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야구공
전리오 지음 / 초봄책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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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번 실용서나 아이 책에 먼저 손이 가는 제가 정말 오랜만에 고른 소설이 <전리오>작가님께서 글을 쓰시고 초봄책방에서 출간한 <할머니의 야구공>입니다.


 처음에는 푸른 하늘과 어우러진 아련한(책을 읽고 나서 보니 망연자실이었지만)표정의 일러스트가 너무 예뻐서 눈길을 끌었네요.


  이 책은 외할머니 순영의 유품 속에서 나온 야구공이 1940년 고시엔(일본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공인구라는데서 출발해 젊은 시절의 순영과 식민지 조선에서 야구를 시작해 일본프로야구의 영웅이 된 서영웅에 얽힌 비밀을 추적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읽기 전에는 막연히 야구를 매개로 한 가벼운 청춘소설을 떠올렸지만 막상 책을 펼치고 보니 식민지 조선과 일본, 분단된 남한과 북한, 조총련과 민단, 히로시마의 원자폭탄과 피폭,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가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 화려한 천재야구선수 서영웅의 이면에 깃든 가혹한 운명과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서로를 처절하게 그리워한 서영웅과 순영에게 허락된 찰나 라고도 할 수 있는 짧은 재회의 순간은 말 그대로 슬픔의 결정체였습니다.


  여백 없이 빽빽한 474페이지의 책을 단숨에 읽게 만드는 흡입력에 작가님의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 아닌가 싶을 만큼 촘촘한 설정과 묘사는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구글 지도를 열어 놓고 서영웅의 행적을 쫓는 윤경의 여정을 따라갔습니다 또한, 야구에는 티끌 만큼의 관심도 없던 제가 부록으로 실려있는 서영웅의 야구 시합 기록지를 보고 반가움에 탄성을 내뱉을 만큼 깊이 빠져들어 읽었습니다.

  

  순영이 자신의 빈소에 틀어 달라고 했던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오늘따라 몹시도 구슬프게 들리네요

  기회가 된다면 순영과 서영웅의 관점에서 쓴 이야기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좋은 책 읽을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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