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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오랑 ㅣ 라면소설 2
하유지 지음 / 뜨인돌 / 2024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만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뜨인돌]에서 출판한 [내 이름은 오랑]을 서평 코너에서 처음 발견했을 때, 앞표지에 일러스트가 아니라 고양이 사진이 있어서 소설인지 몰랐습니다.
고양이에 관한 책인가 싶었는데 [라면소설 시리즈] 2권이길래 얼른 서평 신청을 했습니다.
1권인 [가짜 진짜 목격담]을 흥미진진하게 읽었기 때문에 [라면 소설 시리즈]에 대한 신뢰가 있었거든요.
[라면 소설]은 '만약'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쓴 책으로 라면처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맛있게 읽을 수 있는 뜨인돌의 짧은 소설시리즈입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너무 얇은 책이라 다른 얇은 소설 시리즈처럼 얇은 두께에 커다란 폰트로 된 소설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펼쳐 보니 작은 폰트의 글자가 빽빽한 소설이라 책 두께에 비해 내용이 알차서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내용이나 분량이나 요즘 읽은 얇은 책 시리즈 중에서는[뜨인돌]의 [라면 소설 시리즈]가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내 이름은 오랑]의 작가님이신 [하유지]님의 글은 처음인데 글을 너무 재미있게 쓰셔서서 빨려 들어가듯 단숨에 읽었습니다.
개그 만화를 보는 듯한 문체가 너무 웃겨서 아이랑 킥킥거리며 읽었습니다.
제목부터가 어감이 재미있었는데 '오랑'은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어느 날 눈을 뜨니 벌레가 되어 있었던 카프카의 [변신] 처럼 이 책의 주인공인 시아는 고양이 '오랑'이 되어 있었습니다.
시아의 상황이 [변신]의 벌레보다 더 가혹한 건 집이 어딘지도 모르고 떠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억나는 건 인간, 여자, 중학생, 부모님과 거주
이것 외에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데다 집에는 시아가 된 고양이가 살고 있기 때문에 가족들은 시아가 없어졌다는 것을 눈치채지도 못합니다.
고양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별 기대 없이 읽었는데 고양이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아이도 그렇고 저도 흠뻑 빠져서 읽었습니다.
소재 자체가 신선하거나 뛰어나게 기발한 소재도 아닌데 작가님의 뛰어난 필력 덕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 읽다보니 고양이에 대해서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 초등학교 가는 길에 길냥이들이 밥을 먹으러 오는 곳이 있는데 비 오는 날이면 우산이 펼쳐져 있길래 단순히 고양이가 비맞지 말라고 펼쳐 놓은 줄 알았는데 책을 읽다보니 젖은 사료와 더러운 물은 배탈이 날 수 있으니 먹지 말라고 되어 있더군요.
고양이가 귤을 싫어한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정말 의외였어요.
읽는 책마다 만족도 10000%이다 보니 다음 라면 소설은 어떤 이야기로 아이와 저를 즐겁게 해줄지 기대됩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