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자가 아닙니까? - 성x인종x계급의 미국사
벨 훅스 지음, 노지양 옮김, 김보명 해제 / 동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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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에서 20세기까지 미국 사회에서 가장 큰 공포는 태어나 보니 흑인이었고 그것도 흑인 여자였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노예제 때부터 이어져온 뿌리 깊은 인종 차별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여성 차별에까지 흑인 여성 들은 고스란히 노출되어야 했습니다. 당연히 참혹한 상황이었을 것이라 짐작은 했었지만 이 책을 보니 분노를 넘어 슬픔까지 느껴지더군요..

1952년 생 작가인 벨훅스는 여전히 아파르트헤이트가 진행 중이던 미국 켄터키주 흑인 분리 구역에서 태어난 흑인 여성입니다. 20세기 중후반을 살아갔음에도 그녀 역시 인종, 여성 차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노예제는 흑인이 인간으로 인정을 받지 못했음을 뜻합니다. 교묘하게 성경의 구절을 들어 흑인이 열등함을 내세웠던 백인 지배자들.. 나중엔 오히려 백인 여성보다 참정권을 먼저 획득했던 것이 흑인 남성 들입니다. 이러할진데 흑인 여성 들의 지위는 가장 밑바닥 계급에 다름 아니었죠.. 백인들뿐 아니라 같은 인종인 흑인 남성 들로부터도 차별 당하는 위치에 서게 됩니다.


노예 해방이 된 이후 흑인 여성에게 덧씌워진 이미지는 가모장적이라든지 성적으로 헤푼 인종이라는 오명이었습니다. 이 같은 이미지 형성에는 같은 편이었어야 할 백인 여성 들과 흑인 남성들까지 합세했다는 것이 놀라운 사실입니다. 결국 사회 가장 아래 위치에 놓여져 온갖 차별과 욕받이가 되어야 할 대상이 바로 흑인 여성 들이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역사입니다.

흑인 여성들이 여성 인권을 주장할 때 많은 이들은 의아해 합니다. 그들을 덧씌우고 있는 인종 차별부터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그러할 때 흑인 여성이 당당히 내뱉을 수 있는 말이 바로 '난 여자가 아닙니까?'라는 문구 되겠습니다..

많은 이들이 미국이라는 나라를 자유와 인권을 대표하는 나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라이 질량 불변의 법칙이라는게 있듯 여전히 미국 내에서도 차별과 혐오를 당연시 하고 이의 지속화를 꾀하는 종교나 세력 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가장 밑바닥에 놓인 '흑인 여성'의 자각과 투쟁은 그래서 더욱 중요합니다. 그들이 자유로와질 때 진정 만인이 자유로울 수 있는 법이니까요... 우리 사회에 주는 시사점 또한 상당히 많은 좋은 내용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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