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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했다
이은경 지음 / 서교책방 / 2024년 5월
평점 :
다정한 관찰자
따뜻한 시선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상황에 따라 적절하고 다정한 말을 건네지만,
아이의 할 일을 대신해주거나 먼저 나서서 돕기보다는
스스로 해볼 시간과 기회를 주는 부모 유형
코로나 때, 아이 온라인 수업을 도와주다 우연히 슬기로운 초등생활 카페에 가입하며
이은경 선생님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지나가는 것과 함께 이은경 선생님도 카페도 제 뇌리에서 점점 멀어져 갔습니다.
그 후로도 서점에 들를 때마다 이은경 선생님의 책이 눈에 띄곤 했지만 제대로 읽은 책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 무렵 쏟아져 나오다시피 하던 선생님들의 초등생활가이드책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던 터라 지나쳐 버렸던 거죠.
사실 이번 책은 표지에 끌려 고른 책입니다.
육아서 느낌이 아닌 편안한 에세이집 같은 느낌이라 가벼운 기분으로 읽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막상 책을 펼쳐 들자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코끝이 시큰거려왔습니다.
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꾹 참다 결국 혼자가 되자마자 펑펑 울고 말았어요.
아이들에게 너무나 헌신적인 과보호 엄마 밑에서 자란 저는
어릴 때부터 이렇게 자라다가는 제대로 된 어른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가졌다는 걸 안 순간부터 절대 과보호 엄마는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죠.
하지만, 어디서 부터 잘못되었는지 저는 저희 엄마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과보호 엄마가 되어 있었습니다.
누구나 상처 받으며 성장한다는 걸 머리로는 알았지만 실천하지는 못했고 결국, 아이는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겁이 많은 아이로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를 위한다며 제가 했던 행동들이... 내 이기심이 아이를 망가뜨리고 있었다는 자책감에 너무 괴로웠어요.
좀 더 빨리 이 책을 읽었더라면... 지금 아는 걸 그 때도 알았다면... ...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어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저에게도 일말의 희망이 생겼습니다.
사람의 경우 태어나서 살아가기 위한 제대로 된 훈련을 마치기까지의 시간이 생후 20년과 맞먹는 시기라고 합니다.
아이가 어른다운 어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남은 기간동안 마음을 다잡고 다정한 관찰자로 살아보려고 합니다.
제게도 부족한 저를 그저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다정한 관찰자가 있으니까요.
좋은 책 읽을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서교책방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