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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는 이렇게 살아내는 중이야
최은성 외 지음, 김도현 외 기획 / 성안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만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성안북스]에서 출판한 [엄마 아빠는 이렇게 살아내는 중이야]는 글쓰기 프로젝트로 모인 열 두 분의 에세이를 모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한 권의 책에서 여러 분들의 글을 읽을 수 있는 이런 책을 좋아하는데 좀처럼 찾기 쉽지 않더라구요.
왜 그럴까 궁금했는데 이 책에 답이 나와 있었어요.
여러 사람이 모인 공동 저자의 책은 모인 사람의 수만큼이나 각자의 개성도 성격도, 성향도 다르기에 이를 극복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고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온 책인만큼 작가님들께 더 큰 의미가 있는 책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 아빠는 이렇게 살아내는 중이야]는 워킹맘, 워킹대디들의 삶, 자녀 양육, 직장 생활, 인생의 고민과 성장 등 다양한 직업군의 부모들이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담아낸 에세이집입니다.
종일 고된 업무를 마친 후 도서관으로 달려가 글쓰기 강의를 듣고 세 꼭지의 글을 쓰게 만든 원동력은 무엇인지 궁금해서 서둘러 책장을 넘기게 되었어요.



이 책에 실려있는 모든 이야기가 다 재미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최은성님의 [식탐여왕]이 제일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는 결혼 초까지만 해도 먹는 것 자체를 귀찮아했어요.
남편은 하루 세끼에 중간에 간식까지 야무지게 챙겨먹어야 하는 사람이었지만 저는 하루 한끼를 먹는 것도 힘들어 했어요.
게다가 입맛은 또 왜 그렇게 다른지 같이 식사하는 시간이 정말 고역이었지요.
그러다보니 언제부터인가 혼자 먹는 시간이 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어느 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남편 앞에서는 여전히 깨작거리지만 혼자서]는 먹는 걸 즐기는 [식탐여왕]이 되어 있었어요.
[식탐여왕]이라는 제목만 봤을 때는 얼마나 맛있는 것들이 나올까 군침을 삼키며 읽었는데 엄청난 반전이 있더라구요.
'자리공'은 병충해를 막아주는 천연 살충제로 쓰이는 독초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데 '식탐' 끝에 먹고 큰일 날 뻔 하셨대요.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예전에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먹었는데 지금은 먹기 위해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처절한 제 식탐이 조금은 사그라드는 느낌이 들었어요.
책을 읽고 나니 [엄마 아빠는 이렇게 살아내는 중이야]는 이렇게 '열심히' 라는 단어가 생략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열심히 일하고 퇴근 후에는 글을 쓰는 삶이란 그저 낭만적이지만은 않을 거라고생각합니다.
아이도 돌봐야 하고 집안 일도 해야 하는, 그야말로 정신 없는 와중에 글쓰기까지 하신다는 것은 지독히도 '열심히'살아가는 분들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전업주부면서도 나태하기만 했던 제 삶을 다시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었어요.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너무 부끄럽더라구요.
열 두 분의 작가님들 모두모두 응원합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