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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평점 :
19/08/07~19/08/11 가재가노래하는곳 - 델리아오언스
사랑해 카야 사랑해 테이트
책 표지부터, 띠지, 펼치자마자 목차 들어가기전까지. 온갖 찬사란 찬사가 쏟아져있는 책. 어떤 책일까? 왜 사람들은 델리아 오언스의 <가재가 노래하는 곳>에 열광하는걸까. 물음표가 가득 드리워지며 읽기 시작한 책.
밤시간에 펼치기 시작한 책이라,, 잠도 못자고 책을 붙잡고 읽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잘 끊어내면서 읽어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역시나,, 책을 덮은 후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카야 생각이 자꾸만 났다. 얼른 카야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계속해서 기다렸다.
책을 다 읽은, 그들의 결말을 알게 된 현재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 이 책을 생각만해도 눈물이 차오른다.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이 올라온다. 눈물이 차오르도록 아름다운 책.
저자는 델리아 오언스. 일흔 살의 여성 생태학자이다. 델리아 오언스는 23년 동안 야생을 연구하며 살아온 생태학자로 이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 데뷔작이라고 한다. 놀랍다.. 정말 놀랍다.
작가가 평생 야생, 야생동물을 연구해온 생태학자이기 때문에 습지와 자연을 이토록 아름답고 있는 그대로의 것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겠지. 아무리 평생을 연구해온 일이라지만, 이 야생과 자연을 이렇게 글로 풀고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것은 델리아 오언스는 확신하건데 예술가임이 틀림없다. 야생, 자연의 아름다움,, 너무도 소중하지만 그저 축축하고 끕끕한 땅이라고만 생각했던 습지에 대한 생각을 깨끗하게 지우게 만들어준 <가재가 노래하는 곳>. 그리고 혹독한 환경에 처해진 어린 소녀가 자연 속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배워가는 이야기. 그런 그녀를 품어줬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고 멀리서나마 지켜주려 했던 사람들.
이 작품에는 모든 것이 담겨있다. 모든 것. 인간, 삶, 자연, 성장, 관계, 욕망, 고독, 상처, 외로움, 사회적 문제, 사랑,,
이 감정은 무엇일까? 일요일 오후 책을 다 읽고 나머지 시간동안 너무 힘들고 무력했다. 책을 덮고 나서부턴 멀미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속도 메스껍고,, 이 작품이 내게 주고자 하는건 무엇일까? 내가 이 작품에서 느끼고자한 건 무엇일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지금은 그저 카야를 꼭 안아주고 싶다. 그리고 눈물이 자꾸 고인다.
테이트의 아버지 스커퍼가 한 이야기 중에 "시가 계집애들만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건 오산이야. 물론 오글거리는 사랑 시도 있지만 웃기는 것도 있고, 자연에 대한 시도 많고, 심지어 전쟁 시도 있거든. 시의 존재 의미는 말이야, 사람한테 뭔가 느끼게 만드는 거지." 테이트의 아버지는 진짜 남자란 부끄러움 없이 울고 심장으로 시를 읽고 영혼으로 오페라를 느끼며,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법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이 구절이 너무 와닿았고, 그런 아버지의 밑에서 자란 테이트는 중간에 카야에게서 도망쳤지만,, 결국 카야를 잊지 못하고 카야에게 돌아와 오랫동안, 아주 오래토록 지켜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아주 많이 느낀 점은, 사랑,, 사람과 사람이 사랑하고 통한다는 것은 좋아하는 것을 함께 나누고 즐길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습지를 사랑한 테이트는 자연 속에서 자란 야생소녀, 마시 걸 카야를 누구보다 이해했고 (카야를 떠나 돌아오지 않았을때, 그 상황을 묘사한 저자의 뜻에는 아마 어린 테이트를 표현하고 싶었으리라) 사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영화화 확정이라는 문구가 띠지에 있었는데,, 어떤 영화가 만들어질까? 너무도 아름다운 문장들과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기에, 기대보다 걱정이 조금은 앞선다.. 보고싶은 카야.
개인적으로 표지 그림은 조금 아쉬운 느낌이 있다. 이 굉장한 책과 어울리지 않는 로맨스소설 느낌의 가벼운 그림이랄까? 똑같은 책을 여러권 사는 일은 거의 없는데, 이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 한국에서 더더 흥해서 양장본 혹은 리커버판이 나오면 꼭 또 사고, 소장해야지.
+옮긴이는 김선형님으로 미비포유 외 많은 작품들을 번역한 번역가여서 그런지 반가웠고 믿음이 가서 더 매끄럽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언젠가 원서로 이 아름다운 문장 하나하나를 읽고싶은 생각이 들었다. 좋은 작품을 만날때마다 이런 생각이 끊임없이 드는거보면 영어 공부를 게을리하지않고 열심히 하면 좋으련만,, 언제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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