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사담회 02 : 아는 사람 모르는 이야기 인물사담회 2
EBS <인물사담회> 제작팀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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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물사담회 2권째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EBS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코너인데 여기서 다룬 인물 들을 책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된 기획물입니다. 이번에도 다양한 국적의 8명의 인물 들이 소개되었습니다.

오펜하이머, 스티브잡스, 오드리 헵번, 나이팅게일, 히치콕, 나폴레옹, 암스트롱에다가 국내 인물로는 최초로 시인 이상이 선정되었습니다. 이들의 이름 자체를 모르는 분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로 유명인사 들입니다.

그렇지만 이 책의 장점은 이들의 유명세뿐 아니라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뒷이야기까지 풀어간다는 점에 있습니다.

사실 나이팅게일의 사진은 이번에 처음 본 듯 합니다. 거의 재벌에 가까운 귀족 가문의 딸이었던데다가 수학 분야에 비상했던 인물이라는 점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새로 알게 된 사실입니다. 오드리 헵번이 어린 시절 2차 대전을 정면으로 겪으면서 이후 전쟁물이나 폭력성이 짙은 영화엔 출연을 거부했다는 사실도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대개는 공과가 함께 하는 것이 모든 위인의 공통점이기에 단순히 이들의 공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 결점이나 실패 또한 함께 언급된다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의의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역사 속 인물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그들의 명성에 끌리기도 하지만 그들 또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었고 비슷한 고민을 가진 이들이었다는 점을 보기 위해서이기도 하죠.

시대를 앞서가는 모던보이에다가 천재작가로만 알려졌던 '이상'이 그 누구보다도 불행한 삶과 사랑을 했다는 사실은 안타깝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묘한 위안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가 가진 천재성이 나에겐 없지만 최소한 그보다는 오래 살고 있구 가정도 이뤘구나...라는 안도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쨌든 역사 속 위인들의 색다른 면을 접한다는 것은 늘 즐거운 일입니다.. 이어 나올 3권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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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독
이기원 지음 / 마인드마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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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 작가의 소설 쥐독... 말 그대로 쥐를 가둬두는 독을 이야기합니다. 독 안에 쥐 여러마리를 가둔 채 먹이 주는 것을 중단하면 서로 잡아먹기 시작하고 최후엔 한마리만 남습니다. 그 남은 한마리를 다시 풀어 놓으면 집 안의 모든 쥐를 그 넘이 잡아먹고 다니게 됩니다. 이미 동족의 살을 먹는데 거부감이 없어진데다 살아남느라 포악한 성격만이 남게 된 덕분이죠..

21세기 중반, 전 세계는 새로운 전염병의 출몰로 아포칼립스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은 대도시는 대한민국의 서울.. 그러나 핵심 기업체들의 모임인 전기련이 모든 부와 권력을 독점하게 되고 일반인 대다수는 그들의 착취와 억압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되죠..


이런 착취 계층 구조에서조차 밀려난 이들이 자리잡게 된 곳이 지금의 강남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쥐독' 구역입니다. 2구역의 평범한 노동자였던 민준이 어느 날 쥐독으로 탈출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죠. 그와 지식인 태일을 중심으로 거대한 항쟁의 물결이 일기 시작합니다.

기득권에 대항하는 하위 계층의 흔한 투쟁물 정도로 볼 소설이 아닙니다. 이 소설의 상위 2%는 착복식이라는 의식을 통해 새로운 육체로의 순환이 가능합니다. 즉, 죽음 자체를 극복한 것이죠. 죽음이란 것이 사라진 이상 더 이상 이를 미끼로 인간을 홀리는 신이란 존재도 여기선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득권 스스로가 신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런 시스템을 파괴하는 것은 단순한 권리 찾기 투쟁으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이미 신이 되어 200년 가까이 살아온 그들에게 죽음이란 것을 부여해주어야만 진정한 평등이 실현되는 것이겠죠..


