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소설속 가계도가 익숙치 않아 몇번이고 앞장을 뒤적여서 확인해야했는데, 이름이 조금 익숙해질때쯤부터는 뒤적이지 않아도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주된 화자는 마쓰오 가문의 며느리인 사쓰키의 시점으로 이루어진다.
줄거리는 사쓰키의 시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시어머니의 딸이자 사쓰키에게는 형님이 되는 미쓰요에게 남편과는 죽어도 같은 묘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유언을 남기고 이를 형제 자매들과의 논의, 각자의 입장에서의 의견교환, 연세드신 아버지가 이해해가는 과정을 재밌게 풀었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땐 아버지의 입장과 생각이 이 책에서 큰 비중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서평을 위해 다시 정리하던 중 아버지가 했던 말 중 인상 깊은 말들이 저자가 이 책에서 하고 싶었던 말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생각할 거리를 주는 말이 두 가지 있었다.
살아있을 때 감사의 말을 전했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감사의 말은 결혼 이후에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아내에게 특별히 감사한 마음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당연한 일을 해왔을 뿐, 그것은 분명 역할분담이었다.
되돌아보면 부모님께 칭찬받고 싶은 마음 하나로 살아온 것같다.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할 생각만 해온 게 아닐까. 결혼한 후에는 며느리는 시부모의 마음에 들도록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아내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강요했다. 내가 부모에게 칭찬받기 위해서 아내를 희생시킨 면이 있다고 이제야 겨우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저자가 소설에서 '아버지'를 통해 하고 싶었던 말로, 부부란 무엇인가에 대해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할 거리를 주는 내용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젠더갈등으론 사쓰키의 딸인 시호와 결혼을 준비하고 있던 나카비야시 집안의 아들 사토루와의 이야기가 나온다.
시호와 사토루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의견이 완전히 합치 되지 않는 부분에서 갈등이 있었는데, 시호는 파혼의 경험, 아픔이 있는 언니 (사쓰키의 전혼 자녀 마키바)와 상의하고 사토루 아버지의 고향(가고시마)에 가서 집안 분위기를 더 알아본 뒤 헤어질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뒤 사쓰키와 가고시마로 향한다.
가고시마에서는 사토루의 숙모인 미나오 숙모가 마중 나왔고, 물려 받은 집과 묘를 안내해준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중 숙모는 "기뻐, 드디어 어깨의 짐을 내려놓게 되었어."라며 집 관리는 시호에게 넘긴다며 잘 부탁한다고 한다.
시호는 갑작스러운 이야기에 당황감을 느끼고

결혼하면 '사토루의 아내'가 아닌 '나카바야시 가문의 며느리'가 돼야 하는 점이 시호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또한 사토루와 사토루 부모님의 뻔뻔함(삼촌, 숙모에게 묘 관리, 집 관리를 떠넘기고 돈도 안 챙겨주는)은 자신이 자란 환경과 거리가 멀었고, 가풍의 차이라고 한마디로 치부하기에는 사토루 일가의 뻔뻔함은 저차원적 아닌지 생각한다.
또, 사토루의 어머니를 건너뛰고 자신에게 순서가 돌아온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웠고 시호 자신은 사토루의 집안과 어울리지 않고, 그 무리 안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시호는 사토루와의 여행을 준비하면서 사토루 모르게 숙소를 일부러 같은 호텔 다른 방으로, 가능한한 거리가 먼 방으로 지정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사토루는 그날 숙모와 보낸 시간속에서 시호가 겪었을 감정과 생각을 (이해는 먼 얘기고) 생각조차 못 했다.
되려 시호에게 왜 같은 방이 아닌지? 의아해하고, 시호는 애둘러 예약이 너무 꽉찼었다고 대답한다.
이에 사토루는 같은 방에서 시간을 같이 보낸 뒤 자신이 다른 방으로 이동할지? 물으니 시호는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쉬고 싶다며 자신의 방으로 간다.
사토루와 시호의 에피소드에서 결혼 전 생길 수 있는 일화로 남녀의 생각의 차이를 극단적이지 않게 정말 잘 풀었다고 생각했다.
이 외에도 사쓰키와 비슷한 나이때의 등장인물들이 노후에 대한 불안감(예금을 헐어서 쓰는 등)의 내용이
('재벌 없으면 드라마 못 만드냐?' 라는 말이 있는 요즘의 현실에) 리얼 현실감을 주는 부분이어서 좋았다.
전체적으로 한 사람 한 사람 입장과 생각이 모두 이해가 되는 책이었다. 사토루의 어머니인 준코를 통해서도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는데 준코의 말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서 확인해보심이 좋겠다.
화자가 계속 바뀌는점이 누군가에게는 소설에 집중을 저해할 수도 있겠으나 여러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옴니버스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이 책을 진심으로 강!력!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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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