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 15일의 자유
현새로 지음 / 길나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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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루투갈의 수도 리스본.

내게 있어 포루투갈이란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단편적인 지식이 처음이자 끝이다.


그다지 관심없던 포루투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마카오 곳곳에 남아있던 포루투갈의 흔적을 통해서였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무겁게 가라앉은 잿빛 사진과

"1833년 콜레라에서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까지" 라는 문구가

음산한 느낌을 배가시키는 것 같아


쉽게 손이 갈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여행의 기억이 책을 펼치게 했고

막상 읽기 시작하니 멈출 수 없을 만큼 매력이 가득한 책이었다.

이 책은 사진작가 현새로님의 작품인 만큼

매 페이지마다 사진이 실려있어서 사진집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어었다.


 



숙소 근처에 묘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공동묘지의 사진을 찍으며 죽음과


정면 승부를 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셨다는 작가님.


그렇게 시작된 프로젝트는 알토데 사옹 공동묘지를 시작으로


프레저러스 공동묘지, 영국인 공동묘지, 독일인 공동묘지

모두 네 군데의 공동묘지를 돌아보며 작업을 하셨다.

사후세계까지도 이어지는 빈부격차, 안개낀 날의 음산한 묘지,


죽음을 상징하는 사이프러스 나무, 천사상

이 모든 것이 내가 생각하는 묘지의 이미지 그대로라면






빨간 지붕의 주택가와 맞닿아 있는 묘지는


내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는 것이었다.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죽음과 공존하며 평온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이 책을 읽다보니 평소 꺼림칙하게 생각하고 있던

죽음이나 묘지에 대한 선입견이 조금은 바뀌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죽음은 일상이며 완성이다. 왜 하늘나라로 간다고 했을까.

죽음은 인생의 무게를 지구상에다 내려놓고


가벼운 몸으로 다른 세상으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

죽음은 그래서 편안하다.'

-본문 中-



 

1장이 묘지에 관한 프로젝트라면

2장은 742번 버스를 타고 여행한 박물관과 공원들,


3장은 카페와 레스토랑에 대한 기록이다.

리스본에는 묘지나 아름다운 성으로 착각할만한 국립교도소가


도시 한가운데 당연하다는 듯이 자리잡고 있다는


신기한 사실을 알게 해 주었고

바다와 어우러진 포루투갈 특유의 빨강지붕과 노란건물, 아줄레주,

그리고 물결무늬의 깔사다를 볼 수 있어서 반가웠던 책.

마카오를 좋아하는 아이가 이 책을 읽더니


사진을 너무나 잘 찍으셨다며 감탄했다

멋진 사진 만큼이나 뛰어난 글솜씨에


오랜만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 수 있었던 책이었다.


조만간 작가님의 인도와 바르셀로나에 관한 책도 읽어보고 싶다.

돔베야 발리키이





-출판사에서 다른 대가 없이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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