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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몽실 몽상구름 - 백 번 자살 시도 끝에 살아난 여자의 찬란한 생의 기록
최애니 지음 / 아빠토끼 / 2025년 7월
평점 :
* 아빠토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최애니 저자의 <몽실몽실 몽상구름>

이 작품은 사회적 시선과 기준과 잣대, 사랑이 남긴 아픔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한 여성의 솔직한 고백이 담긴 에세이다. 작가님께서는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며 착한 사람으로 살아온 시간 속에서 무너졌던 자신을 되돌아보고, 외모와 사회 기준에 휘둘리며 얼마나 많은 것들을 포기해왔는지 진솔하게 고백한다. 또한 사랑으로 인해 내면 깊숙이 박혀 있던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 흉터마저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용기를 담아냈다.
하지만 나는 죽는 것 대신 나만의 몽상 구름을 만들어 냈다. p14
그놈의 ‘착한 년 콤플렉스’는 나를 미치도록 불안하게 하고 결국 우울의 수렁으로 빠지게 했다. p27
어디를 가든 저 멋진 언니처럼 내 중심을 지키고 내 몫의 일을 뚜렷하게 하면서 쓸데없는 착한 호구 짓은 하지 않기로. p36
그러므로 나의 의지로 막을 수 없는 고통은 반드시 정신과 의사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우울 및 불안당야의 약을 복용해야 한다. p53
빛바랜 투명 구슬처럼 슬픔을 응시하는 일은 괴물과의 만남으로 인해 죽어가던 나의 자존감과 혼란스러운 파편의 흔적을 재정비하는 일이다. p65
오해를 받고 끔찍한 괴롭힘을 당했음에도, 나는 이제 그 안의 어떤 이도 미워하지 않게 되었다. p74
콤플렉스란 오로지 나의 상상과 변명으로 구축해 올린 것이기 때문이다. p78
인간이라면 저마다 도피처가 하나씩 필요하다. p94
인간은 가면으로 적당히 세상과 밀당하면서 모든 것을 보여 주지 않고 살짝살짝 드러내는 매력적인 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 p119
죽고 싶더라도 반드시 혼자서 일어나야 한다. p156
구름에서 홀로 안식을 취할 때야말로 나는 삶의 모든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p184
철없는 시절에는 몰랐다. 그녀가 들이마시고 내쉬는 담배 연기 속에는 오랜 시간 억척스럽게 부지런하고 현명한 여성으로 살아오면서 인내해야 했던 삶의 애환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p202
나는 죽는 순간, 사랑하는 사람과 이 시를 소중히 하며 읽고 싶다. p223
우리 모두, 한 번 사는 이 징한 인생, 끝까지 살아 졸 만한 가치는 있지 않겠는가? p232

자극적이거나 화려한 문장이나 내용 없이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한다. ’당신도 살 수 있다. 제발 살았으면 좋겠다.’는 이 묵직한 메시지는,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담담한 위로와 응원, 용기를 건넨다. 작가님께서는 백 번의 자살 시도 끝에 살아남은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단순히 치유와 회복에 대한 희망이 아닌, 때로는 치유 이후에도 남는 고통과 잔향을 솔직하게, 여과 없이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힘은 작가님의 거침없는 솔직함에 있는 것 같다. 읽고 배울 점이 많아 작가님을 더 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참고로 작가님께서는 영문학과 문학 비평, 정신분석학을 심도 있게 공부하신 분이라고 한다.) 자신에게조차 숨기고 싶던 내면의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 흉터마저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용기를 담아냈기 때문이다. 또한 상처를 회복하는 것 이면에 존재하는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스스로 위로하고 일어나 계속 안고 살아가야 하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려내 더욱 인상 깊게 느껴졌다. 사회적 시선과 기준과 잣대, 사랑이 남긴 아픔 등으로 우울증, 불안증 등을 한 번이라도 겪어본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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