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의 레시피
이부키 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모모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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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담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이 소설은 갑작스러운 '오토미'의 죽음으로 상실감에 빠진 의붓딸 '유리코'와 남편 '료헤이'가 유언에 따라 49재를 축제처럼 준비하면서 천천히 치유되어 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오토미가 남은 가족들을 위해 그려놓은 '레시피 카드'에는 자신의 죽음을 오래 아파하지 않고 슬픔을 툴툴 털어내길 염원하는 사랑의 마음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이를 보고 딸 유리코와 남편 료헤이는 그동안 오토미에게 더 잘해주지 못했던 후회로 마음 아파하지만, 오토미의 뜻에 따라 상실감에서 벗어나 애틋하고 다정한 애도의 방식으로 보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옴마를 만나고 싶다. 진심으로 좋아했다고 전하고 싶다. 그리고 만약 괜찮으면 묻고 싶은 게 있다. 옴마만 답해줄 수 있는 것... p9

이부키 유키 - 1969년 미에현 출생. 주오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잡지 편집자로 근무했다. 2008년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 트라비아타'로 제3회 포플라사 소설대상 특별상을 받으며 데뷔했고, '49일의 레시피'를 포함해 발표한 작품마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흥행을 몰고 왔다.



49재를 준비하기 위해 복지센터에서 오토미에게 그림 편지를 배웠던 가출 소녀 원생 '이모토'의 등장도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이모토'와 연회 준비를 도와주기 위해 추가로 합류한 '하루미'가 유리코, 료헤이와 서슴없이 친해지는 모습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집 정리나 바깥양반의 밥, 법회 같은 자질구레한 걸 한 49일 무렵까지 돌봐주면 좋겠다고요." p18

오토미가 남은 가족들을 위해 이모토에게 미리 부탁하여 대비를 해두었다는 점, 자원봉사 일을 할 때 인연을 맺었던 소녀들이 49재 준비를 도와준 점 등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오토미의 배려 깊고 따뜻했던 성품, 훌륭한 선생님이었음이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앞서 말한 오토미가 남긴 '레시피 카드'와 49재에서 선보이는 오토미의 '인생 연표'가 이 소설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토미가 그동안 '레시피 카드'에 딸 유리코를 그려 넣었다는 점이 뭉클했습니다. 이를 통해 현재 남편과의 문제로 아픔을 가지고 있는 유리코가 의붓 딸인 자신을 사랑으로 키운 오토미의 마음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하고, 오토미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점 등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오토미의 '인생 연표'는 오토미의 가족들뿐만 아니라 인연이 되었던 모든 사람들이 같이 채워나가는데요, 오토미를 더 깊게 이해하는 것은 물론 본인들의 삶까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준다는 점에서 뜻깊었습니다. 또한 연표의 빈칸을 채우면서 오토미가 하루하루 얼마나 최선을 다해 살아왔는지, 오토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얼마나 따뜻하고 다채로웠는지 등을 추억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위로와 격려를 얻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유리코가 연표를 끌어안고 울었다.

"이게 옴마의 인생... 우리, 옴마의 인생이었어."

료헤이는 그 모습을 응시했다.

언젠가 자신의 시간도 멈출 날이 온다. 유리코의 연표에 그렇게 적힐 날도 머지않아 분명히 올 것이다. p294


만약에 그랬다면, 딱 하나 묻고 싶은 것이 있었다.

오토미, 당신은 행복했었소? p312

이 책을 통해 누군가의 죽음을 따뜻하게 애도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었고, 상실감과 슬픔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하루빨리 이겨내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것 같습니다. 올겨울 감동적인 소설 한 편을 읽으며 따뜻하게 보내고 싶다면, 이부키 유키 저자의 '49일의 레시피'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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