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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과거로 가서 그 시절 곰탕의 맛을 알아올 것.’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났을 때 부터 너무 흥미로워서 기대되던 소설 [곰탕]이 이렇게 이쁜 물성을 가진 책으로 완성되어 나타나다니…흡입력 최고 소설. 개인적으로 엄청 좋아하는 타임슬립 이야기. 영화를 보듯 오감으로 느껴지는 듯한 소설이라 상당히 매력이 있다. 이 책은 무조건 재밌다.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시간 여행 이야기들이 담긴 sf소설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소설은 구수하고 따뜻한 곰탕이라는 소재로 인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이 책을 만난 이후부터 틈만 나면 곰탕을 흡입하고 싶어서 금단현상을 겪음.
시간 여행 이야기를 읽으면서. 시간의 아쉬움에 전전긍긍하게 되는 소설. 곰탕이 빨리 끝날까 봐. 아껴보고 싶지만 멈추기가 힘들다. 곰탕이 식기 전에 빠르게 흡입하게 되는 매력을 가진 스토리이다. 그리고 미리 2권까지 준비하고 읽었어야 했다. 2권이 빨리 도착하길.
이렇게 흥미진진하게 쭉쭉 읽어 내려가게 되는 소설을 언제쯤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이 시리즈로 새로운 이야기들도 계속 맛보고 싶어진다. 곰탕은 자고로 오래 끓여야 제맛 아닌가. 김영탁 소설가님 제탕 삼탕 사탕…탕탕탕…부탁합니다 :)
“야! 너 그거 말이 시간 여행이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이 없어. 다 죽는다고. 그 좋은 여행을 왜 우리같이 없는 사람들만 가겠냐 왜 돈 필요한 놈만 가겠냐고. 위험하니까, 억수로 위험하니까 그런거야. 사장이 가게 내주면 뭐 하냐. 너 주방장 생각 없다며? 막말로 니가 거기 가서 곰탕인가 뭔가 끓이는 법 제대로 배웠다 치자, 그 사태도 많이 샀다 치자, 못 돌아오고 죽으면 그만이야. 죽으면 다 그만이라고.” -p.16
처음부터 어른이었다. 처음부터 형편없고 돌이킬 수 없는 어른이었다는 생각만 들었다. 언제 죽어도 그만이었다. “이렇게 사나, 그렇게 죽으나.” -p.17
우환은 그곳에 혼자 남아 있었다. 그래, 내가 뭐라고. 자신이 끼어들 문제가 아니었다. 자신이 살던 곳이 아니었다. 자신의 현재는 따로 있었다. 떠나야 하는 사람이었다. 여행객이 여행지에서 만난 현지인에게 너 왜 그렇게 사냐고 혼내지는 않으니까. 그래, 내가 뭐라고. 밤이 다가오며 바다는 멀어져 갔다. 바다와 하늘이 구분 없이 어두워졌다. 처음 이곳에 올 때는 이보다도 한참이나 늦은 밤이었지, 그래도 그때는 혼자는 아니었지, 하고 생각할 즈음, 누군가 말을 걸었다. -p.285-286
먹는 동안 종인의 표정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다. 하지만 천천히 먹는다. 종인이 직접 쟁반을 들고 주방으로 가져왔다. 쟁반을 우환에게 건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릇은 깨끗이 비워져 있다. 우환은 몰래 웃었다.
오늘은 우환이 끓인 곰탕으로 장사를 했다. 손님들은 우환이 만든 곰탕을 종인이 만들 때처럼 맛있게 먹었다. 더 맛있다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다는 사람도 없었다. -p.2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