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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만한 음치 거북이들
아구스틴 산체스 아길라르 지음, 이은경 그림, 김정하 옮김 / 북스그라운드 / 2024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만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북스그라운드]에서 출판한 [자신만만한 음치 거북이들]은 제목만 보고 당연히 거북이가 주인공일 거라는 생각으로 서평 신청을 한 책입니다.
그런데, 배송 온 책을 넘기다가 든 생각은 '큰일났다!!!'였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카실도는 새를 너무너무 싫어하는 제가 새 중에서도 제일 싫어하는데다 무서워하는 새 아니겠어요?!
TV에서 등장이라도 하면 여지 없이 비명을 질러 버리곤 했는데 얘가 주인공이라니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도 외면하곤 했던 제 머리 속에서는 '난감하네~난감하네가~'가 울려 퍼지며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그래도 마감 날이 되니 일러스트를 가리고라도 읽어야겠다는 비장한 생각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자신만만한 음치 거북이들]은 스페인의 어린이 문학상인 '2023년 에데베 어린이 문학상'을 수상한 책입니다.
'에데베 어린이 문학상'은 어린이·청소년 문학 작품에 수여하는, 스페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입니다.
생소한 상이다보니 수상을 했다는 표지를 보고도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수상작만 모아 놓은 전집을 구입했는데 그저 그런 책들이 꽤 있었거든요.
그런데, 책을 읽어감에 따라 역시 그냥 상을 받은 작품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장면 하나하나가 눈 앞에 그대로 펼쳐지는데 마치 영화나 뮤지컬을 보는 기분이었어요.
읽는 내내 음치에 느림보, 게다가 해맑고 무구하고 정신없이 해피한 거북이들이 노래 경연 대회에서 1등을 거머쥘 것이 분명한데 언제 노래 실력이 일취월장 할것인가만 기다렸습니다.
아이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우승상금이니만큼 아무리 음치라도 거북이들이 우승을 하는 것이 당연한 거잖아요?
게다가 어린이 동화책이잖아요?
그런데 이 책은 반전에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반전은 '음~ 그럴수도 있지'였는데 두 번째 반전은 생각 못했어요.
처음에는 카실도 선생님께 감정이입을 하며 읽다보니 거북이들의 외모와 행동이 머리 속에 그대로 그려지며 눈치 없고 선량하며 정신없이 북적이는 거북이들이 떠올라 괴로웠습니다.
그런데 읽어감에 따라 카실도 선생님의 감정이 바뀌는 것처럼 제 감정선도 함께 변하고 있었습니다.
[자신만만한 음치 거북이들]은 제가 올해 읽은 최고의 동화책이라고 감히 말 할 수 있을만큼 재미와 감동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제가 새 공포증이 있다는 것도 잊은 채 카실도 선생님과 거북이들과 얼마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지 모릅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표지를 제대로 보지 않고 신청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표지에 있는 카실도 선생님을 봤다면 절대로 신청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너무 너무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