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우주난민특별대책위원회
제재영 지음 / 마인드마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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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국우주난민 특별대책 위원회... 제목에서 짐작되듯 SF 소설입니다. 다소 특이한 이력의 제재영 작가의 작품이죠. 사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이고 저 또한 처음 접하게 된 소설가입니다. SF 작품을 대체적으로 재미있게 읽는 편이지만 다소 두툼한 이 책은 처음부터 살짝 경계(?)가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생동감 있고 위트 있는 문체로 가득 한 이 소설은 어찌 보면 연작 소설의 형태를 띕니다. 한국에 비밀리에 숨어 살게 된 우주인들, 그리고 이들을 관리하고 때론 단속해야 하는 K 공무원 들의 애환(?)을 상당히 재미있게 그려냈습니다. 한국판 맨인블랙이라고 해야 하겠네요.

그렇다고 우주인들이 인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고를 치고 다니는 것도 아닙니다. 때로 마네킹이나 사물, 심지어 달걀 같은 것에 빙의(교착)하여 인간들을 놀라게 해주는 것 정도가 이들이 치는 나름 심각한 사고입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러 달려가고 뒷처리까지 나름 말끔하게 끝내는 것이 한국우주난민 특별대책위원회(한우대)의 역할인데 오버 테크놀로지 도구들을 가지고 생각보다 훨씬 어렵게 마무리하는 것이 이들의 특기라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은 한우대에 가장 늦게 합류한 막내 공무원의 시선으로 진행되는데 평소엔 한가하고 늘 무기력해 보이던 선배들이 사건에 봉착하면 나름의 민첩함과 임기응변을 발휘하는 모습에 번번히 놀라는 상황으로 전개됩니다. 어찌 보면 우리네 흔히 보이는 공무원 들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단지 그 대상이 민원인이 아닌 우주인으로 바뀌었을 뿐이죠..


SF 소설이고 황당한 사건 전개가 이어지지만 배경이 한국인데다가 한우대 소속원 들의 모습이 너무나 현실적이라 이 소설 또한 은근히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진짜로 한국에 외계인들이 거주한다면 이런 일이 발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읽는 재미가 뛰어난 소설입니다. 보면서 키득키득하게 만드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작가분의 다음 작품 또한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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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사담회 02 : 아는 사람 모르는 이야기 인물사담회 2
EBS <인물사담회> 제작팀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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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물사담회 2권째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EBS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코너인데 여기서 다룬 인물 들을 책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된 기획물입니다. 이번에도 다양한 국적의 8명의 인물 들이 소개되었습니다.

오펜하이머, 스티브잡스, 오드리 헵번, 나이팅게일, 히치콕, 나폴레옹, 암스트롱에다가 국내 인물로는 최초로 시인 이상이 선정되었습니다. 이들의 이름 자체를 모르는 분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로 유명인사 들입니다.

그렇지만 이 책의 장점은 이들의 유명세뿐 아니라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뒷이야기까지 풀어간다는 점에 있습니다.

사실 나이팅게일의 사진은 이번에 처음 본 듯 합니다. 거의 재벌에 가까운 귀족 가문의 딸이었던데다가 수학 분야에 비상했던 인물이라는 점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새로 알게 된 사실입니다. 오드리 헵번이 어린 시절 2차 대전을 정면으로 겪으면서 이후 전쟁물이나 폭력성이 짙은 영화엔 출연을 거부했다는 사실도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대개는 공과가 함께 하는 것이 모든 위인의 공통점이기에 단순히 이들의 공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 결점이나 실패 또한 함께 언급된다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의의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역사 속 인물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그들의 명성에 끌리기도 하지만 그들 또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었고 비슷한 고민을 가진 이들이었다는 점을 보기 위해서이기도 하죠.

시대를 앞서가는 모던보이에다가 천재작가로만 알려졌던 '이상'이 그 누구보다도 불행한 삶과 사랑을 했다는 사실은 안타깝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묘한 위안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가 가진 천재성이 나에겐 없지만 최소한 그보다는 오래 살고 있구 가정도 이뤘구나...라는 안도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쨌든 역사 속 위인들의 색다른 면을 접한다는 것은 늘 즐거운 일입니다.. 이어 나올 3권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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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독 이기원 디스토피아 트릴로지
이기원 지음 / 마인드마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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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기원 작가의 소설 쥐독... 말 그대로 쥐를 가둬두는 독을 이야기합니다. 독 안에 쥐 여러마리를 가둔 채 먹이 주는 것을 중단하면 서로 잡아먹기 시작하고 최후엔 한마리만 남습니다. 그 남은 한마리를 다시 풀어 놓으면 집 안의 모든 쥐를 그 넘이 잡아먹고 다니게 됩니다. 이미 동족의 살을 먹는데 거부감이 없어진데다 살아남느라 포악한 성격만이 남게 된 덕분이죠..

21세기 중반, 전 세계는 새로운 전염병의 출몰로 아포칼립스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은 대도시는 대한민국의 서울.. 그러나 핵심 기업체들의 모임인 전기련이 모든 부와 권력을 독점하게 되고 일반인 대다수는 그들의 착취와 억압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되죠..


이런 착취 계층 구조에서조차 밀려난 이들이 자리잡게 된 곳이 지금의 강남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쥐독' 구역입니다. 2구역의 평범한 노동자였던 민준이 어느 날 쥐독으로 탈출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죠. 그와 지식인 태일을 중심으로 거대한 항쟁의 물결이 일기 시작합니다.

