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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괴물관리협회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42
배예람 지음 / 안전가옥 / 2024년 1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담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배예람 저자의 '사단법인 한국괴물관리협회'를 리뷰해 보려고 합니다!
이 소설은 대외적으로는 '사단법인 한국실뜨기협회'로 알려져 있지만, 전국에 총 다섯 개의 지부가 있으며 괴(怪)와 관련된 모든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괴물을 다루는 '손'을 가진 '괴물 전문가들'이 일하는 '사단법인 한국괴물관리협회'에서 일하는 주인공 보늬와 그녀의 주변 인물들, 괴물들의 이야기다. 보늬는 이 협회에서 유일하게 괴물을 다루는 '손' 대신 귀신을 보는 '눈'을 가졌다. 괴물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지만, 괴물을 다루는 '손'을 가지지 못하였기에, 파견팀 소속이면서도 3년 내내 사무실에만 틀어박혀 일했다.
그런 보늬는 괴물에게 생채기 하나, 흠집 하나 낼 수 없어, 파견을 나가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래서 협회 사람들은 보늬를 본체만체하기 일쑤고, 급기야 무시한다. 그럴 때마다 보늬는 탕비실 구석에서 여자 귀신과 잡담을 나누거나, 회장실에서 목이 없는 무두괴와 커피를 마시며 마음을 달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재능이 없다는 사실에 늘 괴로워하면서도, 하루하루를 꿋꿋이 버틴다.

어느 날 보늬는 사무실에 남아있는 인력이 없어 구 팀장과 파견을 나가게 되는데, 잡아야 할 도깨비에게 연민을 느껴 그냥 보내 주고 만다. 이에 구 팀장은 화가 나서 보늬에게 그만두라고 말하고, 사직서를 제출하려던 보늬는 밤마다 사무실에 귀신이 나타난다는 소문을 듣고, 스스로 귀신을 잡아보겠다고 나서서 탐문을 시작한다. 모두가 귀신인 줄 알았던 존재는 알고 보니 전래 동화에 나오는 괴물이었고, 보늬는 신입 직원 지운과 함께 전래 동화 괴물을 물리친다. 이 일을 계기로 보늬는 지운과 함께 임시 파견팀을 꾸리게 된다. 괴물을 잡는 '손'이 없는 보늬가 앞으로 일을 잘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들 앞에는 또 어떤 괴물들이 나타날까..
배예람 작가님께서는 안전가옥 앤솔러지 '대스타'에 '스타 이즈 본'을 수록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소설 '좀비즈 어웨이', '물 밑에 계시리라', '살인을 시작하겠습니다', 에세이 '소름이 돋는다' 등을 펴냈다. 작가님께서도 운명처럼, 본능처럼 괴물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몇십 년 동안 기괴하게 생긴 친구들을 상상하며 즐겁고 행복해하다, 모든 애정을 쏟아부으며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이 이야기에 나오는 많은 괴물은 곽재식 작가님의 책 '한국 괴물 백과'에 나오는 친구들이라고 한다.

좋아하는, 사랑하는 일에 재능이 없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 분야에서 일을 하면서 이와 같은 고민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 같다. 나 또한 이러한 고민과 걱정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뻔한 적이 있다. 그래서 보늬의 이야기가 너무 공감되었고, 그녀가 끝까지 도망치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몫을 꼭 해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멋졌다. 보늬가 결국 구성원들에게 재능을 인정받아 마치 내 일처럼 기분이 좋았다. 보늬를 통해 나 또한 앞으로 무슨 일이 생겨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봐야겠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다양한 전래 동화 속 괴물들을 다뤄주신 점이 인상 깊었다. 어렸을 때 전래 동화 책으로 접해봤던 이야기들이라 더욱 친숙하게 느껴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2편도 꼭 나왔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이런 작품들이 많이 나와서 우리나라의 괴물 이야기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을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영상화되어 시각화된 결과물로도 볼 수 있다면, 더 긴박감 넘치고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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