묻고 있지만 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절대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만큼 충분히 배웠고, 충분히 자랐다. 입을 다물기 딱 좋은 기회다.(p.96)
소설 전반적인 부분에서 침묵의 강렬한 힘이 등장한다.
때로는 입을 다무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며, 그 기회를 놓쳐서 후회할 수 있다는 침묵의 의미는 강력하다.
특히 킨셀라 부부와 함께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주는 울림이 컸다.
@dasanbooks 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