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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사이 - 나답게 살기로 한 여성 목수들의 가구 만드는 삶
박수인.지유진 지음 / 샘터사 / 2024년 6월
평점 :
'나무사이'는 부드러운 초록빛으로 뒤덮인 표지의 자그마한 책입니다.
책 표지부터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책 안쪽의 폰트나 일러스트도 신경을 많이 써서 만든 것 같은 예쁜 책입니다.
연한 초록색과 갈색의 일러스트나 글씨가 차분하고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 책은 받은 다음에 잠깐 훑어본다고 넘겼다가 저도 모르게 다 읽어버렸습니다.
'여둘톡'이 무엇인지 궁금해 검색해 보았더니 김하나, 황선우 두 분께서 진행하시는 '여자 둘이 토크하고 있습니다' 라는 팟캐스트의 줄임말이었네요.
아이 아빠가 이것저것 만지고 고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집에 있을 때면 집 안 여기저기를 바꾸는 일이 취미였습니다.
그러다 이케아 가구 조립에 재미를 붙이더니 조립만으로는 아쉬웠는지 급기야는 목공을 배워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목공이라고 하면 아파트 인테리어를 할 때 오셨던 목수님들과 거대한 장비들만 떠오르다 보니 그렇게 힘든 일을 굳이 왜 한다고 하나 싶었습니다.
이 책의 두 분 작가님들은 목수입니다.
남자들도 힘들어하는 일인데 여성 목수라니 상상이 가지 않았지요.
본인들을 다정함을 뿌리에 두고 가구를 만드는 사람들이라고 하시는데 제가 목수라는 직업에 대해 가지고 있던 우락부락하고 거칠다는 선입견과는 정반대 되는,책에서 받은 따스한 느낌 그대로였습니다.
번아웃 때문에 멀쩡히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목공을 배우셨다는 이야기를 읽다 보니, 어느 순간 열심히 해오던 일에 한계를 느끼고 힘들어하던 아이 아빠가 떠올랐습니다.
본인의 분야에서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던 사람인데 뜬금없이 목공을 배우고 싶다는 말을 하니 지나가는 말 정도로 흘려 들었는데 아이 아빠도 번아웃이 왔던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힘든 선택을 하신 만큼 고생도 많이 하셨지만 좋아하는 일을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하시는 모습을 보며 남들 눈에 좋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행복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샘터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