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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법 망원경 ㅣ 달빛문고 14
김은아 지음, 김이조 그림 / 아이음북스 / 2024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만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어릴 때, 어른들에게 둘러싸여 자랐기 때문에 엄마가 보지 않는 곳에서 저만의 비밀을 만드는 일은 불가능한 환경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저희 엄마는 엄마가 없는 곳에서 제가 무슨 행동을 하는지 궁금해하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제 친구 엄마께서는 아이들만 놔두고 외출하실 때마다 책장 안에 있는 시계를 통해 아이들의 행동을 다 볼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으셨대요. 정말인지 궁금해서 엄마가 안 계실 때마다 시계만 노려보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당연히 제 친구도 엄마 몰래 하면 안 되는 행동을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하더군요.
서평 코너에서 [아이음북스]에서 출판한 [엄마의 마법 망원경]을 발견했을 때, 친구가 한 말이 생각나 이 책도 그런 내용일까 궁금했어요. 저희 엄마께서 저의 행동을 궁금해하지 않으셨던 것처럼 저 역시 저희 아이의 행동에 대해 궁금해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다른 엄마들의 이런 심리가 무엇일까 궁금하기도 했고요. 배송 온 책은 망원경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표지부터 “나 재미있는 책이야!”라고 말하는 듯했어요.



책을 읽고 나니 아이 초등학교 입학했을 때 생각이 나서 마음이 뭉클해졌어요. 아이들이 교문 안으로 들어가고 나면 엄마들은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학교 근처 커피숍에서 아이가 하교하기만을 기다리곤 했거든요. 아이가 1학년이면 엄마도 1학년이라는 말처럼 불안불안한 마음에 아이들에게 들은 정보를 교환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뭘 그렇게 걱정했나 싶지만 그때는 매일이 살얼음판이었던 것 같아요. 등교와 하교를 함께 했기 때문에 등하교 알리미나 위치 추적은 하지 않았지만 워킹맘인 태양이 엄마가 위치 추적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기억을 더듬어 보니 저는 저희 아이에게 학교에는 곳곳에 CCTV가 있기 때문에 너희들의 행동을 다 보고 있으니 반듯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하곤 했던 일이 생각나네요. 원래도 말을 잘 듣는 아이였는데 저희 아이는 CCTV 이야기를 듣고 오히려 안심을 했어요. 친구들과 트러블이 있거나 억울한 일이 발생할 경우에 CCTV가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줄 거라고 생각하더군요.
눈에는 눈! 태양이의 복수와 사무실 CCTV로 인해 태양이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태양이 엄마.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끝났어요. 불안한 엄마와 엄마의 감시가 싫은 아이들의 이야기는 안타깝지만 정말 흔한 이야기입니다. 어느 쪽이 맞다 틀리다라고 하기보다는 각자의 상황에 맞출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