소재가 소재인만큼 굉장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SF 소설입니다.

늘상 견고해만 보이는 기득권 세상이지만 분명 자체 모순이 존재하고, 그들이 쌓아온 철옹성은 수많은 피압박 계층의 피와 눈물이 서려있기 마련입니다. 작금의 우리 지도자조차 스스로 자폭해버린거나 마찬가지지만 이를 가능케한 것은 그의 무능력과 불공정함에 분노한 국민들의 꾸준한 항거였다고 봅니다.. 읽는 내내 지금의 현실이 오버랩 되면서 더욱 의미심장하게 읽었던 소설 '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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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수명
루하서 지음 / 델피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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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하서.. 아마도 필명이겠지만 독특한 이름이라 기억해 두었던 작가입니다. 예전 '밤이슬수집사, 묘연'이라는 판타지 소설로 접했던 작가이죠. 이번에 새로 발표한 타인의 수명은 역시나 판타지 성격이 물씬 풍겨나는 SF소설입니다.

근미래의 어느날 모든 국민에게 수명측정기가 보급됩니다. 정확도는 연 기준으로 친다면 거의 100프로... 물론 본인의 건강 관리 노력에 따라 예상 수명은 항상 바뀝니다. 또한 가족에 한해 자신의 남은 수명을 나눠줄 수도 있는 세상이 옵니다.

주인공 도훈은 대략 70대 중반 정도의 측정 수명을 부여받으며 나름 건강관리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어느날 절친이었던 정우의 수명이 몇개월 남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게 됩니다. 당연히 가족 관계가 아니었던 도훈은 자신의 수명을 나눠 줄 수 없었고 자신의 가족들에게도 외면 받은 정우는 곧 세상을 떠나고 말죠.

그리고 찾아온 자신의 전 애인 세희... 그녀로 인해 향후 십여 년 이상 도훈은 처절한 운명의 수레바퀴에 휘말리게 됩니다.

잔여 수명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기계가 있다는 전제는 물론이거니와, 수명을 다른 이에게 생애 단 한번 나눌 수 있다는 설정이 흥미를 더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수명 나눔이 이래저래 꼬이면서 점점 곤경에 처하게 된 도훈, 세희와 사이에서 얻은 딸 은유를 어떻게든 살리고자 그의 노력 등등이 잘 짜여진 서사 속에서 소설의 재미를 더합니다.

결말부 반전 및 이후의 훈훈한 마무리 또한 작가의 전작과도 어느 정도 일치하는 듯 합니다.


인간의 수명은 하늘이 정한다고 합니다. 정확하게는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유전자가 정하는 것이겠네요. 어쨌든 장생을 누리고 싶은 것은 모든 인간의 공통적인 욕망입니다. 타인의 수명을 받아온다는 것? 아마도 현실에선 영원히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이 소설 속에서는 마음껏 그 불가능함을 가능으로 누릴 수 있어서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필명만큼이나 특색 있는 소설이었고 작가의 차기작 또한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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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는 척하기 - 잡학으로 가까워지는
박정석 지음 / 반석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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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박정석 작가의 '일본 아는 척 하기'는 '잡학으로 가까워지는' 이라는 제목 앞 수식어처럼 편안하고 쉽게 일본을 이해할 수 있는 책입니다. 특정 분야를 깊게 파고들거나 어떤 주류 테마가 정해진 책이 결코 아닙니다. 작가가 30년 이상을 일본에서 거주하며, 심지어 결혼까지도 일본인과 한 상황에서 그가 살아오며 느껴왔던 일본 잡지식의 망라 편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당연히 작가는 한국인이지만 이젠 한국보다는 일본이란 나라가 더욱 익숙해진 상황이 아닐까요... 한국인의 정체성, 자긍심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적, 지리적 익숙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목차만 훑어보더라도 흥미가 팍팍 느껴집니다. 그리고 읽어 가면서 어려운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일본에 대해 전혀 사전 지식이 없더라도 작가가 풀어 놓는 썰을 그냥 읽어 내려가기만 하면 아, 일본이란 나라는 이런 나라이구나... 우리와지리적으론 가까운 나라이지만 전혀 다른 문화적 성격을 가지고 살아온 나라이구나...라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늘상 이야기 해오던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것이 팍 실감이 납니다.

