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백의 길
메도루마 슌 지음, 조정민 옮김 / 모요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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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혼백의 길'은 '행동하는 작가'로 알려진 '메도루마 슌'이 십 년 만에 내놓은 네 번째 소설집이며, 오키나와 전쟁을 둘러싼 다섯 가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선 이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키나와의 역사와 현실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건인 오키나와 전투는 1945년 4월 1일에 시작하여 81일간이나 계속된 태평양 전쟁 후반기 오키나와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를 말합니다.

특히 올해는 오키나와 전투가 일어난 지 80년이 되는 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섬에 아직 평화가 찾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미군 기지와 자위대 기지가 집중돼 있는 오키나와는 류큐 열도 전체가 중국에 대항하는 군사 요새가 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1997년 일본의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고, 2023년 한국의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을 수상하며 동아시아에서 가장 주목할 작가로 자리를 굳힌 메도루마 슌은 이번 소설집에서 오키나와인들의 가슴에 깊이 아로새겨진 전쟁의 기억과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차례

한국어판에 붙여

혼백의 길

이슬

신 뱀장어

버들붕어

척후

옮긴이의 말


1) 혼백의 길

오키나와 전쟁에서 남부로 후퇴하던 중 여성과 갓난아기를 죽음에 이르게 한 '나'의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다룬 이야기

2) 이슬

항구에서 하역 작업을 하는 일꾼들이 종군 경험을 털어놓는 이야기. 전쟁에서 한 방울의 물이 없어 수많은 이들이 죽어갔으며, 따라서 군인들은 어쩔 수 없이 벌거벗은 시체 주위에 떨어진 이슬을 핥았다고 함


3) 신 뱀장어

전쟁 중 일본군 대장 아카자키에 의해 마을 주민 가쓰에이가 억울하게 살해됨. 40년이 흐른 후 가쓰에이의 아들인 후미야스가 본토에서 우연히 아카자키를 만나게 되고 사과를 요구하지만, 언쟁만 계속될 뿐 그는 일말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 모습을 보임(피해자의 입장, 가해자의 태도에 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

4) 버들붕어

전란 속 불의의 사고로 남동생을 잃은 가요는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림. 그러던 어느 날 가요는 남동생이 죽기 전 우물에 무심코 던져둔 버들붕어의 존재를 다시 목격했다고 믿으며, 미군 기지가 존재하기 이전의 오키나와를 상상하고 평화를 기원함(메도루마가 처음으로 헤노코 앞바다에서 한 시위 활동을 소설화한 것)

5) 척후

열다섯 살에 전쟁에 동원되어 마을을 살피는 척후병이 된 주인공이 친구의 아버지를 고발한 기억을 다룸



메도루마 슌 - 현대 오키나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1960년 오키나와 북부 나키진에서 태어나 류큐 대학 법문학부를 졸업했다. 1983년 '어군기'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며 류큐신보 단편소설상을, 1986년 '평화거리로 불리는 길을 걸으며'로 신오키나와 문학상을, 1997년 '물방울'로 아쿠타가와상을, 2000년 '혼 불어넣기'로 기야마 쇼헤이 문학상과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23년 제7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메도루마 슌 단편소설 선집'(전 3권)과 장편소설 '무지개 새', '기억의 숲' 등이 있다. 그 외 산문집으로 '오키나와-풀의 소리 뿌리의 의지', '오키나와-땅을 읽고 시간을 본다', '오키나와 '전후' 제로 년', '얀바루의 깊은 숲과 바다로부터' 등이 있다.

오키나와의 역사와 현실에 관해 자세히 알 수 있게 도와준 작품이다. 표제작인 '혼백의 길'과 긴 분량의 '신 뱀장어'가 가장 인상 깊었다. 특히 '신 뱀장어' 이야기에서 일본군 대장이었던 아카자키가 억울하게 살해된 가쓰에이의 아들 후미야스에게 보이는 적반하장 태도는 어두운 현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부분인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상처를 받게 되는 비극적인 참상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과 비통함이 뒤따른다. 오키나와 전투에 관한 역사 왜곡 및 지우기, 미담 만들기 등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는데, 이에 맞서 오키나와인들은 제대로 된 역사를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록하고 탐구하며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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