기득권에 대항하는 하위 계층의 흔한 투쟁물 정도로 볼 소설이 아닙니다. 이 소설의 상위 2%는 착복식이라는 의식을 통해 새로운 육체로의 순환이 가능합니다. 즉, 죽음 자체를 극복한 것이죠. 죽음이란 것이 사라진 이상 더 이상 이를 미끼로 인간을 홀리는 신이란 존재도 여기선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득권 스스로가 신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런 시스템을 파괴하는 것은 단순한 권리 찾기 투쟁으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이미 신이 되어 200년 가까이 살아온 그들에게 죽음이란 것을 부여해주어야만 진정한 평등이 실현되는 것이겠죠..


소재가 소재인만큼 굉장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SF 소설입니다.

늘상 견고해만 보이는 기득권 세상이지만 분명 자체 모순이 존재하고, 그들이 쌓아온 철옹성은 수많은 피압박 계층의 피와 눈물이 서려있기 마련입니다. 작금의 우리 지도자조차 스스로 자폭해버린거나 마찬가지지만 이를 가능케한 것은 그의 무능력과 불공정함에 분노한 국민들의 꾸준한 항거였다고 봅니다.. 읽는 내내 지금의 현실이 오버랩 되면서 더욱 의미심장하게 읽었던 소설 '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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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수명
루하서 지음 / 델피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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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하서.. 아마도 필명이겠지만 독특한 이름이라 기억해 두었던 작가입니다. 예전 '밤이슬수집사, 묘연'이라는 판타지 소설로 접했던 작가이죠. 이번에 새로 발표한 타인의 수명은 역시나 판타지 성격이 물씬 풍겨나는 SF소설입니다.

근미래의 어느날 모든 국민에게 수명측정기가 보급됩니다. 정확도는 연 기준으로 친다면 거의 100프로... 물론 본인의 건강 관리 노력에 따라 예상 수명은 항상 바뀝니다. 또한 가족에 한해 자신의 남은 수명을 나눠줄 수도 있는 세상이 옵니다.

주인공 도훈은 대략 70대 중반 정도의 측정 수명을 부여받으며 나름 건강관리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어느날 절친이었던 정우의 수명이 몇개월 남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게 됩니다. 당연히 가족 관계가 아니었던 도훈은 자신의 수명을 나눠 줄 수 없었고 자신의 가족들에게도 외면 받은 정우는 곧 세상을 떠나고 말죠.

그리고 찾아온 자신의 전 애인 세희... 그녀로 인해 향후 십여 년 이상 도훈은 처절한 운명의 수레바퀴에 휘말리게 됩니다.

잔여 수명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기계가 있다는 전제는 물론이거니와, 수명을 다른 이에게 생애 단 한번 나눌 수 있다는 설정이 흥미를 더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수명 나눔이 이래저래 꼬이면서 점점 곤경에 처하게 된 도훈, 세희와 사이에서 얻은 딸 은유를 어떻게든 살리고자 그의 노력 등등이 잘 짜여진 서사 속에서 소설의 재미를 더합니다.

결말부 반전 및 이후의 훈훈한 마무리 또한 작가의 전작과도 어느 정도 일치하는 듯 합니다.


인간의 수명은 하늘이 정한다고 합니다. 정확하게는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유전자가 정하는 것이겠네요. 어쨌든 장생을 누리고 싶은 것은 모든 인간의 공통적인 욕망입니다. 타인의 수명을 받아온다는 것? 아마도 현실에선 영원히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이 소설 속에서는 마음껏 그 불가능함을 가능으로 누릴 수 있어서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필명만큼이나 특색 있는 소설이었고 작가의 차기작 또한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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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는 척하기 - 잡학으로 가까워지는
박정석 지음 / 반석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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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 작가의 '일본 아는 척 하기'는 '잡학으로 가까워지는' 이라는 제목 앞 수식어처럼 편안하고 쉽게 일본을 이해할 수 있는 책입니다. 특정 분야를 깊게 파고들거나 어떤 주류 테마가 정해진 책이 결코 아닙니다. 작가가 30년 이상을 일본에서 거주하며, 심지어 결혼까지도 일본인과 한 상황에서 그가 살아오며 느껴왔던 일본 잡지식의 망라 편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당연히 작가는 한국인이지만 이젠 한국보다는 일본이란 나라가 더욱 익숙해진 상황이 아닐까요... 한국인의 정체성, 자긍심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적, 지리적 익숙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목차만 훑어보더라도 흥미가 팍팍 느껴집니다. 그리고 읽어 가면서 어려운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일본에 대해 전혀 사전 지식이 없더라도 작가가 풀어 놓는 썰을 그냥 읽어 내려가기만 하면 아, 일본이란 나라는 이런 나라이구나... 우리와지리적으론 가까운 나라이지만 전혀 다른 문화적 성격을 가지고 살아온 나라이구나...라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늘상 이야기 해오던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것이 팍 실감이 납니다.

개인적으론 일본을 수십번 다녀오면서도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지식을 쌓을 수 있어 좋은 독서 체험이었습니다.

물론 작가가 일본에 대한 잡학만을 풀어 놓은 것은 아닙니다. 현재 반일, 혐한으로 나뉘어진 양국 관계에 대한 진심 어린 우려와 충고부터 시작해 어쩔 수 없이 일본에 정착해야 했던 최소 수십 만이 넘는 재일동포 들의 애처로웠던 삶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일본이란 나라는 우리에게 애정의 대상인 국가는 결코 아닙니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이 연간 800만 명에 달한다지만 때때로 일본 우익이 벌이는 국수적인 행태에 우리는 종종 분노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극단적인 '반일' 또한 우리가 도달해야 할 결론은 아니라는 건 그간의 한일 관계에서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때론 일본에 대한 몰이해나 분노가 일본의 문화나 일본인 들이 살아온 환경 자체를 모른다는 것에서 시작하기도 합니다. 이 책은 그런 간극을 없애고자 노력하는 저서라는 것이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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