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의 일이예요.
학교를 마치고 신이 나서 집에 들어 온 아이의 손에 무언가가 들려있었어요.
방과후 생명과학 시간에 가끔 물고기나 거북이 같은 작은 동물들을 주시곤 하셨는데
그 날은 달팽이를 주셔서 그렇게 신이 났던 거였죠.
비 오는 날 어쩌다 화단에서 등에 집을 짊어지고 느릿느릿 힘겹게 기어가는 걸
본 적은 있지만 키워본 적은 없었기때문에 얼마나 난감했는지 몰라요.
#지성사 의 #달팽이는왜? 를 읽다보니 달팽이를 키우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그 때 읽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이 책은 네 페이지를 꽉 채운 목차만큼 달팽이에 관한 내용으로 꽉 찬 책이예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오징어나 문어처럼 흐느적거리는 종류만
연체동물이라고 생각했는데
달팽이나 다슬기, 우렁이, 소라, 골뱅이, 조개처럼 껍데기를 갖더라도
살이 연한 동물을 연체동물이라고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어요.
달팽이를 키우던 어느 날, 아이가 달팽이가 알!!!을 낳는다고 난리가 났었어요.
우리 집엔 달팽이가 한 마린데?
혼자서는 짝짓기를 할 수 없는데?
가서 보니 정말 말도 안되게 머리 옆에서 동그랗고 하얀 알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어요.
그 때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검색해볼 생각도 못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신기하면서도 오랫동안 궁금했던 것들이 싹 해소되네요.
달팽이는 암수 한 몸이기때문에 혼자서도 알을 낳을 수 있어요.
달팽이의 몸에는 네 개의 열린 구멍이 있는데 바로 입, 호흡공, 생식공, 배설공이예요.
생식공이 특이하게 머리 오른편 가운데쯤에 위치해 있기때문에
저처럼 엉뚱한 곳에서 알이 쏟아져 나온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서평책을 신청할 때만해도 19,000원이라는 가격이 너무 과하지 않나 생각했는데
읽고 나니 오히려 너무 저렴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만큼 꽉 찬 책이에요.
지금껏 달팽이 꼬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은 다리라는 것도 이번에 알았네요.
아이와 함께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멋진 방학선물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