개인적으론 일본을 수십번 다녀오면서도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지식을 쌓을 수 있어 좋은 독서 체험이었습니다.

물론 작가가 일본에 대한 잡학만을 풀어 놓은 것은 아닙니다. 현재 반일, 혐한으로 나뉘어진 양국 관계에 대한 진심 어린 우려와 충고부터 시작해 어쩔 수 없이 일본에 정착해야 했던 최소 수십 만이 넘는 재일동포 들의 애처로웠던 삶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일본이란 나라는 우리에게 애정의 대상인 국가는 결코 아닙니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이 연간 800만 명에 달한다지만 때때로 일본 우익이 벌이는 국수적인 행태에 우리는 종종 분노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극단적인 '반일' 또한 우리가 도달해야 할 결론은 아니라는 건 그간의 한일 관계에서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때론 일본에 대한 몰이해나 분노가 일본의 문화나 일본인 들이 살아온 환경 자체를 모른다는 것에서 시작하기도 합니다. 이 책은 그런 간극을 없애고자 노력하는 저서라는 것이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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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것들 달달북다 6
김지연 지음 / 북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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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북다의 달달북다 시리즈가 이제 6권째를 맞았습니다. 60~70페이지 정도의 단편 소설을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모험적인 기획인데 4~6권까지는 퀴어물입니다. 취향 확실(?)한 분들은 절대 읽지 않는 분야이죠.

그럼에도 단편 소설의 특성상 상당히 임팩트 있는 작품들이 많았기에 장르 불문하고 읽어 보게 되더군요. 개인적으로 성소수자 들에 대해 어떤 편견이나 혐오 의식이 없는 것도 있구요. 그들 역시 우리와 똑같이 이 사회를 살아가고 사랑을 나누는 존재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이 소설은 같은 성적 취향의 파트너를 찾기조차 힘든 소위 깡촌에 사는 성소수자의 이야기입니다. 좁은 지역 사회니만큼 공개적 커밍아웃도 힘들고 기껏 만날 수 있는 이들은 자신의 이상향과는 거리가 먼 이들이죠.

주인공 미수는 레지비언입니다. 어느 날 사마귀를 연상케하는 영경을 만나게 되죠. 생긴게 사마귀가 아니라 뭔가 하는 동작이 사마귀 같은 친구입니다. 그럼에도 미수는 영경에게 빠져 듭니다. 이성애자들이 하는 똑같은 고민도 합니다. 과연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만큼 그 사람도 나를 사랑하는 걸까... 등등의 생각이죠..

어느 날 미수는 영경에게 남자 친구가 있(었)음을 알게 되고 고민이 시작됩니다.


사실 우리가 지금껏 만나온 모든 인연과 이뤄졌다면 최소 수차례 최대 수십 번씩 결혼해야 했을 사람들도 나왔을 것입니다. 소설 속에서 아직 20대 초반인 이들의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나간 사랑이 있고 다가올 사랑 또한 존재할 것이고 현재 나누고 있는 사랑이 가장 중요하게 느껴질 것이겠죠..

작가는 성소수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사랑을 경험한 적 있는 모든 이들이 겪게 되는 고민과 갈등을 꽤나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단지 주인공들이 속한 지역의 특성상, 그리고 여전히 혐오하는 이들이 남아 있는 상황을 고려해 조금 비밀스럽게 그려냈을 뿐입니다.

역시 사랑이란 감정은 공통적이네요.. 그 누구도 이 세상을 같이 살아가는 누군가를 무조건 혐오하고 비난할 권리는 없습니다.. 계엄령 같은 뻘짓을 하지 않는 이상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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