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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들어간 날 ㅣ I LOVE 그림책
그레이스 린.케이트 메스너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7월
평점 :
저는 새를 정말 싫어해합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길을 가다 새가 있으면 지나가지 못하고 멀리 빙 돌아 갈 정도로 싫어해요.
보는 것도 싫어해서 책도 TV도 새가 나오면 비명을 질러요.
그런데, 이 책은 표지 가득 새가 그려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꾸만 눈길이 가서 홀린 듯이 신청할 만큼 아름다운 그림으로 가득한 그림책입니다.
겉표지를 분리하고 보니 빨간 바탕에 낯익은 하얀 토끼가 그려져 있습니다.
어딘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시계토끼를 연상시키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표지를 넘기니 면지에는 비 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 소녀는와 고양이가 있습니다.
빗물에 눈사람이 녹아서 속상한 것인지 소녀는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뒤 쪽 면지의 소녀는 가족들과 식사를 하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달에는 편히 잠든 토끼가 있고 낮에 빗방울에 녹아가던 눈사람은 미소 짓고 있네요.
현관문에 '福'이 거꾸로 붙어 있어서 중국 문화를 좋아하지만 한자를 잘 모르는 걸 표현한 것인가 싶었는데 중국에서는 '복이 왔다'는 의미로 '福'을 거꾸로 붙이는 풍습이 있다고 합니다.
웨지우드의 원더러스트 시리즈의 메나쥬리나 핑크로터스가 연상되는, 동양적이면서도 화려한 느낌의 색채를 띄는 그림이라고 생각했는데 일러스트를 그린 그레이스 린이 중국계 미국인이더군요.
와우~ 이 책에 등장하는 소녀의 이름은 놀랍게도 앨리스예요!
표지의 토끼는 역시 앨리스에 등장하는 토끼?
그래서 일까요? 책 곳곳에 토끼가 숨어 있습니다.
으슬으슬하고 우중충한 날씨도 마음에 안 들고 하는 일 없이 집 안에만 있는 것도 지루했던 앨리스는 발을 동동 구르다 우연히 펼쳐진 책을 읽습니다.
아침 이슬마저도 따뜻한 느낌의 빛을 띄고 있는, 빛깔이 생생한 곳으로 간 책 속의 소녀처럼 앨리스는 책 속 새들의 속삭임에 책 속으로 들어갑니다.
오븐처럼 따뜻한 공기 속에서 아름다운 꽃에 둘러싸여 새들과 즐겁게 노는 앨리스.
자, 이제 앨리스는 원하던 곳으로 갔을까요?
책을 들고 책 속으로 들어간 앨리스가 책을 읽어감에 따라 책 속 내용처럼 공간이 시시각각 변합니다.
신비롭고 다채로운 색감의 그림들만으로도 볼 거리가 가득한 이 책은 앨리스의 책 속 여행을 통해 집의 소중함을 일깨워줍니다.
앨리스의 책 속 여행을 담은 이 아름다운 그림책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보물창고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