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닫히면 어딘가 창문은 열린다 - 구십의 세월이 전하는 인생 수업
김욱 지음 / 서교책방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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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만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어릴 때, 제가 떠올렸던 서른 이후의 삶은 [응답하라] 시리즈에 등장하는 [뽀글머리 펌을 한 아줌마]였습니다.

지금은 서른이면 한창이지만 그 때는 그게 당연한 것이었고, 그러다 보니 서른 전에 생을 마감하겠다는 것이 제 삶의 목표였습니다.

삶의 목표가 그러했으니 치열하게 살아볼 생각은 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결혼은 절대 안 할 것 같았던 제가 결혼 하고 아이도 낳으며 서른이 훨씬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살고 있네요.


서평 코너에서 [서교책방]에서 출판한 [문이 닫히면 어딘가 창문은 열린다]를 발견했을 때, 아흔의 작가님께서 일흔에 할 수 있는 것을 스물에는 못했을까?라고 하신 말씀이 저를 부끄럽게 했기에 서평 신청을 했습니다.





퇴직 후의 안정이 보장된 삶에서 잘못된 투자로 일순간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일은 상상 하기조차 겁이 날만큼 엄청난 일입니다.

저처럼 심약한 사람은 그 상황을 버텨내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김훈 작가님께서는 모든 것을 잃은 후에야 다시 꿈을 꾸게 되었다는 말씀처럼 그 일을 계기로 글을 쓰고 번역을 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고 계십니다.

'일흔의 나이에 할 수 있었던 일을 스무 살의 내가 하지 못했을 리 없다. 다지 비겁했을 뿐이다.'라는 말씀은 스무 살이라는 나이를 그냥 흘려 보낸 제게는 너무나 뼈아프게 다가왔습니다.

그 때는 그 나이가 부러운 나이라는 것도, 무엇이든지 해 볼 수 있는 나이라는 것도 모른 채 하루 하루를 죽이며 살았기 때문에 더 후회가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작가님처럼 남편과 성향이 정반대이다 보니 많이 힘들었습니다.

저는 책을 읽으며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남편은 그런 저를 이해 못하다 보니 남편의 걱정스러운 말이 제게는 스트레스였습니다.

게다가 뭐든지 해주고 싶어하는 남편과 달리 저는 원하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그 것 또한 스트레스였지요.

한 쪽이 받아 주면 괜찮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싸움으로 번지기 일쑤였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그동안 참고 맞춰주던 것이 정답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리하다 보니 뾰족해지는 것보다는 작가님처럼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나온 삶에 대해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담담하게 쓴 이 책을 읽으며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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