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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학원의 비밀 ㅣ 책 읽는 교실 18
오혜원 지음, 신진호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3년 8월
평점 :
<선감학원>이라는 곳 혹시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전 이 책을 읽다보니
몇 년전 시사프로그램에서 외딴 섬에 고아 같은 가족이 없는 사람들을 마구 데려가
노예처럼 일을 시키고 학대를 자행했다는 이야기를 본 것이 생각났어요.
맞아요. 선감학원이 바로 이런 곳이었어요.
10살 남짓 소년들에게 경찰이 다가와 빵도 주고 좋은 곳 데려간다는 말로
아이들을 외딴 섬 선감도로 데려가 강제로 일을 시키고,
밥도 주지않고, 때리고, 폭행하고...
더 이상은 떠올리는것만으로도 너무 괴로운데
실제로 일어난 사실이라는 점이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이 책에 나오는 할아버지가 그 열 살남짓 소년 중 한명이었지요.
할아버지는 그곳에서 인고의 세월을 보내다가
어느날 죽을 각오를 하고 바다를 헤엄쳐 선감학원에서 도망쳐나왔지요.
고마운 할머니를 만나 숨어지낼 수 있었고
먼 훗날 사랑하는 손녀딸을 만날만큼 살아계실 수 있었던 거였지요.
바다를 헤엄쳐 나와도 마을 사람들이 밀가루 한포대를 받으려고
다시 소년들을 선감도로 데려다주는 일도 허다했기 때문에
도망쳐 나온 할아버지가 다시 선감도로 돌아가게 될까봐
가슴 졸이며 읽어내려갔답니다.
할아버지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왔지만
그 고통의 시간들을 세월이 지나도 잊을수가 없었지요..
신체적 아픔보다 마음깊은 곳 상처가 아물지 못한 까닭이 아닐까요..
손녀딸과 대화를 통해 할아버지는 마음 깊은 곳 이야기를 처음 꺼내게 되고,
아버지의 도움으로 선감학원 피해자 모임이 만들어지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할아버지의 마음속 응어리가 조금 풀릴수 있을까 하는 희망도 들었어요.
할아버지의 열 살의 끔찍한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주인공 시은은
같은 반에 고아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푸름이라는 친구에 대해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되요.
왠지 할아버지와 푸름이가 겹쳐 보이면서 푸름이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어요.
저도 초등학교 아이들 학교생활 중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교우관계이더라구요.
사춘기 예민한 감정의 아이들이 무리지어 한명을 따돌리는 행위는
우리 주위에서 생각보다 많이 일어나고 있더라구요.
내가 가해자가 아니더라도 따돌림을 당하는 행위가 나쁘다고 이야기하거나
따돌림 받는 친구에게 손길을 내밀어주는 용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선감학원의 비밀>은 1940년대 선감학원에 부당하게 잡혀가
고통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반면,
따돌림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이 주인공 시은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친구가 있을 때
먼저 용기내어 손 내밀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선감학원에 관한 내용들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잊지 않아서
할아버지처럼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