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웃집 너스에이드
치넨 미키토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소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치넨 마키토 저자(신유희 옮김)의 <이웃집 너스에이드>

이 작품은 대학병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의료 서스펜스 소설입니다. 현직 내과 의사이자 미스터리 작가인 치넨 미키토는 의료현장의 실제적 긴장감과 인간적인 갈등을 탁월하게 그려냅니다. 국내에서는 작가님의 작품들 중 ‘유리탑의 살인’, ‘한밤중의 마리오네트’, ‘종이학 살인사건’ 등으로 더 유명할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은 의료 행위가 법적으로 제한된 간호조무사, 즉 너스에이드 미오가 주인공입니다. 그렇지만 환자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인정 많은 의료인으로서, 의료계의 서열과 현실적인 한계를 넘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환자와 동료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병원이라는 공간에서는 각자가 맡은 역할, 서열, 그리고 전문성의 경계가 분명한데요, 미오는 그런 세계에서 때로 의사와 충돌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으며 자신의 소신과 주관을 주장하여 환자의 위기를 극적으로 해결하기도 합니다. 특히 신인 간호조무사 답지 않은 의료지식과 행동력은 그녀가 숨기고 있는 과거의 비밀과 연결되면서 이야기의 미스터리적 긴장감을 더합니다.
“당신이 구하면 돼.” p75
"물론 용건은 있어. 당신이 외과의사라는 것에 대해서." p95
"의사의 일은 고통받는 환자를 살리는 일이야. 그 어떤 인간이 됐든 상관없어. 설령 연쇄살인범일지라도 눈앞에서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면 난 그 목숨을 구해." p169

이 소설은 전문직의 고유성, 팀워크와 사람 사이의 신뢰, 희망과 상실, 차별과 연대 등 다양한 사회적 주제를 녹여내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게 진지함과 유쾌함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코믹한 에피소드와 감동적인 순간이 균형을 이루어, 의료 현장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한편의 의료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읽는 동안 제가 그동안 본 우리나라 의학 드라마들도 떠오르더라고요. 특히 미오와 천재 외과의사 타이가의 조합은 경쾌한 호흡과 생동감을 자아내며, 병원이지만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다면성도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작가님의 깊이 있는 의료지식과 섬세한 심리 묘사, 그리고 미스터리 작가로서의 치밀한 전개 덕분에,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미 드라마로도 제작된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의료현장의 리얼리티뿐 아니라, 인간다운 온기와 희망도 느낄 수 있어 더욱 인상 깊은 작품입니다. 의료 미스터리와 휴먼 드라마 모두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소설입니다.
#도서제공 #소담북스 #이웃집너스에이드 #치넨마키토 #신유희 #일본소설 #의학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