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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담 ㅣ 내일의 고전
김갑용 지음 / 소전서가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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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멈춘 것 같았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저희 집 가까이에도 확진자가 발생하는 바람에 걱정이 된 남편이 저와 아이를 친정에 보냈습니다.
아이의 온라인 수업을 봐 주는 것을 제외하면 저에게는 결혼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여유로움을 한껏 즐길 수 있었던 시기였지요.
생각보다 그 시기가 길어지는 바람에 오랜 기간 동안 남편은 혼자 생활해야 했고 사람들을 가까이 대면하는 직업 특성 상 친정에 들러도 절대 집에 들어오지 않고 물건만 전해주고 재빨리 돌아가곤 했습니다.
남편은 평소에도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라 뭘 하든 같이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그와는 정반대인 성향을 가진 저는 남편이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을 못했어요
[소전서가]의 [냉담]을 읽다 보니 그 때, 남편이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싶은 생각이 이제서야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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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전서가]의 [냉담]을 읽으며 제일 처음에 든 생각은 아주 오래된 소설을 읽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암울했던 시기에 쓰여졌던 소설들을 읽었을 때의 그런 느낌이랄까요?
읽는 내내 출구가 없는 답답함이 느껴져서 몇 번이나 그만 읽고 싶었는데 일단 읽기 시작하니 그녀의 존재가 궁금해서 덮을 때까지 도저히 눈을 뗄 수 없게 만들더군요.
사실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어요.
제가 평소에 느끼면서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던 막연한 느낌들을 글로 명확하게 풀어 놓으셔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마지막에 실려 있는 부록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느꼈던 답답함을 떨쳐버릴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거침없이 써 내려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부록을 읽다 보니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작가님의 경험이 바탕이었더군요.
읽기 힘들었지만 평소에 읽던 책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책을 읽을 수 있어서 한편으로는 반가웠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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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