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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혀진 성지 순례에 대하여
세스지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5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세스지 저자(전선영 옮김)의 <더럽혀진 성지 순례에 대하여>

‘더럽혀진 성지 순례에 대하여’는 2022년 출간된 단편집으로, 일본 호러계 신예 세스지 작가님의 날카로운 시선과 필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심령 명소(성지 순례)를 콘텐츠로 삼으려다 저주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프리랜서 편집자 고바야시(잡지 기자 출신, 공포 콘텐츠로 돈벌이 모색), 오컬트 유튜버 이케다(유령을 믿지 않지만 조회수 위해 영상 제작), 프리랜서 작가 호조(유령을 볼 수 있는 특별 체질)가 만나 심령 명소 팬북을 만듭니다. 이케다의 과거 영상을 재취재하며 소문을 각색·날조합니다.
자살 명소, 폐쇄된 병원, 재난 유적 등 ‘성지 순례’ 명소들을 배경으로 한 여러 에피소드가 펼쳐집니다. 주인공들은 SNS나 인터넷에서 유명해진 장소를 호기심에 찾아가 사진을 찍고 후기를 공유하지만, 점차 기묘한 현상에 휘말립니다. 한 편에서는 자살의 저주가 순례자 사이에 전염되듯 퍼지고, 다른 편에서는 환영이 현실로 스며들어 순례 자체가 ‘더럽혀진 의식’으로 변질되는 반전이 기다립니다. 일상적인 호기심이 공포로 이어지는 과정이 생생합니다.

-변태 오두막: 정체불명의 사진 가득한 폐가. 순례자들이 이상한 사진에 홀려 기묘한 행동을 보입니다.
-천국 병원: 폐쇄 정신병원으로, 죽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소문. 환영이 현실로 스며들며 공포가 증폭됩니다.
-윤회 호텔(러브호텔): 영아 유기 사건 유적. 그림 속 괴담과 윤회 저주가 얽히며 방문자들이 반복되는 악몽에 빠집니다.
-로쿠부 살해 민담 연계: 일본 전설(피해자가 가해자 자식으로 환생해 응보)처럼 명소의 악의가 세 사람 과거(질투·증오·불안)와 연결돼 저주가 번식합니다.
취재 중 날조가 현실화되며 세 사람의 어두운 감정이 폭발하고, 클라이맥스에서 ‘더럽혀진 순례’가 무한 윤회로 이어집니다.

세스지 작가님의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를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너무 무서울 것 같아 이 작품부터 도전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딱 맞았던 것 같아요. 단순 귀신 이야기가 아닌 SNS 시대의 ‘공유 공포’를 파고들어 호기심이 재앙으로 커지는 과정을 너무 현실적으로 그려 불안감이 오래 갔습니다. 성지 순례라는 익숙한 문화 속 숨겨진 인간 욕망과 어두운 면을 부드럽게 드러내 “우리는 왜 죽음의 장소를 기념할까”를 곱씹게 만들었어요. 지금은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도 읽은 상태인데, 그만큼 무서움이 압도적이진 않지만 접근하기 쉬운 만큼 초보 호러 독자에게 완벽한 입문서라고 생각합니다. 읽고 나니 불편한 여운이 남지만, 그게 바로 호러의 매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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