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숙과 제이드
오윤희 지음 / 리프 / 2024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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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만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서평코너에서 [리프]에서 출판한 [영숙과 제이드]를 처음 봤을 때, 엄마의 유품을 통해 엄마의 젊은 날의 사랑에 대해 알게 되고 그 흔적을 찾아가는 이야기 일거라고 생각했어요.

엄마는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였던 것 같은 생각이 들곤 하는데 엄마에게도 어린 아기였던 때도 있고 싱그러운 아가씨였던 때도 있었을 테니까 아무도 모르는 사연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는게 당연한 거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읽고 싶었어요.


그런데, 배송 온 책은 제 예상을 완전히 뒤 엎는 책이라 책을 덮으면서도 먹먹한 느낌에 한동안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책은 엄마 영숙과 딸 제이드의 시점에서 본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나옵니다.

제이드라는 이름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영숙의 유품 속에 있던 푸른 반지가 비취반지였어요.

생각해 보니 예전에는 알이 큰 비취반지를 끼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았던 기억이 나네요.


영어가 서툴고 사람들과 교류가 없는는 영숙과 한국어를 못하는 딸 제이드.

영숙의 남편 존은 군인으로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바람을 피우고 폭력적으로 변합니다.

하지만, 집을 나갔던 남편이 병 들어 찾아왔을 때, 영숙은 묵묵히 받아줍니다.

영숙이 사망한 뒤, 제이드는 유품 속에서 반지와 함께 엄마가 남자와 찍은 사진 한 장을 발견하고는 그를 찾아갑니다.


어린 나이에 가족을 돕기 위해 가정부로 들어갔던 영숙은 일하던 집에서 모함을 받고 쫓겨난 뒤, 속아서 기지촌에 팔려 갑니다.

상상조차 할 수 없을만큼 처참한 일을 겪으면서도 집에 보낼 돈 걱정부터 해야 하고 마음을 나눌 친구가 생겼지만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


가정적이지만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유령처럼 지내며 남편의 학대를 묵묵히 참아내던 영숙이 왜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는지 책을 다 읽고 나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 제이드의 눈에 비쳤던 교회에서 영숙을 경멸의 눈빛으로 바라보던 젊은 한국인.

잘 알지도 못하는데 부지런하고 가정적인 영숙을 왜 그런 눈으로 바라 보았을까 싶었는데 시대적 배경이 1970년대 였네요.

그런 사회적 분위라는 것은 납득이 가지만 가장 이해해 줘야 하는 가족으로부터도 외면 받아야 했던 영숙의 삶이 너무 비참하게 느껴졌어요.

엄마를 이해하지 못했던 제이드가 영숙의 과거를 쫓으며 비로소 영숙의 삶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도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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