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소설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보기왕이 온다 ㅣ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묘하고 영험한 느낌이 가득 담긴 표지 디자인부터 예사롭지 않은 호러, 공포, 미스터리 소설책 [보기왕이 온다]. 책 속에 들어있는 책갈피가 후덜덜한 디자인의 부적이다. 읽는 내내 탄탄한 긴장감과 몰입도가 상당하다. 정말 쭉쭉 읽히는 시간 순삭 소설이며 완성도도 뛰어나다.

스토리가 재밌고 캐릭터도 흥미진진해서. 속편이나 시리즈물을 기대하게 만드는 '보기왕이 온다'. 이 책의 매력은 한 장 한 장 쫄깃쫄깃하게 상상력을 자극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호러 소설을 썩 좋아하지 않는 독자들에게도 이 장르 문학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게 해줄 것 같다.

이야기의 방식이 총 3장으로 나눠져 있는데. [1장 방문자]에서는 어린 시절 히데키가 무서운 보기왕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아내와 딸을 보기왕으로부터 지키 내려는 어른이 된 히데키에게. 두려운 긴장감이 표출되며 궁금증을 더해준다.

[2장 소유자]는 히데키의 아내 가나의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1장에서의 충격에 이어 새로운 시각과 심리전으로 다가오는 충격과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어쩌면 가장 공포스럽게 느껴지는 2장.

[3장 제삼자]에서는 히데키 가족의 조력자로 등장했던 오컬트 작가인 노자키와 그의 연인 마코토, 마코토의 언니, 이 세 사람이 중심으로. 보기왕이라는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고 가설을 세워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1, 2장에 이어 불안한 심리를 좀 더 최상으로 끌어올려 준다. 이 책에서 가장 재밌게 느껴지는 3장.

오컬트적이면서 민속적인 이야기들이 가미되어 흥미롭고.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이 재미를 더해준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잃지 않고. 독자들을 집중 시키며 진행되는 이야기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영화로도 곧 개봉된다니. 이 소설 속 공포심을 영화는 어떻게 끌어갈지 더욱 기대된다.

내가 원하는 건 설명을 듣고 납득하는 게 아니라 가족을 지키는 것이다. 이해할 수 있든 없든, 납득이 되든 되지 않든 그런 건 아무 상관이 없다.

하긴 부적이나 호부도 어떤 이치로 효험이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지 않은가? 무엇 때문에 효험이 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도 없으리라. 그럼에도 나는 가는 곳곳마다 닥치는 대로 부적들을 사모아서 집에 장식하지 않았던가!  -p.94

사람을 납치하는 요괴. 그것이 필요했던 마을.

노인과 아이가 부담스러웠던 마을.

아이를 낳기는 했지만 줄여야 했던 마을 사람들.

그런 사회가 예전 일본의 여기저기에 있었다.

그런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시대 배경을 떠올리고 이해하기도 했다. 그런 단순한 정보가 하필 지금 이런 형태로 내 앞에 나타나다니.  -p.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