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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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지만,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을 담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김금희 저자의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리뷰해 보려고 합니다.



우선 김금희 작가님께서는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너무 한낮의 연애',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복자에게', '중편소설 '나의 사랑, 매기', '연작소설 '크리스마스 타일', 짧은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산문집 '사랑 밖의 모든 말들', '식물적 낙관' 등이 있다고 합니다. 신동엽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현대문학상, 우현예술상, 김승옥문학상 대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이 소설은 개항 시기부터 오늘까지 100년의 시간을 아우르며 몰아치는 긴 이야기이며, 30대 여성 ‘영두’가 창경궁 대온실 보수공사의 백서를 기록하는 일을 맡게 되면서 시작된다. 영두는 석모도 출신이며, 중학생 때 창덕궁 담장을 따라 형성된 서울의 원서동에서 유학을 한 경험이 있다. 당시 하숙했던 낙원 하숙의 주인 할머니 ‘문자’와 그 할머니의 손녀 ‘리사’와 함께 생활했던 가슴 아픈 과거를 회상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혼자 남게 된 영두와 공인중개사로 일하며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은혜, 어린 나이임에도 일찍 철이 들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된 산아와 함께 일상을 보내고 고민을 나누는 대목들도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있다.


또한 현재 대온실 보수공사와 더불어 일제강점기 대온실을 만든 일본인 후쿠다 노보루의 이야기도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된다. 이는 실제 창경궁 대온실 공사의 총책임자 후쿠바 하야토와 그의 회고록을 상황 전개의 축으로 삼고 있으나, 많은 부분을 작가가 소설적으로 장면화한 것이라고 한다.


일제의 잔재로 각인되어 환영받지 못했으나 많은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은 창경궁의 대온실과 관련된 이야기를 이렇게 철저한 고증과 예리한 관찰을 거쳐 소설로 다뤄주신 점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이 폭넓은 시간 속 이야기 안에 담아낸 ‘영두’의 성장, 주변의 개성적인 사람들과의 일화 등이 더해져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영두'와 '은혜'의 딸 '산아'와의 대화는 오랜 친구와의 대화처럼 편안함이 느껴져 좋았다. 결국 ‘대온실 수리 보고서’는 과거 상처로 인한 아픔, 슬픔 등을 수리하며 삶을 재건하는 영두만의 기록으로 남게 되는데, 보수공사로 보강되어가는 대온실처럼 상처받은 이들의 삶을 다시 세우는 희망에 대한 질문을 남기고 끝나는 것 같아 다 읽고 난 후에도 내내 여운이 깊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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