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 제물포, 인천 1
복거일 지음 / 무블출판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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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조앤님께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무블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복거일 저자의 <미추홀-제물포-인천>




이 작품은 인천과 그 역사를 주제로 한 대하소설로, 방대한 역사적 스케일, 거시사적 흐름과 인간사의 미시적 서사를 어우르는 작품입니다. 특히 이 소설은 황해의 탄생 2,700만 년 전부터 시작해서 한반도 원주민의 출현, 고구려 졸본성에서 비류백제 미추홀로, 몽골 침입, 조선 성립, 임진왜란, 병자호란, 개항기 제물포, 일제 강점기, 해방, 한국전쟁, 산업화, 그리고 현대 인천에 이르기까지의 긴 시간 흐름 속 인천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인천을 중심 공간으로 삼아 시대별 큰 역사적 변곡점과 그 속에 얽힌 사람들의 삶, 희로애락을 95개의 이야기로 세밀하게 풀어냅니다. 사실 추석 연휴 때 인천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 신청하여 읽어보게 되었는데, 읽다보니 역사적 흐름 속 조상들의 분투에 마음 아프기도 하고, 그 위대함에 놀라기도 하며, 그 이야기 속 깊이 있는 감각과 감동에 빠져 정신없이 읽었던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오랜 작품 활동의 구력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떠나기 전날 밤, 비류는 어머니에게 생각을 밝혔다. 이제 여기 위례성을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겠노라고, 미추홀에 뼈를 묻겠노라고. 어머니 생신에만 위례성을 찾겠노라고. 아버지 제사도 미추홀에서 지내겠노라고.
소서노는 그런 아들이 대견스러웠다. 그녀는 자신이 추모왕에게 했던 므음드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새로운 땅에서 자라나라고 축복해주었다. p110~111

이제 문득 제물포가 경기만의 중심이 되었다.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아주 큰 서해에서도 수심이 얕아 큰 배들이 드나드는 항구로선 적합하지 않은 포구가 외국에 열린 항구가 되면서, 국제적 중요성을 지닌 곳으로 바뀌었다. 미추홀의 제물포 시대가 열린 것이었다. p341~342

1권에서는 미추홀이 단순한 고대 지명이 아니라 한민족 정체성의 뿌리로서 자리매김하는 내용에 집중하며, 비류 왕자를 비롯한 역사적 인물들과 전설, 미시적 삶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와 인간 삶의 교차점을 그립니다. 2권은 근대화와 개항 이후 제물포의 국제항으로서의 변화, 경인선 철도 개통으로 인천이 서울의 외항으로 발전하는 계기, 그리고 20세기 이후 근현대 인천의 역사와 사회 변화를 담습니다. 가족사를 중심으로 한 인간 드라마와 역사적 사건들이 맞물려 역사의 거대한 흐름과 인간 의지의 대비를 생생히 보여줍니다.

한국전쟁에서 ‘필연적 작전’이 있었다면, 그것은 인천 상륙작전이었다. 그런 필연성이 그 작전의 효과를 극대화했고 전쟁의 흐름을 단숨에 바꾸어놓았다.
먼저, 당시의 전황은 한반도 중부로의 상륙작전에 좋은 조건들을 제공했다. 한반도 남동부의 낙동강 전선에 양측 주력이 몰려 있었으므로, 국제연합군의 중부 상륙작전은 바로 북한군 주력을 포위할 수 있었다. 남한의 교통망이 모두 서울을 거치므로, 서울을 장악하면, 북한군은 물자 보급이 실질적으로 단절될 터였다. 수도 서울의 수복이 지닐 엄청난 정치적 의미도 있었다. 그래서 1950년 여름 한반도 중부로의 상륙작전은 여건이 무르익었다. p276

작가님께서는 인천의 미추홀, 제물포, 인천 지역을 시간적 공간적 배경으로 삼아, 역사 자체를 주인공으로 하면서도 개별 인물과 가족사를 통해 살아 있는 구체적인 삶의 모습을 탁월한 필력으로 표현해냅니다. 한국과 인천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탐구하며, 그 속에 숨어있는 수많은 숨겨진 이야기를 풍부하게 펼쳐냅니다. 거시사와 미시사를 넘나들며 역사적 사실과 인간 내면을 조화롭게 엮어, 우리 역사의 뿌리와 삶을 깊이 성찰하게 하면서 동시에 인천의 지역적 정체성을 새롭게 조명하는 작품입니다. 방대한 역사적 스케일과, 그 역사와 맞물려 돌아간 우리네 삶의 희로애락을 풀어내는 지적이고 감동적인, 비교적 짧은 대하소설 한편 읽고 싶다면, 저와 같이 대하소설을 통해 인천에 대해 역사부터 천천히 알아가고 싶다면 이 작품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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